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우울증... 내가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니야
미소우울증... 내가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니야
  • 임성지 기자
  • 승인 2014.01.29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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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지 기자]

 

 

내가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니야

 

서비스직 노동자의 스트레스

 

 

 

 

 

 

A(여ㆍ30)씨는 텔레마케터로 7년째 일하고 있다. A씨는 판매실적을 올리려다 보니 고객 비위를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아 속에서 화가 나도 겉으론 웃으며 살았다. 그런데 요즘 들어 매사에 의욕이 나지 않는다. 감정을 억누르고 억지로 웃으며 일하다 보니 퇴근하면 말하기도 싫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져 주위사람에게 짜증을 내는 빈도가 높아졌고, 집에서 아이들과 남편에게 화를 내는 빈도도 잦아졌다.

 

 

웃지만 울고 있는 감정노동자
대한민국에서 전문 서비스직이 활성화 된지 10여년이 지났다. 회사에서는 고객감동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미소 마케팅을 하고 있다. 회사뿐만 아니라 식당, 백화점, 병원, 관공서 등 거의 모든 직종에 직원의 미소를 강조하고 있다. 서비스가 경쟁의 한 부분이 되어 회사들은 서비스 강좌를 유치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미소 짓는 연습을 시키기도 한다. 이런 현실속에 서비스직 노동자는 항상 웃어야 하는 감정노동자가 되었다.
  감정노동은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의 저서 ≪감정노동THE Managed Heart≫(1983)에서 처음 언급되었고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을 일컬어 감정노동자라 불리게 되었다. 감정노동자는 항상 미소 지으면서 일해야 한다. 개인의 기분이나 상황을 배제한 체 고객을 상대할 때는 위선적이라도 웃어야 하는 것이다. 서비스정신을 갖고 일해야 감정노동자들은 억지미소로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겠지만 자신 스스로는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우울한 기분으로 일하게 된다. 이처럼 겉으로는 미소를 짓지만 자기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매사 재미와 의욕이 떨어지며 자기 비하에 빠지게 되어 ‘미소 우울증(smiling depression)’으로 나타나게 된다.

 

미소우울증, 감정과 신체를 파괴 할 수도
미소우울증이 서비스직종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직종의 특성상 낯선 사람에게 무조건 친근함을 표시하고 미소를 지어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되어 열등감에 빠지게 된다. 즉, 자신의 미소가 마치 웃음을 파는 것으로 느껴지고 점차 미소 우울증으로 나타나게 된다.
  미소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파악하지 못하는 것과 기쁘고 슬픈 감정을 제대로 느끼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지속될 경우 감정자체가 없어지는 ‘감정불감증’으로 악화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감정을 표현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타인이 자신의 기분을 이해 못한다는 생각 하에 대인관계를 단절하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쉽게 짜증을 내고 예민하게 된다. 이밖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파악하지 못하게 되는 정체성의 혼란도 일으킬 수 있다. 신체 증상으로는 식욕이 떨어지고 두통과 불면증, 등이 나타나고 심각한 경우 고혈압과 당뇨병,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뜻한 배려가 마음을 치료 한다
미소우울증의 예방법은 다른 우울증과 다르지 않다. 한국 우울증연구소에 따르면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발요인을 밝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특히 미소우울증은 정신사회적 요인 예방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과 자신을 구분하는 감정적 격리가 필수적이다. 일과 자신을 분리함에 따라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생활전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소 우울증이 늘면서 각 대학병원에서는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을 만들어 치료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몸내부에서 일어나는 생리현상을 컴퓨터 모니터로 알게 해주어 환자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감정노동자들의 27%가 느끼는 미소우울증. 과열된 서비스 시장의 어두운 단면을 나타내고 있다. 속으로는 울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웃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 그들에게 수고한다는 말 한 마디, 고맙다는 인사 등 아주 작은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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