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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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성호 기자
  • 승인 2013.09.27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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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력 강화위한 야욕, 버리지 못한 일본
[이슈메이커=류성호 기자]

[Cover Story Ⅰ] 일본 우경화




지난 8월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자민·공명당 연립정권이 승리했다. 아베 내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아베 총리는 다음 선거가 치러질 2016년까지 안정적으로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중의원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데 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아베 총리는 원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동력을 확보했다.


자민당 독주의 시대, 우경화에도 탄력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해 참의원에서 야당으로 전락한 자민당은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정권을 되찾은 뒤, 이번 선거를 통해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합쳐 참의원

▲자민당은 선거에는 승리해 정권은 되찾았으나 공명당의 참의원 의석을 합쳐도 개헌 발의가 가능한 참의원의 3분의 2에는 미치지 못해, 아베 총리 집권기에 개헌안이 의회를 통과하기는 만만치 않게 됐다.
에서도 안정 과반수를 확보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현 중의원의 임기가 끝나는 2016년 12월까지 총리직을 이어갈 유력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가 집권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면, 이번 선거는 자민당 정권의 안정에 표심이 쏠렸다.

선거를 앞두고 조금씩 약화되기는 했지만, 과감한 통화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수많은 야당의 각개약진이 자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준 것으로 해석된다. 중의원 다수파인 집권당이 참의원에서는 야당인 이른바 ‘비틀림 국회’에 대한 일본 유권자들의 염증도 자민당 압승의 배경이 됐다. 자민당은 당선자 1명을 내는 1인 선거구 대부분을 석권했다.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는 한 아베 총리는 3년 뒤 참의원 선거 때까지 선거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동력을 얻었다. 우선 아베노믹스를 더욱 강도 높게 밀고 나가려고 기업 투자에 대한 법인세 감면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전 재가동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을 처음으로 이끌어낸 총리”가 되기 위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에 압도적인 힘을 실어준 보수파들은 총리에게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애국주의에 기반해 교과서를 개정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개헌안 발의 요건을 ‘중의원과 참의원 각 3분의 2 찬성’으로 규정한 제96조의 개헌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공명당의 동의를 얻으려고 96조의 개정 방향도 통치기구 관련 조항 등만 ‘중의원과 참의원 각 2분의 1 이상 찬성’으로 요건을 완화하고, 기본권 조항 및 9조(평화주의) 등의 개헌 요건은 그대로 두는 방안을 언급해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 개헌에 긍정적인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다함께당에다 연립여당으로 개헌에 신중한 공명당의 참의원 의석을 합쳐도 개헌 발의가 가능한 참의원의 3분의 2(162석)에는 미치지 못해, 아베 총리 집권기에 개헌안이 의회를 통과하기는 만만치 않게 됐다. 비록 자민당이 선거에서는 압승을 거뒀지만, 여론이 헌법 96조의 개정에 부정적인 것도 실제 개헌 추진에는 장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의 우경화가 문화의 우경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일본 자위대를 소재로 한 ‘하늘을 나는 홍보실’, ‘창공의 캐논’ 등 가벼운 터치의 소설도 등장했다. 각각 항공자위대의 홍보실과 음악대를 소재로 한 이 소설들은 ‘애국심’을 표면적으로 강조하지는 않지만, 전쟁이나 군대에 대한 독자들의 저항감을 자연스럽게 누그러뜨린다. ‘하늘을 나는 홍보실’은 드라마로 제작돼 지난 4월부터 민영방송인 TBS에서 방영 중이며, 매회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0년 전후 ‘망국의 이지스’, ‘종전의 로렐라이’ 등 태평양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들이 출간된 이후 ‘애국·우경 엔터테인먼트 문학’은 일본에서 문학장르의 하나로 정착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애국심’을 강조하는 아베 정권의 등장으로 문학의 우경화 바람에 탄력이 붙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오랜 경기침체, 고용불안과 소득격차 확대 속에서 애국심을 강조하는 소설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셔널리즘을 긍정하는 작품들이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라는 평론가의 전망을 소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이후 문화도 우경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한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의 <해적이라 불린 사나이>는 에너지기업 이데미쓰(出光)흥산의 창업자 이데미쓰 사조(出光佐三)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 1953년 서방 석유메이저의 봉쇄를 뚫고 이란과 석유 직거래에 나선 ‘잇쇼마루(日章丸) 사건’을 그렸다. 130만부가 넘게 팔린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일본 기업인들이 국가재건을 위해 어떻게 분투했는지를 그리면서 현대 일본인들이 잃어버린 긍지와 투지, 의리 등의 덕목을 일깨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베 총리도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이 책을 읽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의 추리작가협회가 주는 에도가와란포(江戶川亂步)상의 올해 최종 후보에 오른 5개 작품 가운데 2개 작품이 태평양전쟁 말기의 일본군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스토리가 뛰어난 오락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야마모토슈고로(山本周五郞)상의 올해 후보작인 <햐쿠넨호(百年法)>도 평론가들 사이에서 ‘우경 엔터테인먼트 문학의 전형적인 패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을 맡았던 소설가 이시다 기라(石田衣良)는 18일자 아사히신문에 “최근 들어 ‘당신들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는 대중소설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면위로 올라온 ‘군사력 강화’

