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날_정신질환부문] 카이스트 김은준 교수
자폐증 치료 가능성 열어
영화 ‘말아톤’을 통해서 사회적인 관심을 일으켰던 자폐증은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나 정서적 교감이 불가능하고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특징을 가지면서 환자와 가족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세계 인구의 약 1%(7,000만 명)에 달하며 우리나라에선 인구의 2%(100만 명)로 추정된다.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욱 아픈 현실이다. 뇌과학 분야에서 최대 관심사인 신경세포의 시냅스 생성 원리를 규명하고 시냅스 단백질과 뇌신경 정신질환과의 관련성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김은준 교수는 이들에게 희망적인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김 교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뇌의 신경 시냅스 단백질(GIT1)이 부족해 발생한다는 사실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생쥐 연구 등을 통해 GIT1 단백질이 결핍되면 ADHD 발병 빈도가 현저히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강창원 교수와의 연구를 통해 ADHD 아동과 일반 아동의 유전자를 비교한 결과, ADHD 아동의 GIT1 유전자 염기 한 개가 달라 이 단백질이 적게 만들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생쥐의 GIT1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거해 이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게 하니 생쥐에게 ADHD 증상이 나타나 GIT1과 ADHD의 인과관계를 증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ADHD의 발병 매커니즘을 연구하거나 향후 치료법과 그 이상의 사회성 발달에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그는 현재 기초과학연구원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도 맡으며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이 과학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김은준 교수는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당장은 아니더라도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은준 교수와 연구팀의 값진 땀방울은 정신질환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땀방울일 것이다. 마라톤과 같은 과학 연구의 길에서 지치지 않는 열정과 끈기로 한국 과학의 위상은 물론 인류의 정신질환 치료에 있어 희망의 빛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