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을 담은 낚싯대로 세계 시장을 들어 올리다
혼을 담은 낚싯대로 세계 시장을 들어 올리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3.09.25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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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넓은 시장과 더 높은 기준 향한 25년간의 우직한 고집
[이슈메이커=임승민 기자]

[한국의 인물 - The CEO 부문] NS 김정구 대표

 

 

에어컨 설계기사에서 낚싯대 개발자로

인천 간석동에 위치한 ㈜NS는 장장 25년간 한 자리에서 낚싯대만을 만들어 온 국내 정상의 낚싯대 제조업체이다. 루어낚싯대를 주력으로 민물, 바다 낚싯대 전제품을 생산하는 전문업체로서 ‘블랙홀’이라는 브랜드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정구 대표가 낚싯밥을 먹기 시작한 건 1978년 에어컨 설계기사로 일하던 그가 태양공업사를 주 거래처로 두면서부터 였다. 당시 일본 다이와사의 낚싯대를 주로 생산하던 태양공업사를 드나들며 제작 공정을 눈여겨보던 그는 본격적으로 직업을 바꾸며 낚싯대 제작자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이후 일본 시마노사의 제품을 생산하던 업체로 스카우트된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두 업체의 낚싯대 제작 노하우를 모두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1988년, 인천 간석동에 ㈜NS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업계 내 두터운 신용을 발판으로 제작 설비를 마련한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료비사와 제휴를 맺고 190여 가지의 아이템을 꾸준히 납품하게 된다.

1998년 일본시장을 확고히 다진 NS는 이번엔 국내시장에 ‘루어낚싯대’를 내놓으며 새로운 도전을 알린다. 김 대표는 “애초에 확신이 없었다면 시작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1998년 처음 루어 낚시용 로드를 출시했을 때만 해도 국내에서는 대낚시가 주류였던 터라 주위에서는 제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들 했습니다. 돈이 안 되는 일을 벌인다느니, 맨땅에 헤딩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있었다. 일본 루어시장의 흐름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고, 머지않아 우리나라 낚시 시장도 루어 쪽으로 흐를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판단이 선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내 최초로 상금을 건 대회를 여는가 하면, 그해 아마추어 대회에서 역시 국내 최초로 승용차를 상품으로 내놓았다. 물론 그 투자가 홍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품질에 관한한 누구보다 높은 기준을 갖고 있었다. 낚시에 있어서 전 세계 어느 곳보다 높은 자존심을 갖고 있는 일본 시장을 대해왔던 그였기에 단순히 ‘좋은 제품’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로 만들어낸 가치는 고스란히 NS의 브랜드 로열티로 이어졌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루어 로드의 70%는 NS에서 만든 것이며 ‘국내 루어낚싯대 = NS 블랙홀’이라는 공식은 낚시업계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고객 감동의 낚싯대 제작

㈜NS의 회의실에는 국내·외에서 발간된 낚시관련 잡지들이 수북하다. 일견 낚시업체에서 볼법한 평범한 광경일 수 있으나 실상 놀랄만한 것은 안을 들여다봐야 찾을 수 있다. 일반적인 회사의 경우 연속된 두 페이지에 걸쳐 광고를 싣는 게 보편적이지만, NS에서는 무려 열두 페이지에 걸쳐 광고가 게재되어 있다. 그것도 단 한 권의 잡지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현재 국내에서 발간되는 모든 낚시 잡지에 가장 많은 광고지면을 구입하고 있다. 그 외에도 NS가 TV 낚시 프로그램 제작, 각종 낚시 대회 개최, 연예인 낚시팀 창단 등 다양한 방면에 쏟아 붓는 홍보비는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사업을 한창 확장해 나가던 1999년 한 해 동안 NS가 쓴 광고홍보비는 무려 1억 2,000만원에 달한다. 그해 내수매출액이 1억 7,000만원이었으니 매출의 70% 이상을 홍보비로 지출한 셈이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과 탄탄한 수출시장에 기인한다. 오랜 고객인 일본과의 거래는 말할 것도 없고, 10년 전 개척한 러시아 시장에는 지금도 매년 500만불 이상의 제품이 들어가고 있다. 이런 과감한 투자의 결과는 2위와의 격차가 3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업계 점유율과 낚시인들의 선호도,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그는 “그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한번 사용해 보면 다른 제품은 쓸 수 없거든요. 이미 국내 업계에서는 경쟁 상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몇 년 전 일본 최대의 낚시 전문잡지에서 한국에서의 일본 낚싯대 판매가 저조한 이유를 찾기 위해 일부러 NS를 찾아왔었다고 한다. 제작공정을 살피고 품질을 점검한 뒤 내뱉은 말은 극찬뿐이었다고 한다. 또 빅게임 피싱으로 미국과 호주시장에서 제품의 견고함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브랜드 독점계약을 맺고서, 연간 500만불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급속도로 성장한 내수 판매량에 발맞추어, 500여평 규모 300억원어치의 물량을 소화해낼 수 있는 물류센터 준공되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정구 대표는 ㈜NS의 가치가 오랫동안 함께해 온 직원들로부터 나온다고 말한다. 그가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에 함께 했던 직원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근속년수가 10년을 넘는다. 그만큼 베테랑이며 전문가라는 이야기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NS’라는 그의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셈이다. 물고기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낚을 수 있는 낚싯대를 만들고 있다는 김정구 대표. 그와 NS의 ‘혼이 담긴 낚싯대’로 이끌어낼 월척의 크기가 어느 정도일지 기대해봄직하다.

 

취재/임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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