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진료할 터”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진료할 터”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3.10.08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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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기능, 체온조절기능과 함께 장부기능을 높여주는 비염치료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한방의 날 특집] 김성훈한의원 김성훈 원장

 

다소 더디지만 농부의 성실한 땀으로 키운 채소가 병충해에도 강하고 맛과 영양이 좋은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이를 알고도 과도한 농약과 화학비료를 잔뜩 쳐서 스스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같은 현실에서 외형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환자를 진료한 결과 값진 수확을 올린 이가 있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김성훈한의원 김성훈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밭에 씨를 뿌리는 농부는 조급해 하는 법이 없어요. 차분한 마음으로 물을 주고, 정성을 쏟는 그의 눈에는 흙 속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죠. 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완전한 치료를 목표로 쉽게 포기하지 않고 환자를 진료하면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죠.”

 

변화하는 질병에 발맞추는 근본치료

우리는 현재 인류건강의 상황을 ‘위기’라 칭하며 건강치료가 다가가야 할 새로운 방식과 개혁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무병장수(無病長壽)를 위한 인간의 욕망은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막대한 투자비용을 통해 건강치료라는 기술의 진화를 가지고 왔지만, 극복할 수 없는 새로운 질병의 등장과 진화로 인해 인류는 질병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중 대표적인 질병이 ‘비염’이다. 기자가 김성훈 원장을 만나기 위해 찾은 한의원에도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급증한 비염 환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이 김 원장에게 “비염은 잘 안 낫는다던데 진짜 낫느냐?”라는 질문을 던진다. 다소 원초적인 질문이지만,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환자들이 양방과 한방병원을 두루 다니면서 치료해도 원인치료가 되지 않는 한 비염은 매년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 원장은 비염을 새로운 관점으로 파악하며 근본적인 치료에 몰두하고 있다.

“양방과 일반적인 한의원에서는 원인치료가 아닌 증상개선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비염자체가 낫지는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여기에다가 과거의 비염은 전형적인 화분이나 건초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이었지만 현재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 원활하지 않고, 소양인의 특징인 비대신소(脾大腎小)의 병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즉 질병도 사람의 변화에 따라 진화하고 있고, 건강치료도 변화하는 질병에 발맞춰야 합니다.”

 

숨길을 여는 ‘비염클리닉’

김성훈한의원 비염클리닉에서는 비염의 원인을 단순히 코에서만 찾지 않는다. 이는 김 원장이 ‘모든 이치가 때리는 자가 있고 맞는 자가 있다’는 한의학의 이치대로 맞는 자를 코로 여기고 때리는 자를 찾아 치료하는데 의료목표를 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의원에서는 면역기능, 체온조절기능과 함께 장부기능을 높여주는 치료를 병행한다. 기본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중심체온은 37.2℃로 유지되면서 표면의 온도는 밖의 기온이나 활동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화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중심체온을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체온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능을 체온조절력이라고 하는데, 조절력이 좋다는 것은 폐를 비롯한 몸의 각 장기들이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고, 면역계를 비롯한 몸의 조절기능이 원활하다는 뜻. 반면 체온조절력이 나빠지면 중심체온이 떨어지면서 폐의 기능이 저하되고 면역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몸이 찬 체질은 대사기능이 떨어져 감기가 자주 걸리고 재채기 콧물이 많은 비염이 나타나며 손발이 차갑고 쉽게 피곤해지며, 열이 많은 체질은 겉으로 열이 많이 나오면서 활성산소와 같은 독성물질이 발생해 세포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비강 점막이 말라 코가 건조하고 잘 막히며 짙은 색의 콧물과 코딱지가 잘 생기는 비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체온조절력을 높이게 되면 폐기능과 면역기능이 좋아지기 때문에 근본적인 비염치료는 물론이고 각종 알레르기질환이 낫게 되는 효과를 가지고 온다. 더불어 장부기능 중에서 기관지·폐기능이 약한 경우(알레르기성, 환절기성, 냉성비염)와 간, 대장, 신장 기능이 약한 경우(열성, 비후성, 건조성 비염)를 체질에 따라 정확히 나누어 치료한다.

한편 만성적인 비염일지라도 한약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효과를 보기 마련이지만, 더 이상 호전이 어려운 케이스도 종종 발생한다. 이에 김 원장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던 중 한의학의 기본 원리인 추나요법에서 해답을 찾았다. 식습관과 생활방식의 변화로 현대인들에게서 비중 있게 나타나는 비중격만곡, 구강호흡형구강구조, 부정교합, 안면비대칭, 척추측만증 등 만성 비염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구조적인 문제는 뇌척수액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신체의 여러 부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에 한의원에서는 ‘비염추나요법’을 실시해 뇌의 기능을 향상시켜 면역기능, 호르몬기능, 장부기능의 정상화를 돕는다.

 

우리의 몸에 경고등이 켜지지 않는 그날까지

“자동차의 계기판을 살펴보면, 자동차가 주행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때 경고들에 불이 들어오게 됩니다. 이 때 우리는 차의 비상등을 켜고 정비공에게 수리를 맡기게 되는데 정비공이 단순히 표시등에서 전구만 빼내는 조처만 취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장은 불은 들어오지 않아 신경 쓰이지 않겠지만, 이것이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일까요? 표시등에 불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대신 불이 들올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성훈 원장은 자신의 의료철학을 이렇게 설명한다. 즉 경고등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증상일 테고, 정비공은 의사에 해당한다. 경고등이 켜졌다고 증상에 화를 내거나, 증상이 더 이상 나타나지 못하도록 증상 자체를 차단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못하며 더 깊이 원인을 살피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는 김 원장. 그는 비염에서도 코가 막히고 재채기를 하며 콧물이 흐르는 현상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경고등에 불이 들어온 증상일 뿐, 그 이면에 있는 체온조절능력, 면역력저하, 장부의 균형 등의 근본적 영역인 신체기능의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명의는 불이 들어올 필요가 없게 근본원인을 치료해야 한다는 것. 이러한 그의 소신은 진료실 안에서도 십분 발휘되고 있다. 그의 책상 앞과 뒤편에 놓인 책장에는 한의학 저서 뿐 아니라 인문학 저서들이 빼곡하게 자리한다. 이를 다소 의아하게 여긴 기자가 그 연유를 묻자 김 원장은 “이전에는 제 뒤쪽에 있는 한의학 관련 책들만이 환자들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고 있고, 변화하는 삶의 방식에 맞춰 질병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는 중이죠. 경고등의 전구를 빼는 의사가 되지 않으려면 시대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새로운 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한의학'이라는 오천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일원으로 자신이 속해 있는 것을 행복해 했다. 최근 한의학의 위기에 대해서도 인터뷰 내내 그래왔던 것처럼 진지함과 밝음의 경계선상을 넘나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약초나 식재료인 먹거리의 위대성이 각종 방송과 실생활에서 부각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연의학인 한의학의 시대를 부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다소 더디더라도 나무가 아닌 숲 전체를 보는 안목을 지는 김성훈 원장. 씨 뿌리는 농부와 정비공, 그리고 한의사 이 셋은 다소 어울리지 않는 직업군일지는 모르겠지만, 원인을 가꾸고, 찾아내어 수리한다는 역할적인 측면에서 그를 수식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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