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Ⅱ]일본 아베정권의 심각한 우경화, 한·중·일 여론 반응은?
[Cover story Ⅱ]일본 아베정권의 심각한 우경화, 한·중·일 여론 반응은?
  • 박병준 기자
  • 승인 2013.09.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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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국 내조차 우경화로 인한 국제관계 악화 우려
[이슈메이커=박병준 기자]

[Cover story Ⅱ] 일본우경화 반응




지난해 일본의 제90대 총리를 지낸 극단적인 우파 정치인인 아베 신조가 다시금 제96대 총리로 재당선되었다. 그동안 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당위성과 2차 세계대전의 침략역사를 부정하는 발언들로 국내외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아베 총리는 극단적인 우경화 정책을 강행하며 주변국들과의 관계가 점점 악화되는데 여의치 않았다. 일본의 국회의원 40% 이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정도로 우경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한·중·일 삼국의 여론은 어떤지 알아봤다.


‘친중·반일’ 성향이 강해지는 대한민국의 여론

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전력(戰力)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일본 헌법 9조의 내용은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의거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및 그 이외의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치 않는다’이다. 그러나 일본은 방어군이라는 명목이지만 그동안 자위대라는 전력을 보유해왔고 아베 내각은 이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동아시아 축구대회 한일전때 일본 응원석에서 등장해 한국 응원단의 강한 반발을 산 욱일기 사용 공식화를 아베 내각이 추진하고 있다. 또한 1993년 이래 일본의 역대 총리들이 매년 8월 15일에 아시아 각국의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부전의 맹세를 해왔지만 올해 아베 총리는 이를 하지 않았다. 아베 내각의 우경화가 심화될수록 대한민국 국내 여론의 반일감정 역시 심화되고 있다. 지난 8월,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방한 기자회견에서 "동북아 지도자들이 자신의 발전 뿐만 아니라 동북아 발전과 전 세계적 공존·공영을 위해 좀 더 넓은 시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역사적으로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다른 나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다. 일본

▲아베 내각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경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정부 정치 지도자들이 아주 깊은 성찰과 국제적인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꼬집을 정도였다.

아베 내각뿐 아니라 일본내 극우단체의 활동 역시 우리 국내 여론의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이 발행하는 극우성향 월간지 ‘정론(正論)’은 “한국이 일본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한국의 폭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며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비 건립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요청한 것과 지난 28일 한일전에서 한국 응원단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현수막을 내건 일을 예로 들었다. 일본 극우세력의 반한감정이 더욱 노골적으로 짙어지고 있으며, 이에 반응하듯 국내의 반일감정 또한 극단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막연한 반일감정은 개선해야 할 문제이다.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지만 왜 우리 영토인지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모르겠다”라는 등 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인 역사 교육이 시급한 실정이다. 일본의 우경화로 인한 대한민국 여론의 반응 중 가장 자세히 살펴봐야할 문제는 친중·반일 감정의 확산이다. 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후 중국의 패권주의는 공공연하다. 중국은 아시아와 태평양에서의 해양패권을 추구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두 동맹국과의 대립도 불사한다는 자세다.

일본의 우경화로 인해 중국과 우리와의 분위기는 많이 고조 된 상태다. 반일감정이 고조되는 여론에 친중이라는 단어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으며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고 자국의 지방정부로 편입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다.


영토분쟁으로 시작된 반일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

지난해 조어도열도(釣魚島列島, 중국명 다오위다오, 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일본 정부가 국유화 하려는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보이자 중국에서는 약 4만 명에 달하는 군중들이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서 반일 시위가 벌였다. 그중 1천 명 이상이 모인 베이징에서는 중국의 국기인 오성기를 흔들며 일본의 국기에 낙서를 하고 불을 지르는 등의 시위를 진행했는데, 그 중 일부 과격한 시위대들은 “일본이 과거부터 우리를 침략해 무고한 인민들을 무수히 죽였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외치며 일본 대사관 진입까지 시도했다.

