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강렬하게!” 팝업 스토어가 뜬다
“짧고 강렬하게!” 팝업 스토어가 뜬다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3.05.10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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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콘셉트 전달하며 고객과 직접 소통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New Marketing] 팝업 스토어

 

회사원 박정화 씨(32·여)는 바쁜 업무 후 주어지는 주말이 되면 꼭 들르는 장소가 있다. 그녀는 신사동 가로수길을 방문해 각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Pop-up store)’를 들러보는 것이 삶의 활력소라고 소개한다. 스스로를 얼리어답터라고 칭하는 이 씨는 정보기술 기기는 물론이고 패션, 식품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에서 선보이는 신상품을 체험해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녀는 “팝업 스토어에서 ‘신상’을 미리 체험해 볼 뿐 아니라 정상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살 수 있어 알뜰 쇼핑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임시로 일정기간 운영했다가 철수하는 방식의 팝업 스토어가 최근 유통업계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확실히 자리 잡으면서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가 급변하면서 식품업계에게 있어 팝업 스토어는 고객의 반응을 가장 빠르게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급부상 했다.

 

 

 

 

 

 

 

 

 

 

 

 

 

 

 

 

 

 

 

 

 

 

 

 

 

 

 

 

 

 

 

 

임시매장 활용한 신종 마케팅 공간

웹페이지의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팝업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팝업 스토어는 시선을 끄는 독특한 공간 구성과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상품은 물론 브랜드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팝업 스토어는 입소문 마케팅에 유리하고 브랜드의 특징을 자세히 알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해외유통시장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02년 미국의 대형할인점 ‘타깃’(TARGET)은 맨해튼에 매장을 개장하려고 했지만, 적당한 부지를 찾지 못하자 짧은 기간 동안에 건물을 임대해 임시매장을 열었다. 그런데 의외로 이 임시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다수의 기업들이 벤치마킹하기 시작했고, 지금의 팝업 스토어 개념이 생겨났다.

팝업 스토어는 정식 점포를 갖기 어려운 브랜드가 건물이 잠시 비는 사이 일시적으로 문을 열어 고객을 맞는다는 경제적인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수의 브랜드에서는 브랜드 론칭이나 신제품 출시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장이자 전시 및 공연, 콜라보레이션 등과 같은 고객들의 체험에 기반으로 둔 다양한 방식의 팝업 스토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게릴라성 팝업 스토어 마케팅은 신제품 출시 전략에도 적극 반영되고 있는 추세다. 팝업 스토어 기간 동안 한정상품을 내세우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신제품 출시 주기도 짧아진 것이다. 이에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기호가 영화산업처럼 신제품 중심으로 변하고 있고 각 기업도 ‘일회성 생산’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팝업 스토어의 이유 있는 열풍을 설명했다.

사실 팝업 스토어의 매출 자체는 높지 않다. 장소 자체가 제한적인데다 재고 역시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각 업체들이 팝업스토어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집중도와 통통 튀는 개성을 손꼽는다. 개장 기간이 하루 또는 이틀에서 길게는 한 달에 불과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팝업 스토어는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새 제품을 집중적으로 알릴 수 있다”며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도 즉각 파악할 수 있어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장기 임대나 비싼 광고의 부담 없이 입소문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팝업 스토어의 장점을 높이 사는 형태이다.

 

뷰티·패션업계 “한정 상품으로 특별한 이미지 선사”

국내 의류업체 최초의 팝업 스토어인 제일모직의 구호플러스는 홍보보다는 판매에 초점을 맞췄고, 적잖은 매출을 올린 주인공이다. 구호플러스의 팝업 스토어는 지난 2009년 10월과 2011년 6월에 이어 올해 4월에 열려 패션피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일모직은 시간 제약으로 인해 매출이 높지 않은 팝업 스토어의 관념을 깨고 ‘구호플러스’ 라인을 론칭한 뒤,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2030세대를 겨냥해 한정판으로 제작한 팬츠·셔츠·재킷 등 50여 가지 아이템을 구호플러스(9好+) 로고를 붙여 판매하면서 50% 이상 할인해 판매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구호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한다. 의류업계의 특성상 고객의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착안, 운영 전략을 만들었다는 후문. 구호 플러스의 성공을 두고 패션 마케팅 관계자는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의 이미지 상 시도하지 못했거나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한 이미지와 콘셉트를 전달하기에 용이할 뿐 아니라, 특별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팝업 스토어가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 접점의 공간인 매장의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패션업계 뿐 아니라 뷰티업체도 팝업 스토어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뷰티 브랜드와 식음료의 ‘이종(異種) 결합’이 미용업계의 최신 트렌드라 할 수 있다. 화장품 업계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체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카페와 뷰티 매장이 ‘숍인숍’ 형태로 함께 구성되는 매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SK-Ⅱ는 2월부터 7주간 가로수길에서 팝업 스토어 ‘피테라 하우스’를 운영했다. 이번 팝업 스토어의 가장 큰 특징은 가로수길의 대표적 약속장소이자 20, 30대 여성이 즐겨 찾는 ‘커피 스미스’와 결합해 주목도를 높인 것으로 커피 스미스 고객까지 자연스레 팝업 스토어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피부측정기계를 활용해 무료로 피부 상태를 분석해주고 피부 톤에 맞는 화장품을 제안하는 행사를 마련, 소비자와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하면서 팝업 스토어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처럼 뷰티·패션업체들이 ‘공간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일종의 스토링 텔링 기법에 기인한다. 즉 ‘공간 마케팅’을 통해 독특한 아이디어를 판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얼마나 감성적 동의를 구하느냐가 마케팅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며 “팝업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경험, 특별히 제작된 제품을 제공하는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를 신선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색다른 맛을 먼저 맛볼 수 있는 기회”

