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당의 한반도 정책
미국 양당의 한반도 정책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8.07.2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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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지훈 기자] 

 

미국 양당의 한반도 정책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는 정부의 의지 중요

평화 분위기 이어가는 중재 노력 필요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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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국내 온라인에서는 조일전쟁 당시 조선에 군사파견 등 결정적인 도움을 준 만력제를 빗대 ‘트력제’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45대 대통령 선거 기간 북한에 강경한 공화당 후보보다 유연한 민주당 힐러리 후보의 국내지지 여론이 높았으나, 국내에선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로 공화당의 집권이 민주당보다 한반도에 이익이라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과연 실상은 어떠한지 살펴본다.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트력제’가 된 미국 대통령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 후보, 19대 한국 대통령으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며 두 사람은 동시대를 보내는 한미 파트너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보수주의 정당인 공화당 출신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자유주의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배출됐다. 약 20년간 한미 정상들을 살펴보면, 두 집권 정부의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 미국에 보수주의 정부가 집권할 때 한국에서는 자유주의 정부가 성립됐고, 자유주의 정당인 미국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때는 한국에 보수주의 정당계열이 들어섰다. 이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를 기반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려는 한국의 자유주의계 정당은 미국 민주당보다 북한에 강경한 공화당과 발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나왔다. 예측이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한층 강해졌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당선되면 북한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실상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좋은 한미 정상 간 호흡을 맞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을 대화로 나오게 만든 것이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은 4가지 안에 합의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국내 온라인에서 트럼프 대통령는 중국 명나라에서 인기가 없었지만 조일전쟁에서 조선을 도우며 절대적인 이익을 가져다준 만력제에 빗대어 ‘트력제’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시에 민주당 오마바 정부는 일본과 긴밀하고 한미일 동맹을 강화시키며 일본의 정상국가화를 돕는다며 미국 공화당의 집권이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여론도 나왔다. 과연 미국 공화당의 집권이 미국 민주당보다 한반도 정세에 유리할까? 이에 미국 거대 양당, 미국 공화당과 미국 민주당의 한반도 정책을 살펴보았다.

강경하지만, 북미대화에 적극적인 미국 공화당

미국 공화당은 미국 민주당보다 안보 문제에 있어 더욱 선제적으로 반응한다. 2001년 미국 경제의 심장부인 ‘쌍둥이빌딩’을 납치 비행기로 무너트린 테러가 일어났을 당시, 공화당 부시 정부는 배후를 알카에다로 지목하고 대량살상무기 제거라는 명분으로 이라크를 공격했다. 공화당은 시장의 자유와 세계 패권 유지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네오콘이 중심을 이룬다. 이들은 미국의 원칙을 유지하고 이익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정치 성향으로 미국 내에서도 적에 강경한 입장을 선명하게 표명하는 것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은 공화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 

  미국 공화당은 동아시아에서 한반도의 전략적 지위를 중요하게 판단해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화당은 한반도가 통일된 후 미군을 감축하는 방안을 시사한 바 있지만, 주둔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을 유사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7개 국가로 지목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의 자유주의 정당은 미국 공화당의 군사적 행동의 가능성을 우려한다. 특히 공화당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CVID 해법을 강조한다.

  공화당이 안보 문제에 있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지만, 과거 부시 정부 라이스 백악관 보좌관은 북한이 핵폐기에 나서면 엄청난 대가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는 북미정상회담 이전부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면 체제를 보장하고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에 대해 강경하면서도 대화의지는 강한 것이 공화당의 대북관이다 .

