[Sochi Winter Olympic I] 세계 최고의 겨울 스포츠 대축제, 2014 소치동계올림픽
[Sochi Winter Olympic I] 세계 최고의 겨울 스포츠 대축제, 2014 소치동계올림픽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4.02.04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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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세계 최고의 겨울 스포츠 대축제, 2014 소치동계올림픽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전 세계인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오는 2월 7일(현지시각) 러시아 소치에서 17일 동

안의 열전을 펼치게 된다. 지난 2007년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19차 총회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강원도 평창을 제치고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러시아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옛 소련 시절인 1980년 모스크바 하계대회 이후 두 번째다.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는 러시아가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캐나다에 이어 7번째다. 한국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그 뒤를 잇는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통해 러시아는 현대화된 자국의 획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러시아 최고의 휴양도시 ‘소치’, 그곳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겨울 축제

22회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러시아 ‘소치’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도시다. 백사장과 야자수, 만년설이 어우러진 특별한 도시. ‘소치’는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로 인구는 약 34만 명에 불과하지만,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꼽힐 만큼 기후와 경치가 뛰어나 러시아 최고의 휴양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이번 개최지를 살펴보며 재미있는 점은 이 도시가 사실은 아열대 기후라는 점이다. 올림픽 기간인 2월은 낮 기온이 영상 10도에 이르고 평균기온이 6도 안팎이나 될 만큼 따뜻한 기후를 자랑한다.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가운데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도시가 바로 ‘소치’다.

그렇다면 ‘소치’에서 눈과 얼음의 축제인 동계올림픽이 열린 까닭은 무엇일까. 올림픽 유치 운동 당시 러시아는 소치를 ‘수영과 스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도시’로 소개했다. 이 같은 소개가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카프카스 산맥 덕분이다.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의 경계를 나누는 카프카스 산맥은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위치해 있다. 소치 동북쪽에 있는 카프카스 산맥은 365일 만년설이 쌓여있어 설상(雪上) 스포츠의 천국으로 손꼽힌다. 실제 소치올림픽 설상 종목은 도심에서 약 70km 정도 떨어진 스키 휴양지 ‘크라스나야 폴라냐’의 산악 클러스터에서 열리고, 빙상종목은 흑해 연안 해안 클러스터에서 치러진다. 이 두 클러스터는 약 48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철로를 새로 설치해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혹시 모를 눈 부족 사태에 대비해 헬리콥터를 동원하고, 대규모 눈 저장창고를 만들어 50만 톤 이상의 눈을 보관해놓은 상황이다”라며 “해안과 산악 클러스터 내 각각 선수촌을 운영하고 선수촌에서 경기장까지 각각 5분, 15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도록 대회 시설을 배치했다”고 전하며 “이번 소치 올림픽은 역대 가장 ‘콤팩트한 대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014 소치, 새로운 금메달은 무엇일까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회와 마찬가지로 총 15개 종목에서 치열한 메달 경쟁이 펼쳐진다. 지난 대회와 종목 수는 같지만, 금메달 수는 다르다. 세부종목으로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스키점프, 바이애슬론 남녀 혼합계주 등이 추가되어 지난 대회 86개의 금메달에 비해 12개의 금메달이 추가된 98개의 금메달을 놓고 기량을 겨루게 됐다. 늘어난 12개의 금메달은 누구의 품으로 돌아갈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개 신규종목들은 3개의 혼성 세부종목들과 4개의 남자 세부종목을 비롯하여 5개의 여자 세부종목들로 되어 있다. 먼저 바이애슬론 혼성 계주(Biathlon mixed relay – Mixed)는 1개의 금메달이 추가되었다. 이 종목은 각 팀별 남녀 2명씩 모두 4명으로 구성되는데 여자선수들이 계주 선두로 출전하여 첫 2개의 6km 구간을 완주하고 나면 남자선수들이 다음 2개의 7.5km 구간을 완주하게 되는 경기종목이다. 그리고 피겨 스케이팅팀 혼성 종목(Figure skating team event – Mixed)은 남자선수 1명, 여자선수 1명, 남녀 한 쌍 (a pair) 선수 및 한 쌍의 아이스댄스 커플 등 모두 6명의 선수가 출전하게 되는데 점수는 각 각의 일반경기(each routine)에 대해 주어지며, 총합계 최고점수를 획득한 팀이 금메달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전 종목 출전권을 따내며 화제가 되고 있는 루지 종목 역시 1개의 금메달을 놓고 팀 계주(Luge team relay – Mixed) 종목이 추가되었다. 이 밖에 스키 하프파이프-남자 및 여자경기(Ski halfpipe – Men’s and Women’s) 종목, 스키 슬로프스타일-남자 및 여자 경기(Ski slopestyle – Men’s and Women’s) 종목,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남자 및 여자 경기(Snowboard slopestyle – Men’s and Women’s) 종목, 스노보드 평행 슬라롬-남자 및 여자 경기(Snowboard parallel slalom – Men’s and Women’s) 종목에서 각 2개의 금메달이 새롭게 추가되었으며, 여자 스키 점프(Women’s ski jumping – Women’s) 종목에서 1개의 금메달이 추가되었다.

