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동북아 신냉전시대, 한중일 NSC 설치·확대…안보경쟁 본격화
격화되는 동북아 신냉전시대, 한중일 NSC 설치·확대…안보경쟁 본격화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4.01.0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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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Global Focus]

 

격화되는 동북아 신냉전시대

 

한중일 NSC 설치·확대…안보경쟁 본격화

 

현재 동북아시아 정세는 제국주의 열강이 한반도를 무대로 각축했던 구한말의 위기 상황과 흡사한 양상이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다시 한 번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우리나라의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과 함께 정권 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전격 숙청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체제의 불안전성을 가중시켰고,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추진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창설, 군비 강화 등으로 우경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다가 중국이 최근 동중국해에서 일방적으로 자국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하면서 미·중 간 패권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강대국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남북통일과 동북아 평화 번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현명한 외교안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시아 패권 두고 美·中 갈등

지난해 10월 3일 열린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장관 회의는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만했다. 미국이 센카쿠 열도(일본명)/댜오위다오(중국명)를 일본의 관할 지역으로 인정하고, 이 지역에 대한 미군의 자동 개입을 확인하면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일본은 2013년 11월 ‘국가안전보장회의’ 창설 법안을 통과시켰다. 12월에는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국가전략 수립과 위기관리 및 정보 집약 등을 담당할 기구가 들어서게 된다. 중국과의 무력 충돌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이에 중국은 2013년 11월 23일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ADIZ·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설정을 예고 없이 선포해 동아시아에 일촉즉발과도 같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동중국해에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이 한국 관할지역인 이어도와 일본이 주장하는 고유 영토인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를 포함하면서 동중국해 상공에서 미국·일본의 전투기와 중국의 전투기가 일시적으로 맞서는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공세는 언뜻 보면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때문인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위와 견제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일 간 외교 국방장관 2+2 회담에서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고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가 일본의 시정권 아래에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일본을 끌어들여 동북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이라는 카드로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중국의 조치를 두고 “미·일 동맹이 센카쿠를 일본의 관할 지역으로 한다는 점과 중국에 국방비 투명성, 국제규범 등을 보장하라고 한 것에 대한 중국의 반작용”이라고 분석하면서 방공식별구역이 미·일 간 동맹 강화에 대응한 ‘첫 리액션’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해양 진출을 확대하려는 중국에 맞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때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 회귀)’ 정책을 공식 외교라인으로 채택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은 아시아 가치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로 포장됐지만 목표는 중국 견제다. 미국이 동북아는 물론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심지어 몽골에 이르기까지 중국을 에워싸고 있는 나라들에 공을 들여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해군력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아시아 각국에 미군이 주둔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어 나가는 가운데 재정 문제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미국은 향후 10년간 4,870억 달러의 국방비를 삭감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반면 중국은 경제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로 군사력을 늘리고 중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10% 내외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했지만 이 기간에 국방비 지출은 매년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2월 20일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세계에 아무리 많은 분쟁지역이 있다 해도 미국은 아시아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일본 등 역내 동맹국에 지역안보 책임을 맡길 것임을 시사했다. 재정 문제로 곤란을 겪는 미국에게 지난 15년간 동맹국 구실을 하지 못했던 일본이 군사력을 키우고 미국 짐을 덜어주겠다고 나선 것은 천군만마와 같은 힘이 된 것이다.

 

 

日 우경화, ‘전쟁 가능 국가’로 폭주

“나를 우익 군국주의자로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불러 달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보수성향의 허드슨연구소 초청 강연에서 던진 말이다. 그는 이 강연에서 일본 바로 옆에 군비지출이 일본의 2배에 달하고, 매년 10% 이상의 군비 증강을 20년 이상 계속하는 나라, 즉 중국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베 정권 1년은 전반기에는 아베노믹스를 통해 얻은 높은 지지율을 방패삼아, 후반기에는 국제사회가 주시했던 경제정책보다는 외교·안보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전후체제를 탈피하고 외교안보 정책을 전환하기 위해 매진한 해로 요약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이 과정에서 전후 일본 보수 세력의 이념인 ‘미일동맹 강화’를 구실로 삼으면서 중국의 부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우경화 행보에 철저히 활용했다.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미일동맹 강화를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지난해 2월 미국을 방문, 고대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미일동맹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이 ‘약속’은 이후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헌법해석 변경 추진으로 구체화됐다.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장관이 10월 초 이례적으로 도쿄에서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회의를 하고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에 합의한 것도 그중 하나다. 일본이 공격받을 경우를 상정해 1978년 제정된 가이드라인은 93∼94년의 북한 핵위기를 기화로 97년 처음으로 개정됐다. 한반도에 유사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자위대와 미군 간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베 정권은 내년 말까지 이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방침이다.