  미국 민주당은 세계 문제에 있어 진보적 국제주의를 추구한다. 미국 공화당 부시 정부 시절 일어난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면서 전쟁 전 국제협력을 구축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국제적인 협의를 중요시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 민주당이 대외적으로 강경한 이미지를 가진 미국 공화당에 비해 안보적 선택을 할 때 늘 평화를 선택했던 것이 아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의 승리는 모두 미국 민주당 집권기에 이루어졌고 트루먼 대통령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설립해 냉전에서 미국의 우위를 만들었다. 하지만 압도하는 힘보다는 국제협력과 인권과 같은 도덕적 가치 등 연성파워(Soft power)를 강조한다. 동시에 북한을 악의 축이나 불량국가라고 일컫지 않고 그보다 다소 낮은 단계의 문제국가(Problem state)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국제관계와 평화적 해결을 중시하는 유권자들은 미국 민주당을 선호하고, 한국의 자유주의 정당을 지지하는 시민들도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그 파트너로서 미국 민주당 힐러리 후보를 원했던 것도 사실이다.

  동맹관계에 있어 공화당은 유연한 관계를 견지한다. 미국 공화당은 미군 재배치를 상시적으로 고민하고 안보 전략이 시대의 변화에 맞게 동맹틀을 고칠 의지롤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NATO를 냉전의 유물로 폄하하고 한국, 일본, 독일, 사우디에 대해서도 미국의 국익을 잣대로 동맹관계를 따져보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때에 따라서 한국과 미국의 동맹 수준은 급격히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지한파가 있는 정부, 한반도에 이익이 된다

공화당은 국제 사회에서 패권 강화를 중요시하고 북한에 대해 강경함을 보이는 동시에 대화에 있어서도 적극적이다. 민주당은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국제사회의 협의를 중요하게 여긴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미국 내 이슈에 관해서는 정책적 차이가 크게 뚜렷하나, 해외정책 특히 북한과 관련한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두 양당 모두 북한의 핵이 이슬람 근본주의자나 테러단체의 손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고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으며 검증 가능한 CVID 해법을 원한다. 공화당 부시 정부는 이라크 전쟁과 그 이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일부 감축했지만, 상황에 따른 조치였을 뿐 양당 모두 주한미군의 주둔을 유지하길 원하는 입장이다.

  한반도 정책에 있어 양당의 뚜렷한 입장 차이는 크지 않다. 한국을 잘 아는 인사를 보유한 정부가 한반도에 도움이 되고 이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크다. 과거 부시 정부 시절 외교 안보을 담당했던 관계자는 “한국에 존재하는 일부 반미여론, 호남과 영남의 지역갈등 등 한국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화당 혹은 민주당에 따라 다소 대북정책의 틀은 다를 수 있지만, 실무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지한파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의지, 미 정당 관계없이 성과낼 수 있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미국과 북한은 작년까지 거친 언사를 내뱉으며 서로를 향해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1년 만에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미국 민주당 빌 클린턴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해 북미정상회담 직전까지 갔고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했지만, 대체로 미국 양당은 북핵문제해결의 시급성을 깨닫고 있음에도 과제를 차기정부로 넘겨왔다. 미국 민주당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기보다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동아시아 정책을 선호했고 경제적 압박을 지속해 북한을 대화로 나오게 하는 전략적 인내 전술을 구사했다. 국내 라디오의 출연한 외교 전문가는 “이명박 정부는 북한은 시간이 지나면 무너질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의 대북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힐러리 오바마 정부 국무장관은 여러 차례 북한과 대화로 핵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공화당은 당시 “2009년 도입한 전략적 인내 정책이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시간만 벌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고, 오마바 대선 캠프에 있던 프랑크 자누지 또한 “북한이 변하기를 기다리는 전략적 인내 정책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하지만 특유의 협상가적 자질, 쇼맨십을 보이며 북한과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게다가 여러 국내외 스캔들로 국내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비핵화’가 큰 도움이 될 터였다. 이렇듯 북한과 미국의 정치적 상황을 파고 들어 정부의 의지를 피력한다면 정당과 관계없이 성과를 낼 수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정부 출범을 위해 중간선거에 돌입한다. 북한의 숙원이었던 미국과의 회담이 개최됐지만,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지 못할 경우 다시 북미 평화 무드는 와해될 수 있다. 북한과 미국을 한 테이블까지 오게 하는 한반도 운전자론은 향후 어느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북한과 미국을 모두 설득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작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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