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니 재보선으로 치러지게 된 10.30 재·보궐선거
초미니 재보선으로 치러지게 된 10.30 재·보궐선거
  • 박병준 기자
  • 승인 2013.09.26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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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워밍업?
[이슈메이커=박병준 기자]

[Policy Issue] 10월 재보선




당초 20석 규모의 ‘미니 총선’을 예상하기도 했었던 10.30 재·보궐 선거. 그러나 예상과 달리 9월 현재까지 선거가 확정된 곳은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등 단 두 곳 뿐이다. 안철수 신당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안철수 의원은 재보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정원 논란’, ‘이석기 사태’,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설 사임’ 등으로 쉴 새 없이 공격을 받고 있는 여당. ‘장기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야당. 여야는 초미니로 치러지는 재보선에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까지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새누리당, 장외투쟁 민주당, 국민의 선택은

근래 새누리당은 큼지막한 일이 연속으로 터지며 쉴 새 없는 하루를 보냈다. ‘국정원 논란’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이석기 내란 음모 사태’가 터졌고, 정리가 될 때쯤 되자 ‘채동욱 검철총장 혼외아들 논란’이 붉어지며 채 총장이 사임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물론 이 모든 일이 새누리당의 잘못으로 기인한 일은 아니지만 논란의 화살은 새누리당을 향했고, 야권 역시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고 70%까지 올라갔던 지지율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논란, 국회 3자 회동 결렬 등과 맞물리며 하락 조짐을 보였으나 60%대를 유지하며 안정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은 이에 대해 “국민들이 여야에 대해 회초리를 든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 의원은 “여당은 책임여당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야당은 장외투쟁을 이어오며 추진력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장외투쟁이라는 강수로 맞섰지만 그다지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그들이 내세운 ‘민주화 담론’은 국민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지 못했고 장외투쟁이라는 형식이 국민들에게는 과거 ‘운동권적 방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대선 때 48%의 득표율을 받은 후보를 내놓은 정당이 지금은 지지율 20%전후를 보이고 있다.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안철수 신당보다도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9월 16~20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만약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의 정당별 지지율은 새누리당 44.2%, 안철수 신당 21.5%, 민주당 17.0%, 정의당 1.8% 순이었다.

국민들 역시 장외투쟁을 그만하길 바랐다. 9월 20일 MBC와 리서치앤리서치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66.7%)이 ‘지속해야 한다’(23.0%)보다 3배 가깝게 많았다. 이런 상황이기에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9월 23일, 서울광장에서 장외투쟁을 벌인지 54일 만에 사실상 원내 복귀를 선언했다. 200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 53일간 사학법 개정 반대 장외투쟁을 벌인 기간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간이었다. 그러나 그때와는 사정이 달랐다. 지금은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다수 여당이라도 야당의 동의 없이는 법안 하나도 마음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 민주당이 비록 의석이 적긴 하지만 얼마든지 새누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얻어 낼 수 있으며,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법안과 관련 없는 이슈를 내걸고 여당이 아닌 대통령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점도 차이가 있다. 민주당은 깨끗이 천막을 거두고 국회로 돌아가는 게 옳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 대표는 “매서운 원내투쟁을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 회복과 민생살리기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하며 의원총회에서 원내 투쟁을 이끌 ‘24시간 비상국회 운영본부’를 설치해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을 이끌고 국회 일정협상에도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8개월만 만에 치러지는 10.30 재보선

박근혜 정부 출범 8개월 만에 치러지는 10.30 재보선은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전초적 성격이 강하다. 특히 ‘이