신사동 가로수길은 더 이상 패션·화장품 업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트렌드에 민감한 지역이기에 식품업체들 또한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커피업체 중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것은 동서식품이다. 동서식품은 2012년 10월 보름 동안 원두스틱커피 ‘카누’를 출시하고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이곳에 진출했다. 이나영, 공유 등 호화 연예인 군단을 내세워 사인회 및 행사를 개최하는 등 동서식품의 팝업스토어는 단숨에 트렌드 세터들의 주목을 끌었다. 더불어 소비자들과 블로거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에 힘입어 인스턴트 원두커피 제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누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고 밝힌 네이버에서 블로거 blauc****는 “평소 커피를 좋아하는데 포장법의 특성상 대용량을 살 수 밖에 없어 실패한 품목들이 있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를 통해 제품출시 전 맛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블로거 iloveu****도 “브랜드의 슬로건인 ‘작은 카페’를 실제로 체험하고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며 팝업스토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은 동서식품은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도 2주간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안경호 동서식품 홍보실장은 “서울에 마련한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사람들의 기대 이상의 반응으로, 서울에 이어 부산지역까지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게 되었다”라며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의 의미를 직접 전달하고,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소비자의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기호가 급변하면서 식품업계에게 있어 팝업 스토어는 고객의 반응을 가장 빠르게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급부상 했다. 하루에도 다양한 성별, 연령, 성격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판매자와 고객 간 값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과정 속에서 판매자는 신제품, 주력상품 등 자사 상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파악할 수 있고, 고객 피드백을 통해 상품의 개선방향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빨리 끓은 냄비가 빨리 식는다?”

팝업 스토어가 기업 마케팅의 新바람으로 급부상하면서 우후죽순 생겨나자 차별성을 잃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는 실정이다. 최근 뷰티 팝업 스토어를 방문했다는 트위터리안 @dldud****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방문했는데 일반매장과 비교했을 때 특별할 것이 없다”며 “각자의 스토리를 마련하면 좋을 듯”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west****도 “고가의 백화점 브랜드라 쉽게 접할 수 없어 기대하고 방문했는데 너도나도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차별성을 느낄 수 없었고, 신제품 홍보에만 주력된 나머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고 팝업 스토어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실제로 팝업 스토어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게 되면서 다수의 브랜드들은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너도 나도’ 가로수길에 진출해 매장을 오픈하고 있고, 짧은 기간 동안 해당 브랜드의 신제품 알리기에 집중된 나머지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경우가 대다수이다. 결국 고가의 백화점 브랜드에 호기심이 있었던 소비자들이 한 번, 두 번 호기심에 팝업스토어를 방문할 수는 있지만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할 만한 소재가 없다는 것이 한계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로운 형태와 스토리를 지닌 팝업 스토어가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지난해 9월 서울의 디자이너 14인은 인조 모피 옷을 VFNO 팝업 스토어에 공개했다. 인조 모피 회사의 지원과 착한 패션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소신을 통해 완성된 VFNO 팝업 스토어는 근사한 인조 모피 패션도 즐기고, 유기견을 돕는 ‘패션의 순기능’에도 동참하자는 뜻으로 열려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그 결과 ‘착한 패션’이라는 취지에 맞게 수익금 1,800만 원은 사단법인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에 기부하면서 스토리가 있는 팝업 스토어를 완성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네이버 블로거 아이디 juni****은 “인조모피로도 스타일리시한 패션을 완성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고, 아이디 yujin****도 “패션도 즐기고 동물사랑도 실천할 수 있어서 의미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행사들이 많이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존 매장 형태로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개성 강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진화된 마케팅으로 급부상한 팝업 스토어. 날로 치열해지는 업체 간 경쟁 속에서 팝업 스토어의 효과를 톡톡히 보려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새로운 스토리를 구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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