일본 언론들은 지난 13일 아베 총리가 국무회의에서 ‘안전보장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헌법 해석을 재차 검토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동맹국이 공격받으면 반격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사실상 용인한 것이다. 간담회에서 특정 상황과 대상 국가를 한정하지 않는 ‘포괄적 집단자위권’ 행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가을쯤 보고서를 완성할 계획이다. 집권당인 자민당은 “집단적 자위권을 둘러싼 헌법 해석을 재검토하기 위해 9월부터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조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헌법을 재해석함으로써 논란을 빚을 수 있는 구체적 사례들을 포함한 책자를 만들어 공명당과 조율할 예정이다. 사례 중에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미군 활동 지원에 나서는 것’도 포함됐다.

지난 9~11일 NH

▲항상 문제가 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 아베 신조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대해 “각료들이 신념에 따라 판단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사실상 각료들의 신사 참배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K가 20세 이상 일본 남녀 1,6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집단적 자위권’ 여론조사에 따르면 많은 일본 국민들은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은 29%, 반대 의견은 22%였다. ‘어느 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일본의 1·2인자인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는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8·15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았다. 대신 대리인을 통한 예물 납부를 진행했다. 이는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을 의식한 보여주기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8월 14일 아베 총리가 메이지유신의 정신적 스승이자 제국주의 침략의 이론가였던 요시다 쇼인을 기리는 ‘쇼인신사’에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5일 “나라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분들의 명복을 빌고 그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품는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신사 참배에 사실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정부 차원에서 야스쿠니 신사에 가야 한다, 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자제하자는 것이 아베 신조 내각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대해 “각료들이 신념에 따라 판단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사실상 각료들의 신사 참배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후루야 게이지 일본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상과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은 15일 오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마쳤다. 교도 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50여명도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하면서 일본의 우경화에 일본 내의 제동은 없어 보인다.


우경화의 최종목적은 군사력강화를 위한 개헌

일본의 우경화가 진행되면서 주변국들은 아베 총리가 평화헌법을 폐기하고 군사대국을 지향한다는 우려의 시각을 보낸다. 아베의 꿈은 조만간 현실이 될 가능성도 있다. 군대를 보유하는 ‘보통국가(normal nation)’로의 회귀다.

일본은 헌법 9조에 따라 전력을 보유하거나 교전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일본이 자위대 이외의 군사력을 보유하기 위해서 개헌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자민당이 압승을 했지만 개헌 정족수인 3분의 2(162석)를 확보하지 못했다. 연립 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 등 의원들을 다 합쳐도 마찬가지다. 이에 아베 내각은 직접 개헌이 아닌 헌법을 재해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2일 한 후원회 행사에 참석해

▲평화헌법을 폐기하고 군대를 보유하는 국가로의 회기는 일본 우경화의 원인임과 동시에 일본이 가진 목표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이 우경화를 앞당기고 군사력을 갖출 때 마다 주변국들과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개헌은 역사적 소명”이라며 “헌법 개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 68주년인 지난 6일 요코하마에서 호위함 ‘이즈모’를 진수했다. 갑판을 개조하면 스텔스 전투기까지 실을 수 있어 사실상 항공모함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즈모는 최대 14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헬기 5대가 동시에 뜨거나 착륙할 수 있다. 각종 장비를 부착한 뒤 부대에 배치해 2015년 3월쯤 취역할 예정이다. 일본 방위성은 동급 호위함 추가 건조 계획도 세우고 있다. 현재 일본 해상 자위대는 구축함 33척, 호위함 15척, 잠수함 18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 항공 자위대는 전투기 348대, 조기경보기 17대, 정찰기 17대, 급유기 4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섬나라 특성상 작은 규모의 육상 자위대는 전차 800여 대와 다련장 90여 문, 지대공 미사일 700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스에 따르면 장준셰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8일 “이즈모는 쉽게 항공모함으로 개조될 수 있다”며 “일본 정부가 이즈모의 공격 능력을 완화하기 위해 헬기탑재구축함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스는 아베 총리 취임 이래 우경화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일본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꿈꾸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사이의 갈등으로 최근 동아시아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의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일본의 행동들에 대해 이해관계국의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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