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인물 - 기초연구부문] 하창식 나노그리드소재 융합연구단 단장·부산대학교 고분자공학과 교수
[한국의인물 - 기초연구부문] 하창식 나노그리드소재 융합연구단 단장·부산대학교 고분자공학과 교수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4.01.01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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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전략자원 수출국으로 부상하는 대한민국을 꿈꾸다

 

유가자원 고도선택성 나노그리드 소재 및 녹색회수 기술개발

 

기초연구가 새로운 지식의 발견 뿐 아니라 기술혁신 및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력이라는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 터. 이에 한국연구재단은 ‘2013 기초연구 우수성과 인증식 및 특별전시회’를 개최했고, 우수성과 50선 가운데 나노그리드소재 융합연구단의 ‘희소금속 회수 기술’이 주목받았다. 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하창식 교수는 기초연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볍씨 한 알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기초연구는 많이 닮았습니다. 각종 자연재해와 병충해로부터 살아남은 볍씨가 한 톨의 쌀알로 거듭나듯, 연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더디더라도 자신만의 연구 분야를 구축한다면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죠. 이제는 기초연구에서 미래를 수확해야 할 시점입니다.”

 

 

해수에서 희소금속 회수 새로운 가능성 발견

희소금속은 정보산업과 의료, 군사, 자동차, 우주항공 및 나노기술 분야 등 여러 산업에서 다양한 품종의 고기능성 제품과 부품개발 재료로 사용되지만 우리나라는 거의 생산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중 이동용 전자기기와 최근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하이브리드형 전기자동차의 동력원인 이차전지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과 코발트 등은 국가 10대 전략 희소금속이자 한국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의 주요 자원이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분리·회수하여 자원화하려는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미래 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일환으로 나노그리드소재 융합연구단을 선정, ‘유가자원 고도선택성 나노그리드 소재 및 녹색회수 기술’ 과제를 2010∼2016년까지 시행 중이다.

나노그리드소재 융합연구단은 1단계(2010∼2012년) 연구 결과, 바닷물 조건에서 리튬이온과 코발트이온에 대해 95% 이상의 높은 선택성을 보이는 흡착제와 ITO 폐액에서 인듐이온에 대해 99%의 고선택성을 보이는 고성능 흡착제를 개발했다. 이 흡착제로부터 전기화학적 회수방법을 적용해 본 결과 인듐 등 희소금속 회수율이 80%에 이르렀다. 고선택성 흡착소재와 ‘연속 유동 탈이온화시스템(FT-CDI)’을 적용한 희소금속 회수기술은 세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단은 현재 일부 기술의 해외특허를 진행 중이며, 관련 기업에 이전해 상업화를 모색하고 있다. 2단계(2013~2015년) 연구에서는 해수담수, 다양한 희소금속 리칭폐액 등으로 희소금속 회수원을 확대했다. 또한 회수 대상도 리튬, 인듐, 코발트 외에 몰리브덴, 텅스텐, 희토류 등으로 넓혔다. 이와 함께 나노그리드 흡착소재 합성 조건의 최적화와 FT-CDI시스템의 최적화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개발된 기술을 토대로 연구단은 희소금속 회수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시험설비 규모의 회수장치를 제작하고, 친환경적 유가자원 회수 원천기술을 개발해 상업화할 계획이다.

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하창식 교수는 “유가금속의 고효율 회수는 막대한 외화절감은 물론이고, 현재 금속자원 수입 의존국에서 벗어나 전략자원의 수출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라며 신산업 창출과 세계적 산업 주도권을 확보해 공공이익 증대와 삶의 질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속가능한 균형 지원’ 기초연구 발전의 초석

인터뷰 내내, 모든 연구열정을 쏟아내는 하창식 교수. 연구자로의 소신을 묻는 기자를 향해 그는 쌀의 인생과 자신의 삶이 닮았다고 말한다. 자연재해는 물론 각종 병충해와 참새의 습격에서 살아남고, 껍질이 벗겨지는 탈곡과정까지 견뎌낸 볍씨만이 한 알의 쌀로 거듭날 수 있듯 당장 누군가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분야를 구축하다 보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묵묵히 자신만의 연구를 진행해 온 그는 얼마 전 고분자과학 교육경력 및 탁월한 나노과학기술 분야 연구실적을 인정받아 퀸즈랜드대 호주 생명공학 및 나노기술 연구소의 명예교수로 추대되는 영광을 안았다. 자신의 성공에만 연구의 목적을 두지 않는 하 교수는 ‘연구비의 빈익빈 부익부’ 현실 속에서 전공분야와 관련된 기초연구를 진행하는 신진 연구자들은 설 자리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에게 매년 기본적인 연구비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국 대학교수들에게 최소한의 연구비를 지원한 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연구비를 차등 지급하는 시스템이 기초과학 발전의 밑거름이라는 것이다. 지난 32여 년간 한 길을 걸어왔기에 향후 기초과학의 길을 넓힐 수 있는 연구자로서 목소리를 낸 하 교수. 그는 2014년의 출발 선상에 서 있는 후학 및 신진 연구자들에게 다음의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연구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각 연구자의 출발점은 다르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결국 긴 안목으로 먼 미래를 향해 연구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장 100미터 앞만 바라본다면 좌절할 수 있겠죠. 하지만 멀리 내다보세요. 현재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결코 늦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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