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잠 못 드는 현대인, 깨어나는 숙면산업
[이슈메이커] 잠 못 드는 현대인, 깨어나는 숙면산업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8.07.11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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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잠 못 드는 현대인, 깨어나는 숙면산업

 

제품과 서비스, 직업군 속속 등장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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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낮 동안 지친 몸과 뇌를 회복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잠이 부족하면 다음 날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쳐 ‘잘 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48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수면장애로 진료 받은 환자는 10년 전에 비해 3배가 넘게 증가해 70만 명을 넘어섰다.

 

워라밸 문화 확산 속 시장 폭발적 성장

20대 직장인 A씨는 1주일에 한 번씩 휴식시간을 활용해 인근 수면카페를 이용한다. 불면증에 시달려 늘 잠을 설친 채 출근한다고 전한 A씨는 “출근 후 커피를 마셔도 졸린 건 어쩔 수 없어 수면카페를 찾아 회사 밖에서 마음 편하게 단잠을 자곤 한다”며 “안마의자에 앉아 잠시라도 눈을 붙이면 피로가 풀려 남아있는 업무에 더욱 집중력 있게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현실 속에 수면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면서 편안한 수면 시간을 갖길 원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몸에 맞는 맞춤형 침대나 최적의 수면을 위한 베개 등 관련 용품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수면·마사지 카페 등 새로운 서비스까지 나타나며 관련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CC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면 시장은 2019년 약 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면시장 규모는 약 2조 원으로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득향상과 평균수명 증가로 건강한 삶, 건강한 잠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산업은 필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회적 분위기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숙명여대 경영학과 권순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최소한의 인원을 뽑아 최대한의 일을 시키는 기업문화가 있다. 또 상사의 눈치로 ‘칼퇴’는 어렵고 회식은 길게 이어진다. 생산성은 떨어지고 노동시간은 길고, 수면시간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면산업이 확대되면서 ‘수면컨설턴트(슬립코디네이터)’라는 직업도 등장하고 있다.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양질의 숙면을 할 수 있도록 맞춤 컨설팅을 해주는 직업이다. 지난 2016년 서울시 여성유망직종으로 수면컨설턴트가 선정되는 등 국내에서도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수면과 기술의 결합, ‘슬립테크(Sleep-Tech)’

수면 산업은 단지 잠을 잘 자기 위한 보조도구와 솔루션 제시에 그치지 않는다. IT 기술이 접목된 ‘슬립테크(Sleep-Tech)’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로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사용자의수면 상태를 체크해주는 스마트밴드와 스마트워치, 수면 중 뒤척임을 분석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IFA 2018에서는 ‘백색 소음’을 통해 수면과 긴장 완화를 돕는 ‘스마트 슬립 헤드밴드’나 귀에 거는 형태의 코골이 방지기기 ‘스노어 스토퍼’, 자신의 수면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솔루션 등이 주목받았다.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슬리포노믹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측정·분석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슬립센스’를 공개한 바 있다. 사용자가 침대 매트리스 밑에 슬립센스를 넣어두면, 잠을 자는 사용자의 맥박과 호흡을 분석하고 실내 온도 등을 측정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의 제품이다.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 슬리포노믹스 시장은 더욱 고도화되며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수면산업협회 임영현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이미 해외에서는 수면 관련 용품뿐 아니라 수면센터, 수면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정착해 있다”며 “국내 시장 성장 속도 역시 선진국과 비교해도 결코 느리지 않기에, 신개념의 수면제품과 사물인터넷 기술이 연계된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출시된다면 조만간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매일매일 쫓기는 업무와 바쁜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도피할 안식처가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관련 제품과 서비스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보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치유할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살기 좋고 여유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수면 부족사회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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