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자녀들은 고민에 빠져있다
대한민국의 자녀들은 고민에 빠져있다
  • 박병준 기자
  • 승인 2013.05.10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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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과 고민 사이에서 성장하는 자녀들
[이슈메이커=박병준 기자]

[Family Focus Ⅳ] 자녀들의 고민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선택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을 한다. 때로는 더 나은 결정을 찾기 위해, 때로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사람마다 고민의 주체는 다양하다. 그 중 가정의 자녀들은 인생을 설계하며 수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미래 사회의 주체가 될 자녀들은 학업, 취업 등 자신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함께 하루하루 성장해가고 있다. 꿈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자녀들과 그들을 돕기 위한 가족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10대 자녀들의 고민, 학업진로와 인터넷중독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라는 말을 들으며 성장해간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을 구하고, 좋은 직장을 구해야 잘 살 수 있다’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다. 각 가정의 자녀들은 부모님, 선생님들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며 학업에 매진하는 10대를 보내게 된다. 대한민국 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가 놀라는 수준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국제학교, 특목고에 진학하길 바라는 부모들은 자녀들을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 학원을 다니며 하루를 보내기를 강요하고 있다. 자녀들은 이 학업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 수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춘기 시절의 자녀들에게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버클리대에서는 가정파괴나 과도한 학업 부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성조숙증에 걸릴 확률이 2.4배 높았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밝혔다. 스트레스로 인해 호르몬계나 영양소 관련 이상이 올 수도 있다. 10대의 청소년들은 학업에 의한 스트레스가 자신의 몸을 갉아먹고 있지만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학업을 위해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10대의 자녀들에게는 학업보다 더 큰 고민이 존재한다. 서울시가 2012년 6월에 청소년상담지원센터의 상담내용을 분석한 결과 10대 청소년의 고민 1위는 ‘인터넷게임, 음란물 중독’이었다. 서울시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상담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방문한 77만2,696명의 청소년 중 24.7%인 19만1,184명이 인터넷게임과 음란물중독으로 상담을 받았다고 전했다. 학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은 17.6%로 13만5,992명, 일탈과 비행 13.2%, 10만2,031명으로 2,3위를 이었다. 결과를 증명하듯이 학교 근처 PC방의 오후 풍경은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교를 하자마자 PC방으로 향한 학생들은 어떠한 제재만 없다면 그들이 PC방에 있을 수 있는 마지노선인 밤 10시까지 자리를 지킨다.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셧다운제(밤12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만16세미만 청소년은 온라인게임 접속을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논란이 있다. 온라인 리서치기업 두잇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들은 셧다운제가 게임, 인터넷 중독이나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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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90년대 이후 사회적문제로 발전해온 따돌림과 왕따 등의 대인관계 문제 역시 10대들의 큰 고민이다. 문제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심리치료, 상담프로그램 등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고는 있으나 직접적인 해결은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들은 왜 따돌림을 당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따돌림을 가하는 학생들 역시 왜 따돌리는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20대 자녀들의 고민, 학자금마련과 취업을 위한 스펙

열심히 학업에 매진해서 대학에 들어가도 자녀들의 고민은 계속된다. 아침부터 밤까지 대학만을 바라보며 공부를 해온 자녀들은 ‘대학만 가면, 하고 싶은 걸 다 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힘든 학업의 시간을 이겨냈다. 그러나 정작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인 것이다. 취업, 학자금 등 자녀들의 고민은 20대에서도 계속된다. 리서치패널코리아가 지난해 8월 만20~29세 남녀 2659명을 대상으로 ‘20대 남녀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신의 스펙에 대한 고민(22%, 524명), 불투명한 미래(18%, 474명), 등록금, 학자금 대출(13%, 348명) 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꿈이나 정체성 고민, 취업 등이 뒤를 이었다. 20대의 자녀들은 결국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는 것이다.

