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Revive] 응답하라, 복고시대!
[Culture Revive] 응답하라, 복고시대!
  • 곽태중 기자
  • 승인 2013.11.25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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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곽태중 기자]


이제는 ‘공감’하는 복고가 대세다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복고열풍의 실체는?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영화 <써니>, <건축학 개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복고가 이야기 안에 그대로 녹아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들은 단순히 지난 시절의 추억만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를 이끌어 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것은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복고로 대표되는 문화계의 지각변동

현재 대한민국 문화계의 ‘핫’한 이슈는 단연 복고열풍이다. 그 안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고는 단순하게 돌고 돌아 찾아오는 시기성 유행이라고 말하기에는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응답하라1994>는 전작인 <응답하라 1997>보다 3년 전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다.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 채널로는 드문 순간 시청률 10.0%를 기록하는 등 공중파 못지않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공감’에 있다. 누구나 지나온 그 시절에 대한 향수는 있기 마련이다. <응답하라1994>의 주 시청연령은 2~30대다. 이들은 드라마 속 배경이 되는 시간을 경험한 세대다. 때문에 그 시절의 감성을 알고 있다.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농구 스타 우지원, H.O.T의 폭발적 인기 등 당시의 핫 이슈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 중․고등학생이었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됐다. 당시에는 그러한 스타들이 단지 선망의 대상이거나 대리만족을 느끼는 존재였지만 현재는 다르다. 현재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됐으며, 의사결정에 거리낌이 없다. 필요하다고 느끼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소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특성이 반영된 대표적인 경우가 <응답하라 1994>의 인기 고공행진이다. 이 드라마는 단순하게 ‘과거’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시청자에게 마치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서 다시 시작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시대의 상직적인 아이템과 의식주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은 그 안으로 빠져든다. 이에 대해 이문원 대중문화 평론가는 “PC통신 등을 매개로 대중의 참여도가 폭발적으로 커진 90년대는 진정한 의미의 대중문화 태동기입니다. 그 시대의 상징어는 요즘 젊은 세대와도 맥락이 닿아 있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공감하는 것은 단순히 당시의 이슈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복고를 위시한 많은 문화 콘텐츠가 스쳐갔다. 음악도 그랬고, 음식도 그랬다. 그러나 현재의 복고열풍은 주 시청자인 2~30대에게 이 드라마가 단순히 추억만을 끄집어내기 위한 장치만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 양방향으로 기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정한 부분을 두고 전 방위적으로 소통하는 문화적인 요건을 가지게 됐다. 과거의 복고가 유행했을 때와 현재의 차이는 그것이 문화로써 기능하는지 여부에 있다. 물론, 다른 시각의 이야기도 있다. 2~30대는 과거 4~50대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사회적 위치에 높여 있다. 많은 노력을 해도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드라마 속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현재는 그리 즐겁고 행복한 상태만은 아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추억을 자극할 수 있는 과거의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는 것이고, 또 삶이 굉장히 어려워서 과거로 회귀하려는 그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지나가는 유행이 될 수 있었던 최근의 복고열풍은 일종의 ‘문화’의 조건을 충족하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과거 시절의 그리움에 빠지고픈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4~50대는 이러한 현상에서는 한 걸음 비켜나 있지만 이 세대 역시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금융 위기 이전의 호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2~30대의 키워드가 문화라면 이들이 키워드는 추억이다.

문화는 그 방향을 가리지 않고 생산과 소비, 그리고 의식 속에 강하게 자리 잡아 소통의 역할까지 맡는 등 전 방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응답하라1994>가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단순하게 유행으로써의 역할을 하는 시기는 지났다. 이 드라마로 인해 문화계에 지각변동이 생기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복고가 주목받는 이유

영화<써니>, <건축학 개론> 등 <응답하라>시리즈가 아니어도 복고를 사용한 콘텐츠는 많다. 복고는 그 자체만으로도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시대 전체를 포괄하기 때문인데, 이는 연령대에 따라 각각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2~30대의 경우는 생산과 소비, 4~50대는 추억, 10대는 호기심으로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다. 현재의 복고열풍은 다양한 세대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지만 그 시각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누가 봐도 어색하지 않은 것이다. 그 시대의 스타도 이제는 ‘나’와 같이 늙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이미 지나간 ‘추억’인 것도 안다. 대학생 최지영(24․여) 씨는 “세련되지 않지만 시대를 아우르는 따뜻한 감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추억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호기심과 순수함도 느껴집니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응답하라1994>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복고는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주효하게 파고들었다. 최근의 복고열풍은 이제 ‘문화’로써 기능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메인이 되는 콘텐츠가 무엇인가에 따라 그 결과가 유행이 되고, 문화가 되는 큰 차이를 갖게 된다.

현재까지의 복고열풍은 그동안에 없었던 세대 전체의 ‘공감’이라는 핵심 요소를 가지고 있기에 향후 문화로써 기능할 가능성이 충분하리라고 전망된다.

정리/ 곽태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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