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탄생 초읽기
안철수 신당, 탄생 초읽기
  • 류성호 기자
  • 승인 2013.05.28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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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창립 공식 선언
[이슈메이커=류성호 기자]

[Cover Story] 안철수 의원





지난 18대 대선의 핵심변수로 떠올랐던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는 문재인 전 후보에게 지지선언을 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은 안철수의 행보에 주목됐다. 안 후보가 다시 정치에 도전할지, 도전한다면 신당을 창당할지, 민주통합당에 입당 할지 등 각종 추측이 난무했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언론과 국민이 주목했다. 올해 10월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변수가 생겼다. 서울 노원병의 노회찬 의원이 안기부 X파일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것이다. 이제는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병을 시작으로 한국 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그려나가고 있는 안철수 의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를 위한 신당 창당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와신상담(臥薪嘗膽)’ 후 출사표 던지다

지난 3월 11일 대선 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던 안철수 전 후보가 급히 입국했다. 그가 입국한 이유는 서울 노원병의 출마를 위해서이다. 이는 안 후보가 미국으로 출국 전 밝혔던 ‘새 정치’의 뜻을 이룰 기반으로 노원병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입국당시 노원병과 부산 영도, 두 곳의 출마가 예상됐지만 그는 “지역주의를 벗어나서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새 정치의 씨앗을 뿌리고자 결심했다. 그리고 노원지역은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대한민국 대표적 지역이다”라고 밝히며 “해당 지역에는 많은 관심사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노후, 교육, 주거 등의 현안 문제가 있는 곳이다. 그 곳에서 문제 해결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정치의 길을 걷고자 한 것이다”라며 노원병 출마를 확정했다. 이후 과반수를 넘은 58%(2만 7,423표)로 당선을 확정했다. 당선소감에서 “저를 지지해주신 노원주민 여러분 그리고 성원해 주신 국민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반드시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노회찬 전 의원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 선의의 경쟁을 해 준 허준영, 정태흠, 나기환 후보에게도 위로와 감사를 드린다”며 “국민여러분 안철수의 새 출발을 꼭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안철수 의원의 당선은 비단 ‘안철수 현상’에서 그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후보인 안민석 의원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당선을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회초리’로 규정하며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더불어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전통적인 진보당의 지역구에서 무소속인 안 후보가 당선됐다는 사실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안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면서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하면 신당창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민주당 내에서도 대다수를 차지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의 상당수가 안철수의 신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견제도 끊이지 않았다. 최근 민주당 당대표로 당선된 김한길 후보역시 당선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과의 관계는 아시다시피 한쪽의 의지만으로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당의 혁신과정에서는 경쟁, 새로운 정치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유하고 있으니 그런 면에서는 경쟁하는 동지적 관계로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국회 입성에 술렁이는 정치권

국회 입성 후에도 안철수 의원을 보는 시선은 양분됐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새로운 정치, 진정성을 믿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댓글과 트위터 반응을 종합하면, 상당수 네티즌들이 신당창당을 주문하는 글을 많이 남겼다. 트위터 아이디 rhkstls***는 “민주당과 엮이면 안철수 정말 철수해야 한다. 민주당 입당하는 순간, 그대로 추락할꺼다”란 트위터를 남겼다. 이와 더불어 네티즌들은 “기존정당이 아닌 국민이 원하는 정당으로 시작하라”는 의견을 보였다. 더불어 안보 의식을 더 키워달라고 주문하는 네티즌의 의견이 많았다. 다음 아고라 아이디 rmask****는 “안철수 의원의 안보의식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진다면. 든든한 정치인 될 것”, “간 그만 보고 대한민국 안보현실에 대한 감각을 좀 키우고 신념을 가져달라”는 격려의 말을 남겼다.

네티즌의 폭발적인 관심과 요구와는 달리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페이스북에 “학교에 왔더니 전학 온 학생이 있다. 철수는 내 옆자리, 무성이 행님은 내 뒤에 앉았다. 그중 한명하곤 같이 놀기 싫은데”란 글을 남긴 것이다. 또한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5월 3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국회 입성 관련, “기존 정치 패턴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도 불가피하게 있을 수 있고 전에 했던 말을 바꾸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며 정치 생리를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서 “안 의원이 밖에서 정치를 비판했던 입장에서 정치권에 들어와서 정치를 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현실적 장벽이라든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므로 추이를 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철수 의원의 신당창당에 대해 새누리당 일부도 그 영향권에 속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 입당보다는 신당 창당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며 “아직 새누리당이 여전히 국민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정당’ 안철수의 ‘내일’