방학이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대학생들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이유는 크게 학자금마련과 스펙 쌓기 두 가지이다. ‘어느 업체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주느냐’, ‘스펙 쌓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에 따라 아르바이트 자리를 정하는 대학생들. 그들은 각각의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학업병행 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 게다가 방학마다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학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직업

능력개발원에서 2011년 2, 4년제 졸업자 총 1,842명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경험 유무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30.3%인 559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학자금 대출로 인한 1인당 평균 채무액은 901만원으로 4년제 대졸자의 채무액 평균 1,081만원이 2년제 전문대 졸업자 739만원보다 많았다. 그들이 학자금 대출을 갚은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45.5개월이며 본인이 갚는다는 답변은 61.3%, 부모가 갚는다는 답변은 36.5%라고 전했다. 20대 청년들은 대학시절에는 아르바이트로, 졸업 후 취업을 하더라도 오랜 기간 학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20대의 상황을 빗대어 ‘3.1절’, ‘십장생’, ‘이퇴백’, ‘이구백’이라는 새로운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처럼 취업난이 심화되는 상황에 자녀들이 취업에 대한 고민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죽하면 현재의 자녀세대를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세대’라고 부르고 있지 않은가? 힘들어야 청춘이고 청년들은 고생도 해봐야한다는 유명강사들의 말이 그들의 귀에 들어올지가 의문이다. 진짜 힘들고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힘들고 고생도 해봐야한다고 하는 것이 격려가 되진 않는다.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꼭 경제적 불황이나 경쟁사회가 이유는 아니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여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흔히 말하는 ‘엄친아’, “엄마 친구 아들은 어디에 취직했다더라”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꿈이나 적성과는 상관없이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직장’을 구하는 자녀세대들에게 취업은 그 자체로 고민인 것이다. 남들은 대기업에 취직하는데 자신은 중소기업에 취직한다면 취직했다고 대놓고 말도 못하는 상황이다. 알게 모르게 사회적 환경이 암묵적으로 대기업,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직업을 갖기를 바라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꿈을 잊고 성장해가는 자녀들

“나는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카니발의 노래 ‘거위의 꿈’의 가사 중 일부다. 누구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꿈을 가슴에 품고 있던 시절이 있다. 자녀세대들에게도 꿈은 분명히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6,291명을 대상으로 희망직업을 조사한 결과 10년 전 인기가 높던 사업가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간호사, 직업군인, 경찰과 같이 안정성이 강조되는 직업들이 훨씬 더 순위가 급격하게 높아졌다. 이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이나 적성과는 관계없이 안정성을 더 큰 비중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결과다. 물론 자신의 꿈을 향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청소년들도 있다. 음악이나 미술 등의 예술이나 체육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학업에 최선을 다하길 바라는 부모들과의 갈등 역시 동반되곤 한다. 예를 들어 기타리스트가 꿈인 학생이 학교에서 함수를 배우는 것이 과연 필요가 있을까? 어린 시절부터 품고 있던 꿈이 성장하며 고민을 거듭하게 되고 어느 순간 고민을 하지 않을 정도로 잊혀간다. 꿈에 대한 고민을 잊고 돈을 벌기 위해 성장하는 자녀들보다 자신을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녀의 모습이 부모들 마음에 더 감동을 주지 않을까한다. 자녀들의 고민인 학업도 그들의 꿈을 이뤄 더 잘 할 수 있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 고민 역시 고민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충남대학교 김윤희 교수는 자녀들의 진로와 학업고민에 대해 “발달심리적 관점에서 10대는 자아정체성 형성 및 확립시기이므로 나의 아이가 현재 어디에 머물러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자아정체성은 청소년기에 확립되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현실상 자아정체성 형성 및 확립을 대학교에 와서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부모는 먼저 진로에 대한 고민이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매우 필요하고 반가운 고민임을 아이에게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김윤희 교수는 아이들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등 ‘어떻게’와 ‘무엇을’을 중심으로 한 질문을 통해 자신의 성격유형에 적합한 직업영역을 확인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 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보다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는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인정, 공감 받았던 재능을 부모가 함께 찾아주고 진로가 구체화되었다면 원하는 직업관련 대학들을 찾아보고 실현가능한 학교를 다시 탐색한 후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민은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것이다. 특히 자녀들에게 고민은 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부모들은 그들의 고민을 혼자서 마음에 담아두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가족과 함께 고민하여 해결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코미디 영화의 대가인 영화감독 빌리와일더는 “아침에 당신을 벌떡 깨울 수 있는 꿈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수 있는 꿈을 갖기 위해 자녀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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