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숨겨진 성공비결, 21세기 미래 경쟁력의 성공 모델이 된 핀란드
핀란드의 숨겨진 성공비결, 21세기 미래 경쟁력의 성공 모델이 된 핀란드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3.12.10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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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Finland]



21세기 미래 경쟁력의 성공 모델이 된 핀란드




핀란드는 숲과 호수의 나라로서, 전 국토의 69%가 삼림이고, 10%가 호수(약 19만 개)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하는 국제투명지수(CPI)는 2004년까지 세계 1위였고, 2012년 덴마크·뉴질랜드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부패가 없는 국가이기도 하다. 국제경쟁력지수(GCI) 2001년에는 세계 1위, 2011년에는 4위를 차지하였다. 2010년 뉴스위크 <국가만족도> '살기 좋은 나라' 1위, 영국 런던 레가툼 연구소 발표, '삶의 질' 평가 1위 <2009년 세계경쟁력평가 보고서> '대학 교육 경쟁력', '교육제도 경쟁력' 1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00년 이후 연속 1위,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걱정하던 유럽의 변방 후진국에서 21세기 미래 경쟁력의 성공 모델이 되고 있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핀란드

600년이 넘는 스웨덴 통치, 100년 넘는 러시아의 지배로 당장의 생존을 걱정했던 변방의 작은 나라 핀란드는, 일제 식민 통치 35년 동안 암울한 시대를 지낸 우리의 슬픈 자화상과 많이 닮아있다. 1917년, 독립 이후에도 이들은 살아남기 위한 절박함으로 주변의 골리앗 국가에 대항해 싸웠다. 자국의 주체성을 지켜내기 위해 단련되고 또 단련된 국민성 또한 우리와 다르지 않다. 역사의 굴곡을 가진 인구 520만 명의 작은 나라, 부족한 자원과 혹독한 추위 속에서 생존을 위해 선택한 그들의 삶의 방식은 지금 전 세계 중심에서 미래 경쟁력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이연호 명예교수는 “핀란드는 유럽 북쪽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신비의 나라’다. 세계지도를 펼쳐보면 금세 알 수 있듯 핀란드는 북위 60도와 70도 사이에 위치해 있는 ‘북극의 나라’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북극권이라고 하면 `북위 66도30분 지점보다 북쪽에 있는 지역`을 가리키는데 핀란드 국토의 3분의 1가량이 바로 이 북극권에 속해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숲과 호수가 많은 반면에 농작물을 키울 만한 경작지가 부족한 핀란드는 예전에는 인근 다른 나라에서 식량을 얻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강한 민족의식을 지니고 있는 핀란드 사람들은 온 국민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 마침내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문화적으로는 건축이나 상업디자인 분야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여 소개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성태윤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핀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노키아(NOKIA)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노키아의 영향력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핀란드=노키아라는 공식을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이동통신사인 노키아는 1865년 펄프회사로 출발, 현재 핀란드의 이동통신기술을 선진국으로 이끌어 올린 기업. 핀란드 전체 매출총액의 2%, 핀란드 R&D의 60%, 핀란드 총 수출의 23%, 2000년 GDP성장(5.7%)중 약 25%를 기여했으나 2010년대 들어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회사들과의 경쟁에 밀려 경영실적이 저조해 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핀란드와 3S (Sibelius, Sisu, Sauna)

핀란드 사람들에게 ‘3S 정신’은 무엇보다 겨울을 이겨내는 데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3S`란 시벨리우스(Sibelius), 시수(Sisu), 사우나(Sauna)를 일컫는 말이다. 시벨리우스는 핀란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유명 작곡가다. 1900년 파리 박람회에서 초연된 ‘핀란디아’는 그의 대표적인 교향시이다. 서울대 음대 최연희 교수는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장엄하게, 때로는 심금을 울릴 정도로 애절하게 표현한 이 작품은 시대적 상황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발표 당시 핀란드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1899년 작곡된 이후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핀란디아’는 핀란드 사람들에게 ‘애국심의 표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매우 강인하다’란 뜻을 지닌 시수는 우직하면서도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핀란드 사람들의 국민성을 대변하는 단어다. 수백 년 동안 스웨덴과 러시아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그들 고유의 문화와 언어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시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들어선 ‘시수’라는 단어가 강한 투혼을 발휘하는 여성 스포츠 스타를 가리킬 때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사우나 역시 핀란드를 상징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사우나탕에서 아이를 낳을 정도로 신성하게 여기기도 했다. 요즘에는 정치인이나 사업가들이 사우나탕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회의를 개최해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 핀란드 사람들에게 사우나는 삶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 사람들이 핀란드 문화를 가장 빨리 이해하는 방법은 오직 사우나밖에 없다고 할 만큼 핀란드 사람들의 사우나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타르야 할로넨(Tarja Halonen)과 핀란드 여성 사회

