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藥 따라 50년, 전통한의학과 역학의 만남
韓藥 따라 50년, 전통한의학과 역학의 만남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3.10.08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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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년 역사와 함께 해온 한방의 전통 이어갈 터”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한방의 날 특집] 대인당한약방 양동선 대표

 

강진의 한 노파가 대인당한약방의 문을 두드렸다. 이곳을 찾은 연유를 물으니 그는 무려 8년 동안 두통 증세로 시달리면서 백방으로 약을 써봤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게 되었다고. 이에 양동선 대표는 음양오행 풀이를 한 결과 사주에 수(水)가 없음을 짚어냈다. 기존 한약 처방과는 달리 인체에 부족한 수를 보충해준 약제를 조제한 결과 그는 거짓말처럼 두통이 사라졌다고 한다. 음향오행과 한방의 접목이라. 신비하고 놀라운 일이지만 양 대표는 대인당한약방의 50년 역사 가운데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며 해당 일화를 덤덤히 전한다. “명리학과 한약을 접목한다고 해서 모든 병이 완벽하게 치료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약이 5천년의 역사를 간직해 온 의학이라는 점과 그간 제가 접한 수많은 임상경험으로 짐작하건데 한방과 명리학을 접목, 종합 판단을 내린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한의학 발전에 만분에 일이라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체질 따른 한약조제, 불임·알레르기성 비염·불면증에 특효

 

▲양동선(右) 대표는 자신의 노하우를 아들 승관씨(左)에게 전수하고 있다.

 

50여 년의 세월을 ‘한약’이라는 한 길로 걸어온 양동선 대표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광주의 대인당한약방. “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은은한 한약 냄새가 마음까지 다스리는 한약방 한쪽에서 들려온 나지막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가 기자를 반겼고, 향년 78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열정적으로 소신을 밝힌 양 대표의 첫 마디는 새로웠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체질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전통 학문인 명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같은 증상에 똑같은 약을 처방했는데 어떤 사람은 거짓말 같이 효험을 보고, 또 다른 사람은 백방으로 더욱 정성을 다해도 끝내 효험을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필시 각자 태어난 체질이 다른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죠. 이후 역학의 원리를 정립하고 한약 조제와 결부하니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서두가 길었지만, 간단히 말해 한약은 재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입니다.”

진맥을 할 수 없는 한약사의 특성으로 인해 환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한약을 조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가 택한 것은 명리학을 한약 조제와 결부시키는 방법이었다. 실제로 양 대표는 40여 년 전 서울에 있는 한국역술인협회 학원을 찾아 음양오행 즉 사주 명리학을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체질을 진단하고 한약을 처방하게 된다. 명리학과 한약, 다소 생소한 결합이기는 하나 이 둘의 시너지 효과는 실로 놀라웠다. 사람의 체질에 따라 좋은 약이 독이 될 수도 있고, 저렴한 약이 그 어떤 값비싼 약보다 좋은 효능을 발휘하는 등 변수가 있기 마련인데 그가 조제한 한약은 대부분의 상담자 각자의 태어난 체질 분변에서 힘을 발휘했다. 특히 불임 환자들에게 새 생명에 대한 희망과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고,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불면증과 같은 현대인들의 병을 낫게 하면서 현재까지 수십 년 단골들만 헤아려도 수 백 여명이 족히 될 정도로 명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곳의 명성을 듣고 전국각지에서 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최근에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외국인도 적지 않다. 비록 출신지와 성별, 아픈 곳은 각양각색이지만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만은 한결같다. “어떻게 내 몸을 나보다 더 잘 아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두르는 것이다. 이는 양 대표가 한약을 조제할 때 ‘한약은 재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라는 명제로 접근함과 동시에 상담자의 이야기 한 구절 한 구절을 놓치지 않고 역학적인 판단까지 겸한 이유 때문은 아닐까.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희망 전하며 연구에 정진

양동선 대표는 지난 2012년 희수(喜壽)를 맞이해 그동안 한약업사로의 50년 경험담과 한방상식 등을 기록한 ‘한약 따라 50년’이라는 수필집을 발간했다. 보다 많은 이들이 책을 통해 건강을 찾고, 한약의 우수성을 이해하기를 원하는 그의 간절함은 독자들에게 오롯이 전해지고 있으며, 전문가들도 그의 책을 정독하면서 한약에 대한 깊은 이해도에 감탄하는 중이다.

인터뷰 말미 양 대표는 침체된 한방의학을 향해 소신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깊고도 넓은 한약의 세계를 이해하고,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보다 더 많은 희망을 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숨이 붙어있는 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를 알려 전통 한약의 명성을 되찾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어느덧 기자의 앞엔 희수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총기어린 눈빛으로 맞이한 양동선 대표가 아닌, 지난 50년 동안 매 순간 열정을 다한 한약의 대가가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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