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날 _ 유기화학연구 부문] 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종승 교수
지난해 8월 화학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JACS)에 표지논문과 주목할 논문(Spotlight)에 국내의 한 연구진의 논문이 게재되었다. 논문의 내용은 고려대학교 김종승 교수가 연구한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DDS)과 약물 전달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암에 걸린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진행하면 항암제의 독성으로 인해 모근이 약해져 머리카락이 빠지고, 몸무게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강한 생존력을 가진 암세포를 제거하려면 강력한 독성을 가진 항암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독성이 정상세포에까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유기합성을 기초로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항암제가 암세포만 찾아갈 수 있는 가이드역할을 할 수 있는 전달체를 합성해 약물전달시스템을 개발한 김 교수. 그는 약물투여 후 진행상황을 알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또한 개발했다. 기존에는 2~3개월 지나야 경과를 알 수 있었지만 그는 형광체를 합성한 항암제가 암세포에 도달하면 형광물질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상황을 알 수 있는 기술을 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김 교수는 “암을 정복한다 라는 것은 처음부터 암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고 암이 생기면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여 년간 유기화학, 유기합성 분야에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과학인용색인(SCI) 저널에 300여편의 논문을 게재했고, 40여개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해온 김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2013년 3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에 선전되었다.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연구자의 모범이 되고 있는 그는 학생들과 소속연구원들에게 호기심을 가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왕성했던 김 교수는 무엇이든 궁금한 것을 밝혀내려는 탐구심이 강했다. “연구에 필요한 세 가지가 있습니다. 연구비, 연구인력, 그리고 논문입니다”라는 김 교수는 논문을 많이 쓰니 연구비를 많이 받게 되고, 연구비로 연구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니 더 좋은 연구가 나오고, 결국 더 좋은 논문이 나오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이에 재미를 느끼며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학생들과 연구원들에게도 호기심을 갖고 공부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의 기술을 개선하며 보완할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앞으로 김 교수는 약물전달시스템(DDS)뿐 아니라 MRI 조영제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그는 기존에 나와있는 조영제보다 더 좋은 성능을 가진 조영제를 만들고 국제특허와 논문을 낸 상황이지만 가격 문제로 시장성이 부족한 상황이라 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의 과학도들에게 연구를 하되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큰 숲을 볼 수 있는 연구를 당부하는 김 교수는 오늘도 인류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왕성한 연구로 우리 생활이 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