타르야 할로넨은 1943년 12월 24일 생으로 본명은 타르야 카리나 할로넨(Tarja Kaarina Halonen) 이다. 할로넨은 헬싱키 출신으로, 헬싱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변호사가 되었다. 1971년 사회민주당에 입당하였고, 1974년 총리실 의회담당 변호사로 근무하였다. 1977년 헬싱키 시의회 의원이 되었고, 1979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면서 그는 노동자의 복지와 이익의 옹호, 소수의 권리 보호를 위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하였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몇 부처의 장관을 겸임하였고, 특히 1995년부터 2000년 사이에는 외무장관을 지냈다. 2000년 여당인 사회민주당 소속 대통령 선거 후보로 출마하여, 핀란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2006년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다시 당선되어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어 2012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하였다. 무소속으로 재임에 성공한 점과 퇴임 당시 그의 지지율이 80%에 달했던 점은 그가 핀란드 국민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신망을 받았는지 보여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할로넨을 “짧은 머리와 둥근 얼굴, 인자한 미소가 할로넨의 매력이며 이웃집 아줌마 같은 친근함이 무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핀란드 첫 여성 대통령’인 할로넨 전 대통령은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 ‘무민 마마(moomin mamma)’로 불리며 재임 당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국민들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재임 6년간 지지율은 무려 80%를 웃돌았다. 그런 인기의 배경에는 남성 못지않은 추진력과 풍부한 행정경험, 협상능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할로넨 전 대통령 재임시절 핀란드는 국가청렴도 1위, 국가경쟁력 1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 1위, 환경지수 1위 등 각종 세계지표에서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2009년 포브스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중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치에 입문한 뒤 그는 남녀평등과 동성애자 차별금지 등 특히 소수자들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 왔다. 지난 1979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20여 년간 남녀평등과 사회복지 분야 등에서 중점적으로 활동했으며 1980년대엔 남성동성연애자협회 회장을 지낸 이력도 있다. 그 덕에 핀란드 국민들 사이에서 그는 ‘소수자의 대변인’이란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 할로넨 전 대통령은 언젠가 “우리(핀란드)는 남녀평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모델국가(model country)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여권 신장을 국가적 자존심처럼 여긴다. 핀란드는 여성 국회의원이 75명으로 38%, 기업주 33%가 여성이며 2003년 3개월의 짧은 총리직을 맡았던 아넬리 예텐마이키도 여성이었다.



대세를 거스르는 핀란드 교육 개혁

핀란드는 ‘교육 혁명의 나라’로도 불린다. 경쟁과 입시를 거부하고 평등교육을 지향하는 것이 핀란드의 교육 방식이다. 또한 단 한사람의 재능도 버리지 않으며 이것이 그들이 살아남기 위한 탈출구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교육 순위 1위인 핀란드는 교육열로는 우리나라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삶에 대한 행복도와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는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긍정적이다. 고려대 교육학과 한창헌 교수는 “핀란드의 교육 시스템은 우리나라와 같은 주입식이 아니다. 직접 익히고 스스로 배우고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는 방식이다. 핀란드는 영토도 작고 인구도 적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디자인 산업 등으로 선진국 대열에 우뚝 서있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핀란드 학생들은 지식적인 지능에서는 우리나라 학생들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 등은 훨씬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살아가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복잡한 수학공식과 암기과목들이 아니라 자신 앞에 주어진 문제가 닥쳤을 때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일 중점으로 둔 교육 방식이 지금의 핀란드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독일 국가교육위원회 한센 슈마커씨는 “핀란드의 경우, 성적표는 있지만 석차는 없다. 그들에게 차별은 차이를 넓히는 게 아니라 차이를 좁히는 것이다. 그들이 받은 ‘등수 있는 성적표’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학생들 간의 편차’라거나 ‘PISA(OECD 국제 학업 성취도 비교 평가)’ 연속 1위 같은 것들뿐이다”라고 핀란드의 교육 환경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핀란드의 전 국가교육위원장 샤를 헤코스는 “학교는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 교양을 쌓는 곳이다. 경쟁은 좋은 시민이 된 다음의 일이다”라고 전했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 제도가 한 번은 꼭 되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 교육관계자가 PISA에서 2위를 차지한 후 “하하, 이거 우리가 근소한 차이로 졌습니다”라고 말하자 이 말을 들은 핀란드 교육 관계자는 “저희가 큰 차이로 이겼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웃으면서 공부하지만 그쪽 학생들은 울면서 공부하지 않습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소리도 있다.

핀란드 교육 관계자들은 자국의 교육 성공 비결에 대해 “비결이 없는 게 비결”이라고 한다. 사회가 저절로 교육을 그렇게 만든 것이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선생님은 선생님으로, 정치인은 정치인으로 주어진 위치에서 서로 배려하며 최선을 다했을 뿐이며, 말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인간을 차별하지 않고 존중하는 교육을 만들고, 그 교육이 아이들의 잠재력을 키워주고 있는 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핀란드 교육이다. 연세대 교육학과 황금준 교수는 “핀란드 교육의 비결은 교육 제도를 바꾸는 노력 못지않게, 인권이 존중되고 말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 구성원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교육의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핀란드의 나무들은 전봇대처럼 올곧아 보이며 훤칠하게 쭉쭉 뻗은 나무들이 푸르고 아름다운 숲을 이루고 있다. 핀란드 사람들은 자신의 나무들이 올곧게 자란 이유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자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지탱하는 모든 것이 교육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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