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정체성 정치, 지지율 10%대를 넘어선 진보정당의 전략
[이슈메이커] 정체성 정치, 지지율 10%대를 넘어선 진보정당의 전략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8.07.24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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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지훈 기자] 


정체성 정치, 지지율 10%대를 넘어선 진보정당의 전략

성장 한계, 성별 갈등 조장 우려도

 

©정의당 홈페이지
©정의당 홈페이지

 

노동자들이 진보정당의 기반이 되는 시대가 지나갔다. 원내정당인 정의당, 원외정당은 노동당과 녹색당은 페미니즘와 같은 문화적 진보 성향을 강조하며 여성 지지자들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거 민주노동당은 노총을 중심으로 지지율 10%를 이뤘다면, 정의당은 10여년만에 정체성 정치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지지율 10%를 돌파했다.

문화적 신 진보, 정체성 정치로 지지층 확보

국회 원내 유일한 진보정당 정의당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CBS의 의뢰로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발표에 따르면, 정의당은 창당 이래 처음으로 지지율이 10%대를 넘어서며 두 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물론 이 기록은 총선 결과가 아니지만, 민주노동당이 2004년 총선에서, 2005년 소고기 협상 비판 촛불 집회 당시 얻은 10%대 지지율을 얻은 이후 10여 년만이다.

  정의당의 약진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압승한 이후 대부분의 야당이 지지율 급락의 어려움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 얻은 결과로 주목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공략하지 않은 페미니스트, 성소수자를 정의당이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정체성 정치’가 주요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체성 정치란 종교, 인종, 성별, 성 정체성 등을 바탕으로 연관자들을 대변해 확실한 지지층으로 삼는 정치적 움직임을 말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였던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대표적인 정체성 정치를 보인 바 있다. 신 후보의 선거 벽보와 슬로건은 여성의 권리 신장에 맞추어졌다. 신 후보 스스로도 페미니스트 후보라고 강조했다.원외정당인 녹색당 후보가 1.3%를 득표하며 4위를 기록한 데는 페미니스트라는 슬로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략만 바뀔 뿐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도

정의당은 과거 민주노동당이 노동계를 기반으로 한 구좌파의 모습과 상당히 다르다. 노동계보다는 새로운 지지기반을 만들어 신좌파 정당으로 거듭나려는 목표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의당은 노동 이슈를 중시하지만, 대외적으로 페미니즘 이슈에 있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의당 내 하나의 계파가 된 노동당 출신의 평등사회네트워크는 급진적 페미니즘과 남성 혐오 논란을 빚고 있는 메갈리아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만든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의당이 메갈리아의 탄생 기반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미국 백인 남성 노동자를 피해자로 놓고 이를 대변하는 정체성 정치를 했다. 아무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이 됐다. 정의당 역시 페미니즘을 당의 중요한 노선으로 삼고 당의 중역부터 당원까지 페미니즘을 강조한 덕분에 지지율을 상당 부분 올릴 수 있었다. 진보, 중도, 보수 등 각 성향의 넓은 계층을 상대로 한 표심 흡수 전략을 펴기보다 진보 유권자 중 확실하게 지지자로 만들 수 있는 계층을 상대한 전략을 효과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이른바 ‘안티 세력’이 크게 늘어 지지율 확장에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의당과 메갈리아와의 연관성을 제기한 지적이 나오자, 정의당 내 당원들이 상당수 탈당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페미니즘 운동을 한 여성의원들에게 관련 주제로 문제를 일으킬만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는 듯하다. 선거의 중간 층위를 공략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정치 세력을 자극하거나 극단적인 입장을 공개하는 것을 꺼린다. 
  정당은 모두 저마다 공략하는 지지층이 다르고 놓인 처지가 달라 어떠한 지지층 결집 전략을 사용하는지 옳고 그른 것은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진보정당들이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을 결집하는 문화적 전략에 골몰할 경우, 반 페미니즘이라는 움직임을 자극해 기존의 지지층이 부분 빠져나가도 지지율의 한계가 갇힐 수 있다는 지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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