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로얄층 고정관념이 바뀐다!
아파트 로얄층 고정관념이 바뀐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3.10.2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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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층과 최상층 천덕꾸러기에서 최고 인기층으로 변모”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Social Focus] 변화하는 주거공간

아파츠 층에 대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최저층으로 기피대상이었던 1~3층이 테라스와 합쳐져 신개념의 단독주택느낌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고 최상층은 복층이나 다락방형식의 펜트하우스로 재탄생되며 최고 인기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청약경쟁에까지 이어져 실제로 지난 6월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의 테라스하우스(24가구)와 펜트하우스(5가구)는 1순위에서만 각각 128대 1, 9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평균 경쟁률인 27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다른 건설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테라스하우스와 펜트하우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노후를 안락하고 편안하게 아파트와 주택의 장단점 결합한 ‘테라스하우스’

노년인구가 급증하면서 안락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신개념의 주거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테라스하우스’이다. 빨래 건조용 죽은 공간이거나 거실 확장용 부수 공간 취급을 받던 '발코니'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널찍한 '테라스'로 진화하며 주택의 꽃으로 거듭나고 있다. 처음엔 아파트 저층세대 미분양 해소책으로 마련된 소규모 테라스였지만, 최대 30평에 이르는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경우가 차츰 늘고 있다. 얼마 전 은퇴한 박 모씨는 아내와 함께 노후를 보낼 공간을 찾던 중 ‘테라스하우스’를 접하고 한눈에 반에 바로 아파트를 구입했다. 그는 “이제 자식들도 다 결혼하고 손주들도 집에 놀러오고 할텐데 손주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도 있는 게 좋습니다. 저도 이 작은 정원에서 식물도 가꾸고 취미생활도 할 수 있으니 생활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그의 부인 최 모씨는 “아파트 형식이라 일반 단독주택보다 관리도 쉽고 살기도 편해서 1석 2조인 것 같아요”라고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희소가치 높아 매 분양 때마다 경쟁 치열

비단 노후를 준비하는 박 씨 뿐만 아니라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도 테라스하우스의 인기는 높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넓은 거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층 세대에 20평 전후의 테라스를 제공할 경우 3.3㎡당 분양가는 일반 아파트보다 100만~200만원 비싸지만 전체 분양가 대비로는 더 넓은 거주공간을 얻게 된다. 소비자들이 특히 아파트 단지 내 테라스하우스에 열광하는 것은 도심에 위치해 주변 교육, 생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는 아파트의 장점과 앞마당을 활용할 수 있는 단독주택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배유강 삼성물산 과장은 "아파트는 편리함과 안전성이 뛰어난 주택 형태지만 거주공간이 답답하다는 단점을 피하기 힘든데, 테라스하우스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영길 대한건설협회 문화홍보실장은 "지금까지 아파트 입주자들은 넓은 실내공간을 중시해 발코니를 실내용으로 확장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점차 답답한 실내공간을 벗어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개방적인 테라스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조류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도심 아파트 단지 내 테라스하우스 인기에는 많은 가구를 짓지 못해 물량이 한정돼 있어 ‘희소가치’가 높다는 점도 요인이다. 테라스하우스는 고층으로 지을 수 없을뿐더러 대지면적을 많이 차지해 대량 공급이 어렵다. 청약 때마다 수십, 수 백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것도 공급 가구수가 몇 가구에서 몇 십 가구로 워낙 적은 반면 청약자는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기를 끌자 테라스하우스 전문 인테리어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테라스를 유럽풍 까페 형식으로 꾸미거나, 야외 바비큐장, 미니 골프연습장, 미니 풀장 등의 아이템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컨셉으로 시공해주고 있다. ‘테라스하우스’는 입주 후에도 인기가 높아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세종 더샵 레이크파크’ 테라스형 아파트(36가구)와 가든하우스(17가구)에는 분양가보다 웃돈이 1억5000만원~3억 원 가량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이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힐링'할 수 있는 테라스하우스가 각광받고 있지만 가격부담은 큰 편”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전망에 고급스러움까지 더한 ‘펜트하우스’

영화 ‘올드보이’에 극중 유지태가 사는 장소로 ‘펜트하우스’가 나온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내부인테리어는 관중들의 뇌리에 ‘펜트하우스’란 저런 곳이구나 하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빌딩 최상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는 그동안 고급스런 이미지 때문에 극소수에게 한정된 주거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제는 아파트 최고층이 ‘펜트하우스’로 탈바꿈 되면서 많은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펜트하우스는 조망이 탁월하고 럭셔리한 고급저택의 이미지도 강하다. 또 한 층에 한 가구만 있는 경우가 많아 가족의 사생활을 침해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복층형으로 다락방이나 테라스를 설치해 차별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펜트하우스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차별화된 펜트하우스쪽으로 몰리고 있다.

 

높은 경쟁률, 프리미엄으로 상류층에 한정

‘테라스하우스’가 안전하고 편안한 주거공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펜트하우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초점이 맞춰져 찾는 계층이 한정적이라는 제약이 있지만 그래도 희소가치가 높고 프리미엄이 계속 붙으면서 재테크쪽으로 흐름이 이어가고 있는 추세다.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고급 주택 가격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펜트하우스는 조금 다르다. 아파트나 호텔의 맨 위층에 위치한 고급 주거 공간인 펜트하우스는 여전히 분양시장에서 인기 상한가다. 물론 경매시장에서도 낙찰가가 높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분양시장에서 펜트하우스는 대부분 일반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비싸지만 조망권과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68가구 모집에 1만 100여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분양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래미안 위례신도시’의 성공엔 펜트하우스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모두 5가구를 모집한 펜트하우스에만 488명이 청약, 평균 100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 같은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의 경우 아직 30% 가량 미계약분이 남아 있지만 펜트하우스 52가구는 1순위에 마감됐다. 지난 3월 분양한 서울 마포구 한강푸르지오 주상복합도 마찬가지다. 37층 최상층에 6개 가구 조성된 펜트하우스는 가장 먼저 계약을 끝냈다.

이젠 최저층·최고층이 대세다

아이들 많은 가정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갔던 1층, 너무 높아 불편해 기피했던 최고층. 이런 층들이 아파트의 로얄층으로 부각되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테라스하우스’와 ‘펜트하우스’란 명칭이 그를 대신하고 있다. 기자가 접한 ‘테라스하우스’는 혁신 그 자체였다. 큰 아파트 빌딩 최하단에 위치한 테라스 하우스를 본 순간 이 곳이 아파트 빌딩숲이 아니라 전원주택단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파릇파릇 잘 꾸며진 정원 그리고 가지런히 지어진 세련된 건물. 그 속에 사는 사람은 아파트의 편리함과 동시에 전원주택의 평온함을 함께 누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가 접한 ‘테라스하우스’는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테라스하우스’만을 포함한 아파트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테라스하우스’ 분양에 불을 붙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아파트 분양가보다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테라스하우스’에서 살겠다는 의지들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펜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최고급 아파트들이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하더라도 ‘펜트하우스’는 없어서 못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주거공간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누린다는 행운은 일부 극소수에 한정 돼 있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극소수 중에서도 극소수만 누릴 수 있는 작금의 현실이다.

최상층과 최하층 극과극을 이루는 이 두 층의 변화에 자꾸만 눈이 가는 건 이러한 현상이 현대 한국인들의 주거공간에 대한 개념변화를 보여주고 또 한국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아파트 건설사들이 주도하는 주거공간의 변화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적극 나서서 주거공간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분양의 거품보다는 적절한 분양가 산정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테라스하우스’와 ‘펜트하우스’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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