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Ⅱ] 코스피 1,800선 붕괴! 국내 산업계의 위기인가
[Cover Story Ⅱ] 코스피 1,800선 붕괴! 국내 산업계의 위기인가
  • 박병준 기자
  • 승인 2013.06.2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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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쇼크의 영향, 분야마다 상반되는 전망
[이슈메이커=박병준 기자]

 국내 산업계 영향






지난 6월 23일 일요일, 정부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장기채권 발행물량을 줄여서 유동성을 조정하고 투기적 움직임 때문에 외환시장이 과잉반응하면 즉각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버냉키 쇼크’에 대한 예방차원에서 정해진 일이다. 버냉키 쇼크 이후 우리 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이 무너지며 급락하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으로 인해 금융계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걸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버냉키 쇼크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버냉키 쇼크가 국내에 주는 영향은

6월 25일, 국내 주식 시장은 연중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11개월 만에 1,800선이 무너진 코스피는 외국인이 1,300억 원의 매물을 쏟아내며 1,780.6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하며 500선이 무너져 480.96으로 마감됐다. 6월 20일,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이후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시장이 흔들리는데다 중국발 자금경색 이야기가 나오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이은 중국 금융시장 신용경색 우려로 G2 악재의 여파에 그대로 반응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8년, 한국의 주식, 채권시장에 외국자금 155조 7천억 원이 이탈한 바 있다. 이번 버냉키 쇼크 여파로 외국인 주식보유 비율이 연중 최저치로 하락하며 투자시장의 위축되며 축소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이후 주장하고 있는 ‘창조경제’가 버냉키 쇼크로 위협받고 있는 한국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할지 전망이 불투명하다. 지난 1994년 미국이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융 긴축 정책을 단행하자, 멕시코가 금융 위기에 휘말렸다. 당시 미국은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강세를 유도하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1997년 태국을 시작으로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로 번진 외환위기는 아시아 전체의 금융 위기를 불러왔다. 이후 러시아까지 외채 상환을 중단하며 연쇄적 위기가 지구를 한 바퀴 돌아왔다. 금융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 빠지면 지난 IMF 시절 같은 산업계 전반에 걸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양분되는 주장은 버냉키 쇼크로 인한 국내 경제 상황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장은 버냉키 쇼크로 인해 요동치는 증시가 정상적인 일이며 국내에 심각한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반면,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을 비롯한 산업계에서는 큰 위협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국내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는 전망

신제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장은 6월 24일 오전 열린 금융위원회 간부회의에서 “버냉키 의장 발언 이후 국내외

▲신제윤 금융위원장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현 상황은 실물경제 회복에 기반을 둔 정상화 과정임을 분명이 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향후 양적완화 축소가 실제로 실행되면 그것은 미국 실물경기의 개선을 반영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신 위원장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경기회복은 한국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여타 신흥국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영향을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위기대응능력 제고 등의 노력으로 건실한 펀더멘탈(한 나라의 경제 상태를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되는 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업률 등의 주요 거시경제지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까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20억 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화유동성도 3천 288억 달러에 달한다.

  신 위원장은 취약부문인 자금시장 경색과 관련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채권시장을 포함한 기업 자금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을 했고, 회사채 시장의 경우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취약업종 중심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건설·해운·조선 등 경기순응업종의 회사채 자체 상환능력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은 금융시스템 안정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일부 취약업종을 포함해 기업전반의 자금애로 해소를 위한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시 적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당부했다.

