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ewsⅠ] 세계를 움직이는 유태인
[The JewsⅠ] 세계를 움직이는 유태인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3.12.10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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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0.2%의 기적’, 세계를 지배하는 민족 유태인


그들만의 우수성을 만들어주는 유태인식 가정교육




세계 전체 인구 중 0.2%, 이들은 ‘유태인’이다. 세계 인구 중에서도 소수 민족에 속하는 그들은 세계 각지에서 세상을 지배하며 경제, 기술, 정치,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역량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 세계는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만든 ‘자녀교육법’에 주목하며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어떤 교육을 받으며 세계를 지배하는 두뇌와 정신을 갖게 되었는지 관심을 두고 있다.


릴리 마골린을 통해 보는 유태인 가정교육

릴리 마골린은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5개월 때 미국에 사는 유태인 힐 마골린의 가정에 입양됐다. 유대교육을 받고 자란 그녀는 하버드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현재 구글에서 근무하고 있다. 릴리 마골린의 아버지 힐 마골린은 변호사 출신이지만 유대교육의 교사인 랍비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힐 마골린은 릴리의 교육과정을 토대로 ‘공부하는 유대인’을 출간했다. 딸 릴리는 아버지 힐 마골린을 ‘멋진 선생님’이라고 자랑스러워할 만큼 그의 교육법은 우리나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릴리 외에도 지인들은 다루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그에게 맡겨 개인교사로 봐주기 시작한 것만 벌써 18년째이며, 그런 그의 제자 중에는 MIT 천체물리학 박사도 있다.

“사우스웨스트대 로스쿨에 다니던 1979년 호지킨병(림프종)에 걸려 방사선 치료를 받는 등 2년간 투병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로 인해 아이를 갖지 못하자 입양을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1984년 생후 4개월의 한국 남자아이 벤을 입양했고 5년 후 미혼모의 딸 릴리를 맞았습니다.” 마골린은 “아이들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라는 점에서 엄청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뿌리가 없다면 미국에서도 마음을 잡지 못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한국 문화캠프에 참여시키는 등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아이들이 철들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저녁식사 때 유대인 역사를 설명하거나 안식일 때 유대교회당에 함께 가는 등 유태인 의식에 참여시켰다. 마골린 씨는 “경제신문 기자였던 제 아버지도 매일 저녁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전화의 방해를 받지 않고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하거나 부모님 말씀을 경청했어요. 그렇게 바쁘신 가운데서 물론 아버지는 1시간가량 식사 후 다시 일하러 나가셨습니다"라고 회고했다.

마골린은 “아이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유대인 교육의 핵심입니다. 정답을 강요하지 말고 스스럼없이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창의적 사고의 출발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춘기를 겪는 아들을 둔 아버지는 스포츠나 연극 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버지가 너무 바쁘다면 대체할 사람이라도 찾아야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쯤은 정기적으로 온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딸 릴리는 지적 호기심이 왕성하다 못해 공부를 너무 하려고 해서 자제시켜야 했지만, 장애가 있는 아들은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이마다 발달 단계가 달라 성취 결과도 다르지만, 세상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자신감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라고 말했다.



부모가 만든 노벨상 ‘아다 요나스(Ada Yonath)’

“어린 시절만 보면 제가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는 조건들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럼에도, 저의 부모님과 가족은 언제나 인정받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모든 열약한 환경을 뒤로하고 저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어요.” 지난 2009년 노벨화학상의 영예를 안은 이스라엘 과학자 아다 요나스 박사가 전쟁 와중에 박격포탄이 넘나드는 방공호에서 마리 퀴리의 전기를 읽으며 꾸던 꿈을 마침내 이루며 밝힌 소감이다.