이러한 중국의 일본에 대한 반일감정은 아베 총리가 취임한 이후 극단적인 우경화가 고착되어가자 더욱 악화되어 갔다. 지난 8월 15일, 일본의 각료들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고 일본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확대를 위한 헌법 개헌 움직임과 왜곡된 역사인식이 이어지면서 중국의 반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일본은 항공모함급 헬기 호위함 ‘이즈모’를 진수하며 중국과의 갈등 양상에 불을 붙였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중국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일 시위
’는 이즈모함의 진수에 대해 ‘군국시대를 향한 일본의 외침’이라고 평가하며, 군사대국으로 향하는 일본의 행보를 비판했다. 또한 1937년 중일전쟁 당시에 중국을 공격했던 군함과 이름이 똑같다는 점 역시 중국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에 중국은 일본과 영토분쟁이 있는 조어도와 가까운 남중국해 해상에서 항공모함을 동반한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두 나라의 관계가 지난 1972년 국교정상화 이래 최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의 펑웨이 교수는 “중국과 일본 모두 다오위다오 문제는 민족의식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라고 분석했고 중국의 한 매체와 일본 민간단체가 실시한 공동여론조사 결과, 두 나라 국민의 90% 이상이 상대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아베 내각의 우경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연립여당이 자민당과 공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점에 대해 중국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나타냈다. ‘신화통신’은 “단기 효과에 치중한 선동적인 아베노믹스와 허약한 일본의 야당, 그리고 선거 기간 동안 원자력 발전이나 평화헌법 개정, 사회보장 문제 등 민감한 문제를 회피한 여당의 선거 전략 등이 아베와 자민당의 승리요인”이라며 “이는 양두구육으로 얻은 승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아베 내각이 장기 집권한다면 일본의 우경화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에 이를 수도 있으며, 이는 곧 일본이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화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18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소재의 ‘9·18 역사박물관’에서는 만주사변의 발단이 된 1931년 ‘류타오후 사건’이 발생한지 82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조어도 문제로 중국 전역에서 시위를 벌어지며, 일제차를 파괴하거나, 일본총영사관의 창문을 파손한 전력이 있는 반일 시위가 1년이 지난 지금 재발할 우려가 있어 공안당국은 경계를 철저히 했다. 아베 내각의 우경화 행보가 이어지면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반일 시위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중국내에 팽배해있다.


反韓 vs 親韓으로 대립되고 있는 일본 내 반응

미국의 대표 언론인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아베 총리의 최근 우경화 행보에 대해 나란히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그가 이끄는 자민당은 역효과를 불러오는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며 “아베 총리가 두 나라의 역사적인 상처를 건드리기 보다는 경기 부양과 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 선도라는 일본의 미래 역할에 대한 고민에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베 총리의 정책 초점이 경기 부양에서 평화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시도로 옮겨 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일본의 거듭된 우경화 행보에 대한 우려가 아시아를 넘

▲일본에서는 우경화에 동조하는 극우세력의 반한 시위와 그들에 반대하는 친한 시위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아베 내각의 우경화 정책에 대한 반응은 두 갈래다. 우경화에 동조하며 반한(反韓), 반중(反中) 시위를 하는 극우적인 성향의 사람들과 반한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반대하는 시위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일본 내 반한 시위는 극우세력들로 인해 예부터 있어왔지만 우경화와 맞물려 도를 넘는 반한 시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도쿄 한인타운 일대에서는 일본 극우단체들이 침략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앞세우며 한국인을 상대로 “한국인에게 돌을 던져라”, “공격하고 강간하라”는 등 막말을 일삼았다.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뒤 일본 극우세력의 반한 감정은 더욱 격해졌다. 정도를 넘어선 그들의 행태에 일본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인을 죽이자’라는 반인륜적인 구호까지 내뱉는 극우세력을 용인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반한 시위대가 인종이나 민족차별에 대한 발언을 하며 시위에 열을 올릴수록 친한 시위대 역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추세다. 도쿄 한인타운 중심가에서 반한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는가 하면 한편에서 반한 시위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인종차별적인 반한 시위를 규제해달라는 서명운동과 청원이 이어지며 일본 내 여론이 움직이고 있다. ‘반한 시위 규제 서명운동’을 주도한 일본 민주당 아리타 요시후 의원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전까지 일본 내 혐한(嫌韓)시위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도쿄에서 일본 내 극우세력의 반한 시위에 맞서 시민 1천여 명이 ‘도쿄 대행진’에서도 주도적으로 참여한

▲‘반한 시위 규제 서명운동’을 주도한 일본 민주당 아리타 요시후 의원
바 있다. 1963년 8월, 25만 명의 미국 시민이 흑인에 대한 인권차별 철폐를 외쳤던 ‘워싱턴 평화대행진’을 본 딴 이번 행진을 기획한 일본 시민단체들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반한 시위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해 선 법제화를 통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기노 도시키 도쿄대행진 실행위원은 “표현의 자유는 있어도 차별할 자유는 없는 것이다. 차별할 자유를 인정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워싱턴 평화대행진의 정신을 이어갔다.

일본 아베 내각의 적극적인 우경화 행보에 대해 대부분의 국가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본의 우경화가 제국주의, 군국주의로의 회귀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모두가 나서서 막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도 우경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일부를 전부로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 아베 내각이 우경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 이런 방법을 쓰게 된 원인을 제공한 환경에 우리가 스스로도 모르게 동참한 것인지는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갈등을 갈등으로 대응하며 더 큰 갈등을 야기하는 것보다 갈등을 해소하려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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