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적인 성과 속 엇갈린 의견
가시적인 성과 속 엇갈린 의견
  • 유재명 기자
  • 승인 2013.05.0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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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활의 실질적 효과 위해 대책 마련 필요
[이슈메이커=유재명 기자]

[Trade Issue] 한미 FTA 1년

 

협상, 비준 과정에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큰 갈등을 빚었던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우여곡절 끝에 발효된 지 1년이 지났다. 산업계에선 한미 FTA에 대해 대체로 무난했다는 호평을 내리고 있는 반면, 소비자들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고 정부의 홍보가 과장됐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어느덧 1년이 지난 한미 FTA에 대해 파헤쳐 보도록 한다.


 

눈에 나타난 대미 수출

1년이 지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기대대로 좋은 효과가 많았다’는 쪽과 ‘이익은 별로 없고 문제점만 발생하니 지금이라도 개선해야 한다’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커져 경제적 효과가 컸다는 정부의 주장이 있는 반면 무역량 축소로부터 발생한 소위 불황형 흑자에 불과한 결과라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 FTA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안겨줬을까.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한미 FTA로 관세가 인하된 수혜 품목의 대(對)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은 해당 품목의 대미 수출 증가율이 13%, 대만 8.5%, 중국 6.9% 등으로 한국에 비해 다소 뒤처졌다. 또한 현대리서치연구소의 올해 초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량은 1.3% 감소했지만 대미 수출은 585억 달러로 4.1% 증가했다. 또한 내수 침체로 대미 수입은 433억 달러로 2.8%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석유제품 내 수혜 품목 수출이 32.8%, 중소기업이 많은 자동차 부품은 25.5% 각각 증가했다. 석유화학(18.9%)·일반기계(14.1%)·타이어(7.3%) 등도 수출이 늘었다. 외국인 투자 유치도 효과를 봤다. FTA 발효 전인 2012년 1분기 미국의 한국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지만 2~4분기에는 70.5% 급증했다. 특히 ‘값싼 와인’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한미 FTA의 혜택을 납득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 실제로 한미 FTA 발효 후 10개월 간 미국산 와인 수입량은 달러 가치로 (발효 전 10개월에 비해) 73%나 증가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서 연간 무역 1조 달러, 세계 무역 8강이라는 기록을 작성한 것을 한미 FTA가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라며 “지난 1년간의 성과가 긍정적이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무엇보다 FTA의 혜택이 골고루 퍼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우려했던 피해가 현실로