안철수 의원의 입성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던 한국 정치권에 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안 의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연구소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을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내일’의 이사장은 진보진영의 원로 정치학자로 꼽히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맡고, 소장은 장하성 전 대선캠프 국민정책본부장이 맡기로 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문카페 ‘창비’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최창집 이사장은 ‘내일’에 대해 “정당 창당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어 “민주당과의 관계는 앞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혀 ‘안철수 야권의 재구성’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내일’은 정책 전문가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열려 있는 완전한 개방형 구성을 추구하며 국민들과의 소통을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여러 분야에서 자생적인 시민참여포럼들과 연계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안철수 의원이 생각하는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각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사는 분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드리고 그분들이 가진 현장의 문제의식을 잘 반영해 대한민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연구를 집중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소장에는 측근인 장하성 전 본부장을 임명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8월 독일체류를 마치고 귀국예정인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과 손 상임고문의 연대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안 의원은 작년 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협상 와중에 손 상임고문과 단독회동을 가진 바 있기 때문이다.

최창집 이사장은 “안 의원만큼 저에게 집요하게 그리고 진정성을 가지고, 정치와 민주주의를 배우고자 하는 열성과 열정을 바탕으로 대했던 사람은 없었다. 안 의원의 열정에 감동한 것이 이사장직을 맡게 된 가장 중요한 계기”라고 이사장직 수락배경을 설명했다. ‘내일’의 추후 활동에 대해 최창집 이사장은 “산업화·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의 새로운 청사진을 준비하는 네트워크형 싱크탱크”라며 “함께 더불어 잘사는 한국을 어떻게 만들지 구조적 변화와 개혁의 대안을 국민들과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호남의 한 재선 의원은 “연구소 설립은 신당 창당을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인다”며 내일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손학규 계의 한 의원은 “최창집 교수가 손 전 대표와 친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간 안 의원의 창당을 지지해왔고, 연구소 하마평에도 꾸준히 오르내리지 않았냐”면서 “손 전 대표와 안 의원의 ‘연대설’은 확대해석이다. 최 교수를 통한 두 사람의 ‘연대설’은 무리”라고 일축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치를 바꾸느냐? 안철수가 바뀌느냐? 과제는 많다

신당 창당에 앞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이 창당하면 지지율은 26%로 지지율 29%를 기록한 새누리당을 바짝 뒤쫓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민주당은 12%, 통합진보당은 1%, 진보정의당은 1%, 의견유보는 31%로 조사됐다. 이는 안철수 신당 창당 전 새누리당은 40%, 민주당은 21%였던 지지율에서 각각 11%p, 9%p가 하락하는 것으로 안철수 신당이 창당할 경우 기존 정당 구도에 큰 변화가 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자(397명)의 12%, 민주당 지지자(209명)의 38%, 무당파(360명)의 경우 32%가 안철수 신당을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관계자는 “안철수 신당은 기존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파의 상당수를 유입해 20~40대에서는 제1당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당 창단에 대해 최창집 이사장이 보인 반응과는 달리 안 의원의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신당 창당을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가 바뀌려면 사람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준비가 돼 있고 공익에 대한 헌신하는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먼저 준비되고 또 기존 사람들도 바뀌어야지만 이후 정치개혁이라는 과제도 실현가능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전면적인 구조개혁과 개편이기 때문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전하면서 정치세력화에 나설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민주통합당의 문희상 의원은 ‘안철수 신당’ 창당설과 관련 “안 의원이 신당을 만들어도 민주당에서 이탈하는 의원은 없을 것”이라며 “설사 우리 당 의원이 신당으로 간다고 해서 안 의원이 덥석 받아주는 것은 ‘죽을 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안 의원을 적군이 아닌 아군이자 외연 확대로 생각한다. 안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하는 순간 공동운명체가 됐는데 그걸 벗어나려 하면 상식이 아니다”라고 전하면서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철수 정치’는 여전히 안개에 가려 있다. 새 정부 및 새누리당, 민주당, 진보세력 등과의 관계 설정부터 정치적 지향과 정책의 구체화, 정치세력화 방식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선택지가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당면한 지역구 갈등을 어떻게 풀어 나가는지도 관건이다. 이런 현실정치의 가시밭길을 ‘안철수 방식’의 새로운 정치력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든 그가 여느 정치인처럼 부침을 거듭하며 현실에 안주하게 될지, 현실정치를 변화시키는 창조적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취재/안수정 기자, 류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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