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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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3.04.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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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에서 투명망토까지… 무궁무진한 과학기술 속으로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Technology Ⅱ] 과학기술의 현재

 

 

학창시절 미술시간을 떠올려 보자. 미래도시를 상상력으로 표현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크레파스를 움켜쥐고 바쁘게 손을 움직인다. 이 아이들이 하나씩 차지한 각각의 스케치북 속에는 저마다 길을 걸으며 전화를 하는 모습, 자유자재로 구부렸다 펼 수 있는 컴퓨터, 우주에 도착한 자신의 모습과 투명망토를 걸치고 여탕을 활보하는 우스꽝스러운 그림 등 꿈에서 나올 법한 장면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 아들의 상상력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 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컴퓨터가 작은 기계 속에 들어가 언제 어디에서나 자신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마트 폰, 투명하고 휘어지며 몸에 입는 플렉시블 전자기기에서 물건을 3차원 형태로 그대로 출력하는 3D 프린터에 이르는 무궁무진한 과학기술의 세계가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휘어지고 접히는 차세대 혁신 디스플레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신기술 아이디어 Top10’이라는 제목으로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 될 신기술 아이디어 Top10을 소개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신기술 아이디어 Top10에는 공기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사람을 사라지게 만드는 투명 망토, 중력의 힘으로 불을 밝히는 LED 램프, 자동으로 평형을 유지하는 전기 외발 자전거, 1인용 전기 헬리콥터, 입고 다니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천, 물속을 여행할 수 있는 수중 제트 비행기, 말아서 휴대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갖가지 혁신 제품들이 등장한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신기술 아이디어 Top10 대박이다”, “상상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신기술 대단하다”, “투명망토 만들어지면 왠지 위험한 물건 될 듯”, “공기 자동차 갖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신기술 아이디어 중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플렉시블(flexible,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기존 디스플레이에서 한 세대 더 나아간 3세대 혁신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휘어지거나 접히거나 돌돌 말 수 있는 특징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기존의 개념에서 벗어나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깨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게와 두께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며 활용도에 따라 차지하는 공간을 늘렸다 줄였다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총 4단계의 진화에 따라 활용 방법이 정해지게 되는데 첫 번째 단계는 떨어뜨려도 부서지지 않는 내구성을 지닌 단계다. 휘어지지는 못하지만 두께와 무게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고, 유연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두 번째는 화면을 구부릴 수 있는 단계로 몸에 장착하는 웨어러블(Wearable) 모바일 기기와, 전자 옷이나 전자신문까지 구현할 수 있다. 가장 최고의 진화 수준인 네 번째 단계는 종이처럼 완전히 접는 수준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자 유럽연합(EU)은 발 벗고 개발에 나섰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관한 정보를 전문적으로 전하는 OLEDinfo는 유럽연합이 6년 내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위한 플렉시블오팹(Flex-o-Fab) 계호기에 3년간 추가로 1,120만 유로(161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플렉시블 패널 기술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일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18일 ‘CES 2013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콘셉트 모델이긴 하지만 기존의 평면적 화면이 아니라 한쪽 면을 곡선으로 처리해 티커 등의 짤막한 정보를 따로 표시할 수 있다. 디자인도 새롭고 새로운 기능성도 제공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유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화면이 깨질 위험이 없다는 점이 강조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는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한 스마트폰이 양산 수준에 달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 측은 “플렉시블 관련 제품의 경우 개발은 양산 수준에 달했다”며 “양산 규모나 시점은 고객사 요청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고객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관계자는 “차세대 모바일 기기의 성공여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전 국가적인 개발 역량을 투입해서라도 먼저 상품화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오늘 멋진 차 한 대 출력해 볼까?”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프린터는 모니터네 비친 글자와 그림을 종이에 옮겨 그리는 형태에 불과한 기계였다. 하지만 3차원 설계도만 있으면 누구나 원하는 제품을 순식간에 얻을 수 있는 3D 프린팅은 제조업의 민주화를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값비싼 생산 라인을 갖추지 않아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3D 프린팅의 감을 잡지 못했다면 인기리에 상영되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살펴보자. 최근 전 세계 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리얼 스틸’, ‘아이언맨’ 등의 제작과정에서 3D 프린팅은 없어서는 안 될 기술로 꼽혔다. ‘아이언맨’의 특수 분장에 사용된 소품들은 대부분 3D 프린팅으로 제작했으며, 리얼 스틸에 등장하는 실감나는 로봇 파이터들의 격투장면들은 3D 프린팅을 통해 만든 5분의 1 크기의 모델을 통해 구현됐다. 이제 가까운 미래에는 필요한 물건을 사야 할 때나 원하는 대로 설계해 물건을 만들고 싶을 때, 심지어 요리를 할 때 공장이나 부엌 대신 서재로 달려가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놀라운 기술의 시작을 알기 위해서는 19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미국 3D시스템즈 전문가들은 3차원 설계도와 똑같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액체를 굳히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3D 프린터는 말 그대로 설계도만 있으면 물건을 만드는 기기로, 사진 속의 3차원 정보를 분석하면 그 자리에서 무엇이든 제조 가능하다. 방법은 전용 카메라로 물체를 찍거나, 설계도를 입력하면 프린터가 플라스틱이나 금속과 같은 고분자 물질을 뿌려 층층이 쌓아 올려 형태를 만드는 것.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강도와 촉감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정교하게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더불어 설계의 공유가 쉬워 데이터와 프린터만 있으면 어디서나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생산할 수 있고, 디자인 데이터를 수정하면 곧바로 새롭거나 개선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바로 3D 프린팅 기술이 개인 맞춤형 제조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현재 3D 프린팅 기술의 재료는 빛을 받으면 고체로 굳어지는 플라스틱, 이른바 광경화성 플라스틱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 알루미늄합금 등 금속물질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소재가 다양화 되면서 3D 프린팅 기술은 전자, 항공, 자동차,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중이다. 시장조사회사인 가트너는 3D 프린팅 시장이 2019년에는 65억 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세계 제조업체 중 최소 25% 이상이 부품 생산과정에 3D 프린팅을 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3D 프린팅의 성장이 기대되자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선점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미국은 정부차원에서 3D 프린팅을 제조업 패권을 되살릴 핵심기술로 선정하고, 집중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난 2012년 3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두 의회 연설에서 “3D 프린팅은 우리가 물건을 만드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차세대 제조업 혁명이 미국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3D 프린팅 제조 허브를 늘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결코 선진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보청기, 타일, 치아 임플란트 같은 소형 시제품 생산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자동차, 항공과 같은 대형 제품 제조로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 서동혁 산업연구원 융합산업팀장은 “3D 프린팅은 이제 먼 미래나 기술 선진국만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 현실 가까이 다가와 있다”며 “일반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기술이나 제품 정밀도 등이 다소 과장돼 있지만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하면 차세대 먹거리로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해리포터 투명망토가 현실이 되다