여성으로서는 4번째 노벨화학상을 받게 된 요나스 박사는 이스라엘이 건국하기 전인 1939년 6월 영국이 위임 통치를 하던 예루살렘의 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다. 요나스 박사의 부모는 가난 때문에 거의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었지만 호기심이 많은 딸이 훌륭한 교육기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 인생은 실험의 연속이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호기심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한번은 우리 집 난간의 높이를 측정하려고 바깥 뜰로 뛰어내려 팔이 부러진 적도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그가 노벨상을 수상하는 대학자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의 부모의 헌신적인 교육 덕분이었다. “부모님은 항상 저에게 질문을 하셨고 저는 질문에 답을 하면서 저의 생각을 말씀 드렸어요. 날마다 바뀌는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당시 제 삶의 낙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저와의 대화를 통해 제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 내셨고, 그런 저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쏟으시며 훌륭한 학자가 되는 길을 열어주셨던 겁니다.” 요나스 박사는 부모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스라엘의 최고 명문인 히브루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와이즈만 과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카네기 멜론 대와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포스트 닥터 과정을 밟았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이샤이 야페 교수는 “과거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건립되기 이전에도 이스라엘의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들은 자녀들에게 국가관과 정체성을 확립시켜주며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자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짚어내고 그들의미래를 열어주었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들을 위한 희생적인 교육정신이 현재 유태인 기적의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고 강조했다.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은 “유태인들의 어린시절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그들이 교육에 얼마나 ‘정성’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유태인들은 유년시절부터 탈무드 교육에 앞서 ‘읽기’ 공부를 시작시키고 문자를 기억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반복 할 수 있게 되면 반드시 꿀을 한 숟가락 아이 입에 넣어주어, 배움은 달콤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가르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5, 6세가 되면 학습의 즐거움을 인식시키기 위해 학습한 내용 중 부모의 질문에 성공적으로 답하면 그들은 3인의 성인에게서 3번의 축복기도를 받고 가족파티를 열어 쿠키 등 달콤한 과자를 마음껏 먹게 하여 축하한다”며 이로써 아이들은 공부를 시작하는 동기를 얻게 되고 그와 함께 학습은 그 자체가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된다고 전했다. 공 소장은 이런 학습에 대한 즐거움은 유태인들에게 다양한 지식을 스스로 쌓아가는 즐거움을 주게 되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인생을 영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끊임없는 ‘질문’과 토론’, ‘마타호쉐프’

“두 아이를 입양한 아버지로서 저는 언제나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입양한 제 아이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그 나라는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도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처음에는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정보도 없었고요. 그래서 유대인의 시각으로 릴리를 키웠습니다. 그건 바로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릴리 마골린을 입양할 당시 힐 마골린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자 교육법이다.

유대교 가정은 매주 금요일 저녁 ‘사바’라는 안식 행사를 하는데, 이 자리에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면서 부모와 소통을 한다. 또 아이들은 공부 외에도 본인을 둘러싼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가족과 토론하면서 삶 속의 지혜를 얻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니”라고 물어본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부모들은 “오늘 학교에서 무슨 질문을 했니”라는 말로 아이와 대화를 풀어나간다. 이는 어떤 질문을 했느냐를 파악하는 일은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공부는 끊임없는 ‘질문’과 ‘토론’이다. ‘마타호쉐프(네 생각은 뭐니?)’가 공부의 핵심인 유대인의 공부철학은 항상 토론하는 사람들의 소리로 시끄러운 이스라엘의 유대인 도서관 ‘예시바(yeshiva)’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 같은 공부 방식은 유대인의 종교인 유대교에서 성경인 ‘토라’ 내용을 놓고 서로 토론과 논쟁을 벌이며 기도하는 방식으로, 유대인들의 공부법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유태교 교리공부를 할 수 있도록 고등 교육기관인 예시바를 세워서 교육을 시켜왔다. 아직까지도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예시바 도서관을 찾아가보면 진기한 풍경이 벌어진다. 침묵을 지키고 1인 공부를 하기 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맞은편에 있는 학우와의 열띤 토론으로 쌍방향 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유태인을 남편으로 두고 있는 필리핀계 미국인이자 예일대하교 로스쿨 교수인 에이미 추아 교수는 “유태인의 교육방법은 암기 위주가 아닌 질문형식을 취한다. 이를 통해 자식은 서서히 지식의 개념을 구체화해 가며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을 경우에도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해결 능력을 키우게 된다. 즉, 처음부터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침묵이 금이라거나 귀는 두 개가 달려있고 입은 한 개인 이유를 깨달으라고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추아 교수는 “‘물고기를 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라’라는 유태인의 이 속담은 너무나 유명하다. 하지만 실제 유태인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다른 교육 방식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태인 교육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축은 아버지의 역할과 질문형식의 교육방법이다. 아버지는 가정교육에 있어 절대적인 권위를 지닌다. 하지만 이 권위는 강요된 위계질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가정을 유지 전승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가운데 자식은 아버지가 원하는 모습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데서 비롯한다”고 강조했다.

질문과 토론을 통해 길러진 사고력과 상상력, 통찰력은 유태인을 성공적인 삶으로 이끈다. 또한 그들은 자기 현실보다 말이 안 될 정도로 원대한 꿈을 세운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한다. 이 모든것이 성공의 잠재력을 불러일으켜 글로벌 인재를 넘어 미래 핵심 리더로 거듭나는 유태인을 만드는 그들만의 교육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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