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보다는 우려의 목소리 크다
국내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보다는 우려의 목소리 크다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3.05.2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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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위기, 일본 엔저 등 해결 기미 보이지 않아....장기불황 현실화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Economy Focus Ⅱ] 우리 경제 억누르는 대외적 문제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20일 ‘2013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세계경제 악재라고 지적하면서 향후 1년간 한국 기업들의 부정적 신용등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0%로 낮춘 지 6개월 만에 다시 하향 조정했다.

한국경제가 2%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내부적으로는 ‘경제 민주화’를 전면에 내건 정치권의 공세까지 거세지고 있다. 이미 달러당 엔화 환율은 100엔을 넘어서며 엔저 현상이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조선, 자동차, 전자, 기계 등 수출기업은 벌써부터 초비상이다. 우리 경제는 내부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 경기부양 해소 등을 통한 금융시장 안정화,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풀어야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대외적으로 미국과 EU국가들의 양적완화와 일본의 엔저 정책은 국내 금융시장과 더불어 수출산업을 위협하며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북한 리스크는 우리나라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부추기며 자본시장을 움츠리게 하고 있다.



유럽 경제위기 3년, 3500조원 쏟아 부었지만 악화 지속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금융시장 내에서 파생상품이 개발되고 재탄생과정이 무제한으로 반복되면서 파생상품의 기반이었던 부동산 경기 침체가 도화선이 됐다. 이를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파생상품에서 부실의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이처럼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사태로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는 마침 ‘EU’라는 경제통합기구가 가동을 시작한 유럽지역으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경제 통합으로 각국의 환율 방어막이 제거된 유럽은 한순간에 국가들의 부실이 수면위로 올랐고, 결국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결과를 낳게 됐다. 불길이 글로벌 전 지역으로 전염돼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각 국가와 경제연합체들은 현재의 금융권 해체 위기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경험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제한적으로 돈을 풀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금까지 쏟아 부은 금액은 2,422,100,000,000유로(약 3546조2450억원). ECB가 유럽 각국의 국채 매입을 통해 푼 돈(1조1315억유로)과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을 통해 유럽 각국에 빌려준 돈(1조187억유로),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빠진 4개국에 직접 지원한 구제금융(2719억유로)을 모두 합한 액수다.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부강한 독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다. 

이같이 엄청난 돈을 풀었지만 유럽 재정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시작된 유럽 위기가 스페인 등의 은행권으로 번진 데 이어 제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적 제조업 강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 기업들이 신용 경색과 내수시장 위축으로 흔들리고 있다. 2001년 360만대였던 프랑스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168만대까지 줄어들며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에서 밀려나는 굴욕을 맛봤다. 이탈리아에서는 4만5000개 기업이 단기 자금 압박으로 문을 닫았다. 2011년 대비 16% 늘어난 수치다. 지난 1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공장 가동률은 76.5%로 그리스 구제금융 직후 위기감이 만연했던 2010년 3분기(77.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득갑 연구위원은 “고용과 세입의 핵심인 기업으로 위기가 전이되면서 유로존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100엔대의 엔·달러 환율이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우리 수출기업의 고전은 수출 채산성 악화와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 일본 ‘엔저’의 타격으로 더 큰 위기 봉착

한국의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과 함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경우 성공적으로 권력이 이양돼 다소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일본은 아베신조 총리의 무제한 양적완화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엔저공습으로 국내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엔화 약세에 면죄부를 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의 ‘엔저 공습’으로 수출 산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월 23일 산업계와 경제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아베 일본 정부의 무제한적인 양적 완화 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 품목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일본과 경합하는 우리나라 수출품목 49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 엔저 정책으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2.9%에 달하는 21개 품목은 지난해 플러스 수출 증가율에서 올해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4일 외환시장에서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100엔당 1천89원으로 원고·엔저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1일 1천430원에 비해 24% 하락했다. 이는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로 1차 원고·엔저가 발생한 1988년 6월 이후 6개월 절상 폭(9%)이나 일본의 장기 불황으로 2차 원고·엔저가 나타난 2004년 11월 이후 6개월 절상 폭(11.7%)의 2배를 넘는다. 잇따른 일본의 엔저 공습으로 우리 산업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쇼핑과 여행업은 물론 철강과 건설, 자동차 등 우리나라 핵심 산업까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당장 국내증시도 엔저로 몸살이다. 지난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1배다. 엔화 약세로 힘겨운 행보를 거듭하고 코스피가 결국 청산가치 수준까지 추락한 것이다. 지금까지 코스피가 청산가치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1998년 외환위기, 2001년 미국 9·11 테러, 2003년 이라크 전쟁,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등 특수한 상황에 한해 나왔다. 2010년 말 1.44배에 달했던 코스피 PBR는 2011∼2012년 2년간 하향 곡선을 탔다. 지난해 말 코스피 PBR는 1.12배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수치가 낮아졌다. 코스피 PBR는 지난달 19일에는 0.99배까지 하락했다.최근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면서 주가 수준이 급격히 하락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모두 대규모 양적 완화를 추진하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지만 한국의 정책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며 “이 때문에 하반기 이후 한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생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부추겨

남북 긴장관계가 위험수위를 넘나들면서 덩달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부활하는 조짐이다.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기업에 높은 투자 위험률을 적용해 우리 기업의 시장 가치가 외국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는 현상이다. 현재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은 북한이다. 북한 이슈의 영향은 장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나 궁극적으로 대결보다는 대화를 모색하기 위한 시도가 예상된다. 최근 증시에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반영됐다고 판단되므로 이로 인한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북한 리스크가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이 사건을 일으킬 때마다 국내 금융시장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때는 당일 코스피 지수가 2.4% 하락했고 천안함 침몰이 발표되던 2010년 5월20일 주가는 1.8% 하락했다. 최근 몇년간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군사적 충돌 등이 있을 때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잠시 흔들렸을 뿐 시장 방향이 바뀔 정도로 위협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강세를 이어가던 환율 방향을 돌려놓았고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증시를 꺾어놓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종전과는 달리 그 파장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유엔 안보리의 제재 이후 ‘전시상황 돌입’, ´1호 전투태세´ 등 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위협성 발언들을 2~3일 간격으로 쏟아내고, 남북 통신선 차단이나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개성공단 통행 차단 등 관련 조치들을 한 달 내내 내놓으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이 우리정부에서 제의한 실무회담 거절에 이어 단거리 발사체을 발사하면서 남북관계가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개성공단 사태는 점차 안개 속 형국을 띄고 있다.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과거 일회성으로 끝나던 사건과 도발들이 한 달 새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도 가랑비에 옷 젖듯 퍼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 리스크는 지난 5월 8일 북한의 개성공단사업 잠정 중단 선언 이후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위한 모든 남북간 통신과 통행을 일방적으로

▲남북 통신선 차단이나 남북 불가침 합의 페기, 개성공단 통행 차단 등 북한 리스크로 인한 긴장감이 지속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단하고, 5만여명의 북한 근로자를 철수시켰으며, 우리 측 체류인원들에 대한 인도적 식자재 공급까지 막아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켰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인한 입주기업 피해액은 6조원으로 추산된다. 원자재를 납품하는 5천여개 협력업체의 간접 피해액을 포함하면 10조원이 넘는다.

세계 금융위기, 고령화, 가계부채, 부동산 등 우리 경제를 억누르는 문제들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엔저 등 리스크들이 추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미국은 대규모 양적완화에 기대어 경기가 꿈틀대고 있을 뿐이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도 예전만 못하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경기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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