석기 사태’와 민주당 ‘장외투쟁’에 이은 3자 회담‘ 결렬에 따른 정국 경색이 계속되며 여야 모두 총력을 다 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최대 20석 규모의 재보선을 예상했지만, 지금대로라면 경기 화성갑, 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단 두 곳에서만 재보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현재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지역구는 모두 7곳이다. 서울 서대문을(새누리당 정두언 의원), 인천 서·강화을(새누리당 안덕수 의원), 경기 수원을(민주당 신장용 의원), 경기 평택을(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충남 서산·태안(새누리당 성완종 의원), 경북 구미갑(새누리당 심학봉 의원), 전북 전주완산을(민주당 이상직 의원) 등이다. 그러나 대법원에 계류 중이 공직직선거법 위반 등 19대 지역구 국회의원 관련 사건이 이달 마지막 선고일인 26, 27일에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10.30 재보선은 사실상 2곳으로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재보선 판이 작아지면서 2곳 모두 공천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의 별세로 재보선이 열리는 경기 화성갑의 경우 고희선 의원의 아들인 고준호,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표 등이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서청원 전 대표는 외가가 화성이고 외가 형제들이 화성에 살고 있다는 연고가 있다. 특히 여당강세 지역인 화성갑에서 서청원 전 대표가 정계복귀에 성공한다면 현재 새누리당 차기 대표론이 나오고 있는 김무성 의원과의 입지가 맞물려 새누리당의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 분석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29일 독일에서 귀국하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향후 행보를 두고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현재 10.30 재보선에 손 고문을 공천한다는 설이 돌고 있지만 당 지도부에서는 손 고문의 재보선 출마가능성을 이구동성으로 부인하고 있다.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은 손 고문의 재보선 출마가능성에 대해 “지금으로써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으며 양승조 최고위원 또한 “오일용 지역위원장이 19대 총선에서 낙선됐지만 지금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손 전 대표의 출마 자체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재보선에서 야권과 정면대결을 펼치며 신당창당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안철수 의원은 “재보선 선거구가 두 세 곳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10.30 재보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의원은 “한 두 군데라도 참여하면 전력을 다해서 선거운동을 뛰어야 하는데 과연 지금 정치적인 의미가 극도로 축소된 상황에서 그 정도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저희가 직접 참여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도 집중하기 바쁘기 때문에 연대나 지지 의사를 할 생각은 없다”며 10월 재보선과 관련해 야권과 연대하거나 지지 표명을 할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10.30 재보선은 예선, 본선은 2014년 지방선거?

이번 재보선이 새누리당의 텃밭인 포항과 여당 강세지역인 경기 화성갑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나 정권 심판론의 의미도 적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재보선이 내년 6.4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한 준비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결국 여야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결론

이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는 선거법상 7월에 상반기 재보선을 치르게 된다. 이후 10월 하반기 재보선이 다시 한 번 열린다. 10.30 재보선에 여야 모두 총력을 다 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정치권의 관심은 내년 지방선거에 쏠려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전국 단위의 선거인만큼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순항 여부를 점칠 중요한 고비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충실한 대선 공약 이행으로 ‘약속을 지키는 정부, 책임감 있는 여당’의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하고 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께 드린 약속을 점검하고 이행해 나가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선거 전략이라는 것이 새누리당의 생각이자 다짐입니다”라고 말하며 전월세 대책 마련, 주택·건설 시장 활성화 등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경기 부양책 또한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역대 지방선거가 정권의 중간 평가 성격이 강했던 만큼,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했던 사안들을 잘 지켜나가는 정당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근헤 대통령께서 공약했던 사안이 이제 공염불처럼 하나 둘씩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재보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안철수 의원 역시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신당 창당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월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안 의원으로서는 그동안 ‘관전평’만 내놓던 것과 달리 국정감사에서 어떤 이슈를 내놓느냐에 따라 안풍이 재현되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안 의원 측에서는 국정감사, 법안발의, 예산심의 등 정기국회에 적극 임하면서 신당 창당을 위한 인재 영입도 병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두 당면해 있는 10.30 재보선에 집중하겠다고 말은 하지만 이미 내년 지방선거까지 내다보며 전략을 충실하게 세우고 있다. 물론 이번 재보선이 중량감이 떨어지는 점이 없지 않으며, 여야 모두 지방선거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재보선을 등한시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새누리당은 두 지역구 모두에서 공천심사부터 뜨거운 열기로 시작했다. 민주당 역시 그동안 열심히 일해 온 인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국민의 선택이다. 선거 전략이 어떻든 국민들은 국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 할 사람을 뽑으면 된다. 인물의 인지도가 아닌 인물의 됨됨이를 보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 9월 16일부터 방영

이 된 JTBC의 ‘적과의 동침’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출연해 한 팀을 이뤄 퀴즈를 풀며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팀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야가 실제로도 함께 단합하고 힘을 모으는 그런 날이 오도록 만드는 것은 국민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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