한미 FTA 발효로 대미 수출이 늘어난 것과는 달리 국내 수출 중소기업의 68%가 미국 수출이 줄거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동차나 조선 등 일부 업종에 한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4월에 발표한 대미 수출 중소기업 300개 회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대미 수출 애로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13.7%는 한미 FTA 발효 이후 수출이 감소했고 54.3%의 기업은 수출액 변화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출이 감소했거나 변화가 없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수출시장내 경쟁심화’(31.5%), ‘미국내 제품수요 감소’(25%), ‘관세인하 대상이 아님’(15.5%) 등을 꼽았다. 특히 중국의 저가 제품과 경쟁이 심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32%의 기업은 수출액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특히 자동차·조선 업종의 수출 증가율은 평균 193.2%로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들이 대미 수출 관련 애로사항으로 꼽은 이유들에는 ‘신규 바이어 발굴 어려움’(29.9%), ‘원산지 증명 발급 관련 애로’(24%), ‘미국 시장 정보 부족’(18.8%), ‘미국의 인증 획득 어려움’(14.8%) 등이 꼽혔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한미FTA 체결로 대미 수출이 증가했지만 일부 업종에 편중됐고 중소기업 대미 수출 비중이 20%를 밑도는 등 대기업 중심의 수출구조도 여전하다”라며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바이어 발굴, 각종 인증 비용 지원, 원산지 증명 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연합회 강희철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제주도에서만 과일은 3억 6,600만 달러에서 4억 8,700만 달러로 32.9%, 채소는 6,000만 달러에서 8,000달러로 33.3% 수입규모가 증가했다”라며 “특히 감귤과 경쟁하게 되는 미국산 오렌지 수입량은 16만 7,000t으로 작년 13만 6,000t에 비해 23% 증가했다. 이는 재작년과 비교하면 59% 증가한 수치이다”라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다. 또한 3월부터 8월까지는 계절관세가 적용되는 한미 FTA 협정으로 관세가 30%에서 25.7%로 떨어지고 7년 후에는 완전 무관세가 된다며 올해보다 내년에는 더 심각해지고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더 우리의 목을 조여올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처럼 한미 FTA 체결당시 가장 큰 걱정이었던 국내 농가에 대한 걱정이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과 미국의 FTA 이후 미국 수산물 수입이 크게 늘어났고, 우리 수산물의 수출은 소폭 줄었다. 미국에서 수입을 제한한 굴을 제외하면 나머지 수산물의 대미 수입액은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3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15일 한미 FTA 발효 이후 올해 1월31일까지 미국산 수산물 수입은 미화 1억 7,047만 2,000 달러로 FTA 발효 직전 같은 기간(2011년 3월15일∼2012년 1월31일)의 1억 4,763만 7,000 달러보다 15.4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산 수산물의 미국 수출은 FTA 발효 전 1억 6,529만 6,000 달러에서 발효 후 1억 6,258만 2,000 달러로 오히려 1.64% 감소했다. 미국산 수산물의 수입은 관세율 할당(TRQ) 품목과 관세혜택 품목을 중심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김동철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년간 대미 수출이 1.4% 증가하고 무역수지 흑자는 172억 달러로 39%가 증가했지만 이는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산 체리·아몬드·오렌지 등의 수입이 대폭 늘어 관련 농가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미국

한미 FTA와 관련해 미국 정부 측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드미트리우스 마란티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대행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는 윈-윈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제조업 수출은 1.3% 늘었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산 자동차의 수출이 48%나 증가했고 과일·견과류·주스·와인 등 많은 농산물도 수출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무역에 있어서 혜택을 보는 만큼 미국은 서비스 분야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 CSIS(전략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스캇 밀러 국제비즈니스 담당 선임연구원은 “초반엔 한국이 무역 면에서 더 큰 혜택을 본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강세인 금융, 보험, 투자, 서비스 부문은 다소 시간이 걸리는 분야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효과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정치권에서 한미 FTA가 체결된 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통상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미 1월 말부터 한미 FTA가 자국의 중소기업에 미친 영향을 광범위하게 분석하는 보고서 작성에 들어간 상황이다. 미 의회 상원 재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3월 19일 열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13년 무역 어젠다’에 관한 청문회에서 자유무역이 수출 못지않게 수입 증대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미 FTA를 그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민주당의 셔로드 브라운 의원은 “자유무역으로 수출과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수입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단적인 예로 한국과 FTA 체결 후 대한 수출이 늘었지만 수입은 더 늘었고 특히 자동차 수입은 FTA 체결 이전보다 약 20억 달러 증가했다”고 따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현대경제연구원 자료를 인용,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4.1% 늘어난 데 비해 수입은 2.8%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효과는 미지수, 과제는 상당수

수치가 어떻게 나타나든 1년간의 통계만을 가지고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한미 FTA의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무역 통계를 이용하고 있지만, 사실 관세 등 무역장벽을 많이 제거했기 때문에 무역이 증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 전반적이다. 어쨌든 한미 FTA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이익이 되는 부분은 더 키우고 손해가 되는 부분은 보완하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 ISD 재협상이 과제로 지목됐다. 일각에서는 ISD가 국내 기업 보호와 외국인 투자자 유치 등에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ISD가 가져올 파장을 면밀히 분석해 국내 상황과 여건에 맞춘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ISD 조항에 대한 국내 반응에 주한미국대사 성김은 “한국 측이 필요하다면 미국은 ISD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FTA를 통해서 얻고자 했고 보완이 필요했던 부분은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일자리 창출효과, 손실을 입게 되는 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 소득분배 악화에 대비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하며 소비자의 실질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비교우위를 갖지 못한 농업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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