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의 날]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 이경회 이사장
인간에게 ‘집’은 필수 생활요건인 의식주 중 하나이지만, 최근 계속되는 경기불황 탓에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 실현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는 무주택가정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어 자립의 희망을 심어주고, 사회의 건전한 일원이 되게 함으로써 지역과 사회에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고 있다.
나눔 정신의 실천으로 희망을 건축하다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는 비영리, 초종파적인 국제 NGO 단체로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1976년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한국해비타트는 1994년 정근모 이사장을 중심으로 발족하여 전국 10개 지회와 대전지부에서 건축사업 및 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 역시 나눔 정신을 바탕으로 2001년에 창립, 이경회 초대이사장을 필두로 해비타트 운동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는 2000년 종로구 창신동 5세대 건축을 시작으로 2004년까지 19세대의 집을 지어 무주택 서민들에게 안락한 집을 제공했다. 2005년부터는 한국 해비타트 지회 중 최초로 집짓기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저소득가정의 집을 고쳐주는 환경개선 활동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드디어 1000번째 집고치기 사업의 수혜자가 탄생하기도 했다. 또한, 지방에서 올라온 저소득 대학생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울시 서대문구청(구청장 문석진)과 함께 대학생 임대주택 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지회는 사랑의 집고치기사업, 사랑의 집짓기사업과 대학생 임대주택 건축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와 공동으로 ‘에너지 효율을 위한 단열보강’, ‘기밀창호교체’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여 총 240세대가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의 실현’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는 입주자들에게 단순히 주거만을 위한 목적의 ‘집(House)’이 아닌, ‘가정(Home)’으로서 안정과 복원의 기능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입주자들은 집을 원가로 분양받게 되며, 분양비용은 15년간 무이자 분할 상환을 통해 다른 집짓기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 또한, 입주가정은 자원봉사자와 함께 이후 다른 집짓기사업 건축과정에 참여하는 형태로 입주자들의 자긍심을 고양시킨다. 이는 가장이 올바른 자세로 ‘가정(Home)'을 이끌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해비타트 운동의 특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경회 이사장은 “해비타트 운동으로 내가 가진 것을 어려운 이웃과 나눌 때에 진정으로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라며 해비타트 활동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인간과 환경, 건축의 융합을 통한 희망의 미래 구현
한국 해비타트 서울지회가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경회 이사장의 남다른 노력과 열정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이사장은 40년간 연세대학교 건축학 교수로 활동해 오며,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과 그만의 환경건축과 봉사에 대한 철학을 접목해 해비타트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현재 (사)한국환경건축연구원(이하 연구원)을 이끌고 있다. 연구원은 국내 최고의 친환경 건축분야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단체이다. 현재 친환경 설계 컨설팅 및 기술 보급, 친환경·건강건축 관련 제도 위탁 연구업무 및 국토해양부로부터 ‘지능형 건축물 인증기관’과 ‘녹색건축 인증기관’으로 지정되어 활동 중이다.
이 이사장은 “해비타트의 다양한 사업과 연구원의 기술력을 접목해 무주택가정에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집을 선물하고 있습니다”라며 “건축이 건물만을 위해서는 안 되고 건물에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들, 건물이 환경에 미치게 될 영향까지 폭넓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평생 건축인으로 살아오며 가진 사명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처럼 이 이사장은 해비타트 활동을 통해 사회의 많은 이들에게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안겨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업을 추진함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사업의 특성상 수행 인력의 전문화와 사업모델 정형화, 사업방향에 대한 관련 기관 담당자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또한, NGO 단체의 성격상 모든 사업은 후원으로 진행되는데 기금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자원봉사자들의 참여 유도와 많은 가정에 대한 지원이 쉽지만은 않다.
소시민적인 입장에서 겸허하게 나눔이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경회 이사장. 그는 “해비타트가 사회적 주거복지문제에 대한 NGO의 선도적 역할을 다 하고, 나아가 복지사회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길 희망합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그의 바람처럼 한국 해비타트 서울지회의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에게 희망의 발판을 만들어 주고 사회와 나라의 공익에 큰 힘이 되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