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덤프트럭 기사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이슈메이커] 덤프트럭 기사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8.07.0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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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덤프트럭 기사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노동자들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부, 답답함은 근로자 몫

덤프트럭 운전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수면 시간 보장은 꿈같은 이야기다.
덤프트럭 운전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수면 시간 보장은 꿈같은 이야기다.

지난해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신을 덤프트럭 사업가라고 소개한 이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덤프트럭 사업자들의 침묵’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이 청원 글은 덤프트럭 차주들이 처한 현실과 부당한 세금 정책, 그동안 묵인되어왔던 덤프트럭 업계의 부조리 등을 꼬집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비록 청원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이 글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덤프트럭 업계 관계자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아직까지 어떠한 형태로도 이 같은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덤프트럭 사업자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봤다.


업계 호황과 현장 근로자의 괴리
덤프트럭 산업은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규모의 산업이다. BISWorld에 의하면 적어도 전 세계에 14,900개의 덤프트럭 사업체가 존재하고, 약 170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시장 역시 덤프트럭 산업이 활발하다.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택지개발과 토목공사가 늘며 덤프트럭(25.5톤)의 수요가 급증했다. 자연히 국내 및 수입 트럭 제조사들은 물량 맞추기에 급급하게 됐다. 업계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곧 평상시 수요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 예측은 빗나갔다. 앞으로도 수요의 증가가 꾸준할 것이라는 게 현재 업계의 중론이다. 


  상용차(商用車) 업계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기준 덤프트럭 내수판매 3,000여 대 중, 현대와 타타대우 등 국산 덤프트럭은 전체 판매량의 45%가량인 1,350여 대가 차지했다. 전년 동기(550여 대) 대비 무려 두 배에 달하는 145%의 증가율을 보이며 이미 2015년 한 해 판매치를 넘어선 것이다. 볼보와 만, 스카니아 등과 같은 수입 덤프트럭 역시 판매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덤프트럭 운전자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당한 세금정책, 남아있는 악습 때문이다.


  화물운수업계에서 관리자로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엔 덤프트럭 업계가 호황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운전자들이 뛸 수 있는 곳은 수도권에 집중되어있다”며 “지방 현장에 나가면 일거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덤프트럭 사업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2016년에 있었던 ‘수급조절제도 폐지’와 같은 일들이 지방에 있는 운전자들의 숨통을 죈다. 화물연대 파업 등 초강수를 두며 운전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정부에 전하고 있지만, 정부는 업계 호황이라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는지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도통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도로 안에서도, 밖에서도 생명을 담보로 일을 하고 있는 덤프트럭 운전자들에게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 삼권 보장이 시급하다.
도로 안에서도, 밖에서도 생명을 담보로 일을 하고 있는 덤프트럭 운전자들에게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 삼권 보장이 시급하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동 삼권 실행 시급
현장에서 덤프트럭 운전자들의 현실은 어떨까? 이 질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혀를 내두른다. 기본적으로 수면 시간 보장은 꿈같은 이야기다. 빨간 날도 남 얘기다. 이는 단순히 근무 강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처한 현실에 순응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치부된다. 


  다수의 화물차 기사들은 수억 원을 들여 화물차를 할부로 구매한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차도 상당하다. 때문에 이들은 차량 할부금을 갚기 위해 부지런히 일한다. 기상 악화나 차량 고장 등의 이유로 하루라도 일을 거르게 되면 당장 갚아야 할 할부금 걱정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또한, 5톤, 9.5톤, 15톤과 같은 상용트럭들은 유류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반면 25.5톤 트럭들은 이 지원조차 없다. 고유가 폭풍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밖에 가입하기도 힘들뿐더러 1년 보험료가 400~600만 원을 상회하는 자동차보험 문제, 덤프트럭에는 훈장으로 인식돼버린 불법주차 딱지, 화주·업주와의 불협화음 등 산업계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처우는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10여 년 넘게 시행돼온 ‘화물차 허가제’는 운전자들의 사기를 꺾고 있다. ‘현물’로 변질된 화물차 영업용 번호판은 운수업체들의 각종 편법과 프리미엄 장사 등으로 인해 몸값이 치솟고 있다. 화물운송시장이 혼탁해지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전시의 한 덤프트럭 차주는 “영업용 번호판을 가진 운수업체는 지입을 전제로 매매 시 프리미엄을 챙김과 동시에 지입료까지 가져간다. 불합리한 이중수익구조를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개탄했다. 이어 “건설중기로 분류된 덤프트럭은 정부가 영업용 화물차에 지원하는 유류 보조금조차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적자 운행을 피할 수 없다. 생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가 있을 정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익명을 요구한 화물연대본부 조합원은 “덤프트럭 운전자들은 도로 안에서도, 밖에서도 생명을 담보로 일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동 삼권이 시급하다. 정부는 말만 사장님인 덤프트럭 노동자들의 처우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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