 

 

역대 가장 비싼 올림픽, 눈덩이처럼 불어난 예산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초, 성화 봉송 과정부터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남다른 투자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는 지난해 10월 6일 러시아 최서단 칼리닌그라드를 시작으로 온갖 이벤트를 연출하며 봉송되고 있다. 유인 우주선 ‘소유스 TMA-11M’을 통해 '우주까지 날아가는 성화 봉송'에 성공한 것이다. 성화 봉송 과정은 마치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봉송인만 1만 4000여명, 123일 동안 9개의 시간대역에 걸쳐 2900여 지역을 돌았다. 봉송 거리는 총 6만 5000㎞로 적도 한 바퀴에 해당한다. 성화는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반도, 북극 해저,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바이칼 밑바닥, 유럽 최고봉인 엘부르즈산 정상, 우주정거장까지 보내졌다. 성화는 이번 2월 7일 흑해연안 휴양도시 소치에서 개막하는 동계 올림픽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한편 러시아는 이번 소치올림픽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3기 집권과 맞물려 러시아의 달라진 위상을 세계에 보여줄 중요한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이는 대회 준비에만 무려 510억 달러(한화 약 53조 5000억 원)을 투자하는 물량 공세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 올림픽 대회 중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자했던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의 420억 달러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하계올림픽은 동계올림픽에 비해 종목 수가 3배 정도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절대 가볍게 여겨질 부분은 아니다. 동계올림픽 중 가장 비싼 올림픽을 치렀던 1998년 나가노올림픽 175억 달러와도 비교가 안 된다. 2007년 소치가 동계올림픽 개최도시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소요 예산을 120억 달러(한화 약 14조 원)로 예상했지만 결국 이보다 4배 이상의 예산이 반영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야당은 “지난 6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러시아 재벌들이 공사를 수주하면서 약 250억∼300억 달러를 횡령했다”고 주장하는 등 잡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계 스포츠 시설과 도로, 철도 등 인프라 확충, 그리고 각국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한 호텔을 모두 새로 건설해야 했기 때문에 예산 소요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역대 가장 비싼 올림픽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올림픽의 근본정신을 되새기며 축제의 장을 만들어야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은 개막전부터 이미 여러 구설수로 얼룩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제정한 동성애 반대법과 경기장 공사 도중 발생한 인권침해 등으로 큰 홍역을 앓아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이슬람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 폭탄 테러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축제 분위기는 불안과 공포로 바뀌고 있다. 이는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얼마나 정치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평화의 축제'라는 올림픽 개최지로 ‘소치’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영향을 얼마나 받았는지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014년 신년사 메시지가 여실히 보여준다. 푸틴은 신년사에서 “테러리스트들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볼고그라드 테러 희생자들 앞에 머리를 숙인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전멸할 때까지 맹렬하고 끈질기게 싸울 것"이라면서 "볼고그라드 테러와 극동 지역의 자연재해 등 엄청난 시련을 겪었지만, 러시아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똘똘 뭉쳐 이겨냈다"고 역설했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에서 대회가 목전인 시점에서 테러가 빈발하고,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테러리스트 박멸’을 외치는 곳에서 ‘평화의 제전’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미국의 저명한 러시아 전문 언론인 데이비드 새터는 볼고그라드 연쇄 테러 직후, CNN 방송 기고문에서 "소치 올림픽이 올림픽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 불길한 조짐"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을 통해 국제사회에 러시아는 물론 자신을 알릴 기회로 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동성애 반대법’에 대한 비난 여론이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까지 확산되는 와중 푸틴 대통령은 “소치 동계올림픽에 동성애자 선수들의 참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지난해 6월 미성년자에게 ‘비전통적 성관계(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이른바 동성애 통제법에 서명한 뒤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를 비난하며 올림픽 보이콧 카드를 들고 나오자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이다. 한편으로는 과거 1980년 반쪽 대회로 끝난 모스크바 하계올림픽의 악몽을 떨치려는 모습으로도 비친다. 푸틴 대통령은 “민족이나 인종, 성적 정체성과 무관하게 올림픽에 오는 모든 선수와 팬, 외빈 등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아직까지 불만에 찬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17일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소치올림픽에 참가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소치올림픽 미국 대표단에서 빠지는 대신, 동성애자인 왕년의 테니스 스타 빌리 진 킹을 대표단에 올렸다. 또한, 레나 아델손 릴제로스 스웨덴 체육부 장관이 “러시아에 '인권'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2월 7일 열릴 소치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전문을 AP 통신은 전했다. 앞서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도 “대통령은 물론 나를 포함한 고위급 외교관도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도 소치올림픽에 불참의사를 나타내며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야 할 올림픽은 국제적으로 거대한 스포츠이벤트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흐름을 보여주며, 올림픽의 근본정신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림픽 강령인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정치, 인권 등 각 나라가 처한 상황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곧 뜨거운 겨울의 열기에 사로잡힐 소치 동계 올림픽은 이러한 대결적 구도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인간 화합의 대축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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