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바꾸기 위한 치밀한 노력
과거를 바꾸기 위한 치밀한 노력
  • 류성호 기자
  • 승인 2013.06.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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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날조, 홍보로 왜곡되는 역사,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슈메이커=류성호 기자]

[Dangerous Korea Ⅱ] 삐뚤어진 역사의식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변할 만큼 몰라보게 달라진다는 말이지만 예외가 있다. 일본과 중국의 망언과 역사왜곡은 강산이 변할 만큼 변했어도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랑케는 “역사란 본래 있었던 사실을 주관이나 편견 없이 그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즉, 객관적 진실을 왜곡하지 말 것을 강조하며 진실은 여러 개가 아니라 하나밖에 없다고 전하며 진실 된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랑케의 말과 달리 현재의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 속에서 한반도의 역사를 부정당하고 있다.


일본의 그릇된 역사의식,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최근 국제적으로 일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목을 받는다는 말이 좋은 일로 관심을 받는 뜻이라면 아니 일본은 단순히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23일 참의원에서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져 있지 않으며, 국가와 국가 간 관계에서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발언했다. 이에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우려를 표명했고, 한·일 외무장관회의, 한·중·일 재무장관회의 등이 취소되는 등 외교와 경제 분야에 큰 파장이 일었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동아시아 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었으므로 미국이 일본을 점령하여 강요한 제도와 체제, 그리고 동경재판사관과 같은 역사인식을 바로잡아 미국의 ‘종속 국가’인 일본의 지위를 탈바꿈해야 한다는 논리로까지 이어진다. 아베의 시선은 한국 언론의 분석과 달리 헌법 개정과 군대 보유에 머물러 있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아베 신조는 여야 의원 168명이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의 신사참배를 주변국에서 비판하자, “우리 각료는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자유를 확보하고 있다”며 그들을 거침없이 옹호하였다. 4월 28일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이 발효된 날을 일종의 해방기념일로 간주하며 일왕까지 참석시킨 가운데 ‘주권 회복·국제사회 복귀를 기념하는 식전’을 치르면서 주위 국가들의 빈축을 샀다.

더불어 일본 국사 교과서에 대해 일본 자민당이 “확정된 사실 이외엔 교과서 본문에 기술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7월 참의원 선거 공약에 포함시키기로 시키기로 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 같은 방침은 16일 열린 자민당 교육재생실행본부의 ‘교과서 검정에 관한 특별부회’ 회의에서 정해졌다고 발표했다. 산케이는 “일부 역사 교과서에 보이는 편향된 기술을 시정하기 위해 7월 참의원의 종합정책집인 ‘J파일’에 이런 방침을 명기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는 “현행 교과서 검정 제도하에선 출처와 출전 등을 제시하면 사실관계가 불확실한 난징사건(난징대학살)의 희생자 수도 검정을 통과할 수 있다”며 “중국 측의 과장된 주장인 ‘30만 명 사망설’도 기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자민당의 주장의 바탕에는 지난 3월 말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일본 내 우익 세력이 “과장되고 오해를 부르는 기술이 많다”며 난징대학살, 종군위안부에 대한 편향된 주장이 있다. 반면 “난징사건의 희생자 수에 대해 일본 국내엔 ‘수만 명 설’, 심지어 학살이 없었다는 ‘학살 부정파’까지 있지만 일부 교과서는 중국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기술하고 있다” 며 시정이 필요하다고 일본 자민당은 주장했다. 즉, 자신들에게 불리한 과거사를 ‘확정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규정해 교과서 본문에서 제외시키는 방법으로 역사왜곡에 나서겠다는 게 자민당의 속내인 셈이다. 자민당은 지난해 말 중의원 공약에도 “복수의 설이 있는 경우엔 다수설과 소수설을 명기하고 수치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교과서 검정 기준을 포함시켰다. 국내의 우려와 달리 정당한 역사인식에 대해 반감을 드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예컨대 아사히신문은 “학술적으로 확정됐는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란 문부과학성 간부의 말을 전하며 자민당 공약의 비현실성을 지적했다.




한반도가 중국의 속국? 역사침략은 계속되고 있다

한반도가 위기에 처한 만큼 한국에 대한 견제는 일본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 과제’ 즉, 동북공정을 통해 중국의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 프로젝트 속에 한국을 끼워 넣으며 자신의 역사속에 한국을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2001년 6월에 동북공정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이후 8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02년 2월 18일 중국정부의 승인을 받아 공식적으로 동북공정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 연구는 중국 최고의 학술기관인 사회과학원과 지린성(吉林省)·랴오닝성(遼寧省)·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 둥베이삼성(東北三省)의 성 위원회가 연합해 추진했다. 처음 2006년까지 5년을 기한으로 진행되었으나, 그 목적을 위한 역사왜곡은 2013년인 현재도 진행 중이다. 궁극적 목적은 중국의 전략지역인 동북지역, 특히 고구려·발해 등 한반도와 관련된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어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영토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있다.