아베 정권은 지난해 외교·안보 정책 재정비라는 측면에서 큰 획을 그었다. 최근 첫 회의를 연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창설, ‘국가안전보장전략’과 새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 등이 그것이다. 지난 10월 윤곽이 드러난 국가안보전략은 중국과 북한을 ‘위협’으로 명확히 규정, 그 대비로 적극적 평화주의의 이념 하에 미일동맹 강화, 중국 등을 겨냥한 종합적인 방위력 및 영토보전 대처(해상안보) 강화 등을 담았다. 일본 정부가 국가안보전략을 책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창설된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 등과 함께 '전수방위'를 원칙으로 해온 전후 외교·안보 정책의 전환을 예고하는 것이란 해석이다. 이와 관련,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안정이 저해되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라며 “평화헌법의 이념, 그리고 전수방위의 원칙을 존중하면서 투명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선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외교부는 18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일본 정부가 NSS에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기술을 포함시킨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관련 내용을 즉각 삭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국가안보전략을 빌려 독도에 대해 부당하게 영유권을 재차 주장하는 것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일본 측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이라며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듯, 독도에 대한 우리 영토주권을 훼손하려는 일본 측의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北 체제의 불안전성, 6년 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부활하나?

최근 북한 내부 상황은 남북관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온건파로 알려진 장성택이 실각하면서 군부 입김이 다시 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금껏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며 대화공세를 펴온 북한이 김일성·김정일 생일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이 예정된 2014년 2∼4월쯤 4차 핵실험 강행 등과 같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이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는 역할을 해주기를 원하지만 미·중, 중·일 갈등이 계속 심화된다면 중국이 북한을 미·일 동맹을 견제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해온 종래의 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 대통령은 지난 12월 16일 취임 후 네 번째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NSC와 국가안보실 기능을 보강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며 “상설 NSC 사무조직 설치”를 예로 들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한반도 안보 상황과 주변국 상황 변화에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NSC 사무조직 설치 지시는 ‘장성택 처형’ 이후 한반도 안보 정세가 매우 엄중하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외교·안보의 콘트롤 타워 기능을 맡았던 국가안보실 만으로는 안보 상황에 대한 종합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취약하다고 보고, NSC 사무조직 부활로 범정부적인 역량을 결집해 북한 급변 사태 등에 대비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12월 16일 브리핑에서 “지금은 국가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에서 NSC 회의를 소집하고 행정업무와 기능을 담당해왔으나 이번에 장성택 처형 등 여러 가지 한반도 주변 상황을 감안해 NSC 사무조직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게 박 대통령의 지시였으며 회의 참석자들도 필요성을 적극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NSC 사무조직의 규모, 기존 국가안보실과의 관계, 직급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해서 발표 하겠다”고 말했다.

NSC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 외교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하며 의장은 대통령이 맡는 헌법상의 대통령 직속 외교 안보 자문기구다. 이전 정부에서는 유명무실했다가 김대중 정부 때 NSC 상임위원회와 사무처가 상설기구화해 적극 활용됐고 노무현 정부 때는 NSC 사무처가 외교·안보 총괄 기능을 맡으며 위상이 크게 강화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대북 햇볕정책 센터’라는 정치적 이유 등으로 NSC 상임위와 사무처가 폐지됐다가 천안함 사태를 겪으며 청와대 내 국가위기관리실이 만들어졌고 현 정부에서는 그 기능이 국가안보실로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애초 인수위 시절 국가안보실에 외교안보의 콘트롤 타워 기능을 부여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실제 조직 운영 과정에서 외교안보수석실과의 이원화 등으로 인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또한 NSC도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8월 을지연습 때 한 차례만 소집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박 대통령은 그간 주요 외교 안보 현안이 발생했을 때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해 대응해왔다. 때문에 NSC 사무처 부활 방침은 외교안보의 콘트롤 타워 역량 강화로 풀이된다. 외교 안보 상황에 대한 범정부적 회의체로서 NSC를 적극 활용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총괄 센터로 NSC 사무처를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NSC 사무처가 대북 포용 정책에 중점을 뒀다면 새롭게 부활하는 NSC 사무처는 북한 돌발 사태나 급변 사태 등에 대비해 안보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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