  금융당국 역시 버냉키 쇼크로 금융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가 과도하다며 영향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우리 경제의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외채 구조 등을 보면 경제기초체질이 다른 신흥국보다 양호하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디레버리징(deleveraging:자기자본 대비 차입비율에서 차입비율을 낮추는 것)이 진행될 경우, 국내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긴축 정책을 실행할 경우 해외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해 자국으로 가져가는 것은 국내 대형 펀드가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외국에 투자한 것을 먼저 회수하는 것과 같다. 펀더멘탈이 나쁘지 않은데 단기간에 증시가 급락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투자자들의 조정이 이뤄졌다는 심리가 형성되고 무작정 팔 경우 돈을 회수하는 수준을 넘어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가총액의 30%를 들고 있는 외국인들이 전부 팔자에 나설 경우 급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으나 국내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금처럼의 급락은 없을 것이라 보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산업계 전반에 걸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


▲부동산계를 비롯한 산업계는 버냉키 쇼크로 인한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주택거래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4.1 대책’ 효과가 사라져 부동산 시장이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던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중단과 중국경제의 상승세 둔화로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심리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버냉키 쇼크로 시장 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 이자를 갚아야 하는 하우스푸어들의 사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허 위원뿐 아니라 건설·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국내 시장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가계부채 악화로 진행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도 “취득세 감면 혜택도 이달 말로 종료되는 시점에, 하향 추세였던 금리가 버냉키 쇼크로 오를 경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하우스푸어 대책도 실효성이 크지 않은 만큼 시장 악화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금융계의 전망과 달리 실물 경기 침체와 금융 시장 악화가 맞물렸다는 면에서 더 큰 악재로 평가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시장 금리 상승이 경기침체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며 대출 등 시장금리는 오를 수 있겠지만 실물경기가 좋지 못하다 보니 정책금리가 쉽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냉키 쇼크의 악영향을 말하는 분야는 부동산업계 뿐만이 아니다. 오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줄이 막히게 될 경우, 그 파장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각 기업들. 국내 회사채 중 최고 신용등급을 가진 KB금융지주는 6월 28일 회사채 3,500억 원을 발행하기 위해 회사채 수요조사까지 실시했으나,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발행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이는 채권 시장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로 우량기업인 CJ와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마저 회사채 매각에 실패한 사실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가 위축되며 증시에 우려가 심화될수록 국내 투자 시장마저 요지부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해운업계의 경우 이번 사태로 고사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그나마 준비해 왔던 채권 발행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기불황에 빠져 있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역시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부진했던 정유업계의 버팀목이었던 화학 사업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친 상황이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의 위기가 가중되면 연쇄반응으로 대기업, 산업계 전체로의 위기가 확산될 수 있는 것이 문제다.



장기적으로 냉철한 자세가 필요

6월 23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냉철한 시각이 필요”하다며 4가지 시장안정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국제금융시장의 모니터링을 24시간 체제로 확대하는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하며,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올바른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신용평가사와 협의 시, 신흥국과 차별화된 상황을 설명하겠다고 전했고, 불안 상황이 나타나면 긴급하게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고 시장 쏠림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추 차관의 말에 따르면 한국 경제 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른 신흥국보다 양호하고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냉철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버냉키 쇼크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양립하는 입장을 종합해 보면, 급변하는 상황에 투자위축심리가 확산되는 것은 과도한 우려이며, 긴축으로 인한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회수는 일정부분 예상이 가능한 상황이다. 해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지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발 악재가 겹쳤다고는 하나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정부와 관계부처 그리고 산업계의 대응책으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우리의 펀더멘탈이 신흥국과는 상대적으로 확연히 안정되어 있어 중장기적인 차별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투자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펀더멘탈보다 기술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쇼크로 인해 코스피는 6월 내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락장에서는 이익추정치 하향추세로 밸류에이션(기업이익의 증가 등으로 기업 가치는 높아지는데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태) 지표의 신뢰도가 크게 낮아지므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펀더멘탈에 기반한 종목선정보다 기술적 대응전략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버냉키 쇼크로 전 세계적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그 여파가 우리에게 까지 미쳐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우려가 과도하진 않은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다. 글로벌 불황시대에 우리는 무역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여타 국가와는 다른 안정성을 보였다. 현재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냉철하게 상황을 주시하며 행동의 방향성을 잡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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