그들의 방법에는 크게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로 나뉜다. 주요 연구과제는 동북지방사 연구, 동북민족사 연구, 고조선사·고구려사·발해사 연구, 중국과 한반도 관계사 연구, 한반도 정세 및 변화와 그에 따른 중국 동북 변경지역의 안정에 관한 영향 연구 등이다. 특히 고조선·고구려·발해 등은 고대 중국의 동북지방에 속한 지방정권인데, 북한과 한국의 학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왜곡하고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전제 아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가 중국의 속국이라는 전제에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동북공정을 넘어서는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중국이 요하 지역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요하문명권 곳곳에서 고도로 발달된 신석기 문명을 보여주는 여신묘와 돌무지무덤, 탄화된 기장과 조 등이 발굴되기 시작하자, 중국은 요하문명을 중화문명의 시발점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고구려·발해사를 중국사의 일환으로 포함시키려는 ‘동북공정’에서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 중국사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라고 해석된다. 요하문명을 중화문명의 뿌리로 규정하는 시도를 ‘중화문명탐원공정(中華文明探源工程)’이라고 부른다.

이후 “‘요하문명이 중화문명의 발상지’라는 내용의 논문이 대거 발표되고, 요하 일대에서 발굴된 고고학적 성과를 전시하는 박물관이 잇따라 신축 개관했다”며 “이번 남신상 발굴에 쏠린 중국학계의 관심도 이 같은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서 있다”고 분석된다. 홍산문화로 대표되는 요하문명의 특징은 빗살무늬 토기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한민족의 선조인 북방민족들의 생활상과 그대로 연결된다. 우리 민족 문화와도 관련이 깊은 요하문명을 중국이 ‘중화민족의 시조인 황제의 영역’이자 ‘중화민족의 실질적인 기원지’로 단정해선 안된다는 것이 한국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한국항공대 우신하 교수는 “이번에 남신상이 발견된 홍산문화의 주 토템은 곰인데 우리와 관련이 깊은 이 지역의 역사를 중국의 의도대로만 해석한다면, 고조선·고구려 이하의 한국사 전체가 자동적으로 중국사의 방계 역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요하문명·홍산문화는 중국만의 것이 아니라, 동북아 공동의 기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구 전 선문대 역사학과 교수는 “중국이 예전에는 ‘동이족(東夷族)’ 문명으로 규정했던 요하지역의 역사를 이제는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한국 학계의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긴장만 고조시키는 역사왜곡 동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중국은 아세아 20여국과 역사 전쟁을 하고 있다. 우리 고대사 말살을 위한 중국의 동북공정도 완성단계다. 중국은 이제 왜곡·변조한 역사를 갖고 박물관까지 지어 개관하며 중국인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왜곡한 우리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뒤집어 홍보하고 또한 가르치고 있다. 그들의 역사가 실제로 5%밖에 되지 않아 우리 역사를 도둑질 셈이다. 일본 또한 교과서에서 자신들이 열등한 반면 우리가 선진국이었던 사실을 감춘 채 그릇된 역사관으로 우리의 정신세계를 참담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일본은 우리의 자존감을 패배감과 열등감으로 바꿔놓으며 자신들의 우월감을 심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들은 우리를 멸시하는 적반하장의 역사책을 발간해 학생들에게 노골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이에 침략 역사 부정 등으로 동북아 역사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일본 아베 신조 정부에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침략 부인’ 발언과 각료 및 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망언·망동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외교 통로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4월 25일 브리핑에서 역사왜곡 문제와 관련, “중국과 한국 등 우려를 표시하는 나라들이 있다”고 지적한 뒤 “미국 주재 일본 대사관과 일본 주재 미국 대사관을 통해 일본 측과 얘기하고 있다”며 미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일본 정부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국무부는 주미 일본 대사관에 공식적인 항의를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역내 국가들의 강력하고 건설적인 관계가 평화와 안정을 증진한다고 믿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를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릇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적극적 대응으로 나서야 할 때

우리나라 정부는 역사왜곡 문제에 대해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두둔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외교부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지도적인 인사들이 정직한 역사의 거울 앞에 과거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정직하게 겸손한 마음으로 비춰 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벳쇼 일본 대사는 한국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면 서도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는 등 여전한 시각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더불어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에 일본정부 규탄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하고 나서 정치권의 외교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윤관석 민주당 대변인은 25일 오후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에 제안한다”며 “국회 차원에서 ‘일본정부 규탄 결의문’을 여야가 초당적으로 채택하고 힘을 모아 일본의 외교도발, 역사도발 중단을 위해 공동의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 했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침략역사를 더 이상 반성하지 않겠다는 아베내각의 극우적 발상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며 더 이상 우리 국민과 주변국들의 인내를 시험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촉구했다.

역사는 나라의 정신이자 민족의 정통성을 말해준다.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무시하는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은 시시각각 붉어나오지만 국내의 적극적인 대응은 찾아보기 힘들었던 현실이다. 위험에 빠진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국민과 국가가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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