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러시아 월드컵 Ⅰ] 스포츠 마케팅의 ‘황금 시장’
[이슈메이커_ 러시아 월드컵 Ⅰ] 스포츠 마케팅의 ‘황금 시장’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8.07.11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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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스포츠 마케팅의 ‘황금 시장’

 

특수 노리는 기업들의 총성 없는 전쟁

 

ⓒ크렘린궁 홈페이지
ⓒ크렘린궁 홈페이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TV 중계 시청 인구는 무려 32억 명에 달했다. 결승전에만 10억 인구의 눈을 한곳으로 끌어 모을 만큼 월드컵은 명실상부한 지구촌 최대 축제이다. 이처럼 단일 종목으로 세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월드컵은 스포츠 마케팅의 ‘황금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4년마다 월드컵이 열리면 둥근 축구공을 따라 전 세계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돈이 굴러다닌다. 8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으로 버는 돈도 상상을 불허할 만큼 늘고 있다.

 

천문한 적 수익 거두는 국제축구연맹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해 회장 선거에서 월드컵 본선 출전국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어 북미와 아프리카의 표를 집결시키며 당선됐다. 그리고 오는 2026년부터 월드컵 참가국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공약을 이행했다. 경기수가 늘면 자연스레 스폰서십과 중계권료도 늘어난다. ESPN이 밝힌 FIFA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월드컵의 예상 수입이 55억 달러이며, 48개국이 되면 최대 65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엄청난 규모의 수익원의 원천은 TV 중계권료다. 지난 브라질 대회에서만 24억 달러를 번 FIFA는 월드컵 효과를 노리는 후원사 확보와 입장권 판매를 통해서도 15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확보하게 된다. 중계권료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840억 원에 불과했지만 이번 대회 국내 지상파 방송사가 지불한 중계권료만 1,200억 원에 달한다.

 

이 수익금을 바탕으로 FIFA는 상금과 대회 운영비용, 회원국 협회 지원금 등을 지급한다. 상금 규모도 대회마다 증가해 러시아 월드컵의 상금 규모는 4억 달러로 지난 브라질 대회보다 12% 늘어났다. 32개 본선 진출국에게 기본적으로 800만 달러가 지급된다. 한국 역시 본선 진출 수당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16강 진출시 1,200만 달러, 8강에 진출하면 1,600만 달러 등을 받는다. 우승팀 상금은 3,800만 달러로 지난 대회보다 300만 달러 증가했다. 여기에 FIFA는 참가팀 전체에 참가 준비금으로 150만 달러를 지급하고 항공료까지 제공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차출하는 프로 구단에게도 선수 1명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한다.

 

각국 대표 선수단 역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명예와 함께 두둑한 포상금을 거머쥘 수 있다. 2회 연속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은 우승할 경우 선수 1인당 약 4억5,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지난해 본선 진출 포상금으로 선수들에게 활약여부에 따라 4,000만원에서 1억 원을 지급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들 ‘쩐의 전쟁’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각국 운동선수에게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최고의 이벤트일 것이다. 그러나 마케팅 수익 창출을 노리는 기업으로선 월드컵 축구대회가 더 큰 대회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처럼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월드컵 무대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쩐의 전쟁’의 주역은 공식 파트너 기업들이다. 현대·기아자동차, 아디다스, 코카콜라, 에미레이트항공, 비자카드, 소니 등 6개 기업만이 매년 4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한 뒤 FIFA와 관련된 모든 사업에서 독점적 마케팅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이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내는 이유는 그만큼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월드컵 공식 파트너 계약을 이어오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월드컵을 통해 꾸준히 수익을 창출해왔다. 독일의 조사기관 스포츠마켓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10% 상승했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65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을 때는 20조원의 경제 효과를 얻는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러시아 자동차 시장점유율 상승과 판매량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당 월드컵에 한해 권리를 부여받는 월드컵 스폰서 기업과 개최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내셔널 서포터 참여 기업이 공식적인 후원이 가능한 데, 지난 브라질 월드컵 당시 22개 기업이 지불한 금액만도 1조 6,300억 원에 이른다.

 

월드컵 특수는 내수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사례로 TV 시장을 꼽을 수 있는데,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와 2014년 브라질 대회 때는 전년 대비 18%와 4%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IHS마킷은 올해 글로벌 TV 시장 규모 역시 2017년에 비해 3.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맥’으로 대변되는 치킨업체들과 주류회사 등 유통업계 역시 축제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분야다.

 

일각에서는 월드컵이 철저히 상업적 논리에 토대를 두고 있는 모습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박성준 문화평론가는 “FIFA를 뒤흔들었던 부패 스캔들 역시 지나치게 ‘돈’을 따르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다”며 “전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의 시간인 만큼 돈의 논리에만 매몰되지 않고 순수한 스포츠 정신을 함께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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