영국의 소설가 조앤 K.롤링이 쓴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를 영화화 한 작품에서 주인공 해리는 투명망토를 선물 받게 된다. 투명망토를 어깨에 걸친 해리는 몸이 사라진 채 머리만 동동 떠다니며, 이윽고 머리까지 망토를 뒤집어쓰자 발자국만이 그가 아직 화면에 남아있음을 알려준다. 이 영화 속 투명망토가 현실이 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캐나다의 한 군수업체가 투명망토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 9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캐나다의 군수업체인 ‘하이퍼스텔스 생명공학(Hyperstealth Bitoechnology)’ 회사에서 적외선(IR) 망원경과 열(熱)광학 등 모든 시각적인 스펙트럼을 통과해 사용자를 보이지 않게 하는 소재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군수업체는 이 소재를 뒤집어 쓴 사람을 찾는 유일한 방법은 “그의 몸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양자 스텔스(Quantum Stealth)’로 명명된 이 기술은 전원이 필요하지 않은 반영구적인 소재를 이용한 것으로 재료는 공개할 수 없지만 이를 착용한 피험자의 주위로 빛을 굴절시키는 원리이다. 예를 들어 이 재질로 만든 망토를 덮어쓰고 숲에 들어가면 망토에 숲의 모습이 비춰져 사람이 숨어있는 줄 모르게 된다. 또 벽에 서면 벽의 모양이 그대로 망토에 나타난다. 몸 전체를 덮으면 망토가 주변 환경과 동화돼 사람이 있는 줄 모른다. 투명망토를 개발한 회사 측은 육안은 물론 적외선 카메라나 열 감지 장치로도 확인이 어려울 뿐 아니라 충전기가 필요 없어 무게가 가볍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한편 국내 과학자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도 투명 망토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질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2년 11월 26일 김경식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중심이 된 국내 연구진은 ‘스마트 메타물질’을 이론적으로 제안하고, 투명망토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미국 듀크대 스미스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스마트 투명망토를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사람은 빛이 물체에 부딪힌 후 반사돼 눈에 들어오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물체를 식별하게 된다. 이는 물체에 닿는 빛의 흐름을 조작하면 눈앞에 두고도 물체를 못 보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점을 시사한다. 즉 자연에 있는 물질과는 특성이 다른 물질을 원자 단계부터 재설계해 특이한 성질을 갖는 것을 일컬어 메타물질이라고 칭하며, 이 물질을 이용하면 빛이 반사되거나 흡수되지 않고 뒤로 돌아가게 해 물체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투명망토는 모양이 바뀌면 성질을 잃어버리고 아주 좁은 마이크로파 대역에서만 기능이 검증됐다. 이에 연구팀은 신축성이 있어서 모양을 변형시켜도 성질을 유지하고, 기능하는 마이크로파 대역이 더 넓은 투명망토를 개발해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중이다. 김경식 교수는 “이번 개발된 투명망토는 기존의 기술과 달리 역학적 성질과 광학적 성질을 동시에 가진다. 앞으로 기계공학과 광학의 융합연구가 활발히 이뤄져 탄성 변형을 이용한 대면적의 투명망토 제작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되자 네티즌들도 기대감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이제 되지 않는 것이 없구나”, “막연한 상상이 현실이 되다니...”, “과학자들 정말 대단하다”, “어렸을 적 산타크로스에게 투명망토를 달라고 기도했던 기억이 있다. 불과 20년 사이에 발전한 과학기술을 보고 있자니 신기할 따름” 등의 반응을 보이며 최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아낌없는 격려와 긍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트위터리안 @Kminj****는 “무엇인가 지금보다 훨씬 더 무섭고 치밀한 범죄가 일어날 것만 같다”고 밝혔고, @Homi****도 “뉴스에서 투명망토 개발 소식을 전하며, 적에게 보이지 않는 탱크나 전투기를 기대한다는 멘트를 날린다. 과학의 발전과 전쟁의 공존이라. 왠지 무섭다”라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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