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오타쿠의 인식을 확실히 뒤집은 사람들
[이슈메이커] 오타쿠의 인식을 확실히 뒤집은 사람들
  • 김종서 기자
  • 승인 2018.07.02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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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종서 기자] 

성공한 덕후? 우리는 당당하다
오타쿠의 인식을 확실히 뒤집은 사람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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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는 ‘오타쿠’의 한국식 표현으로 한 분야에 마니아나 전문가 이상으로 빠져든 사람이란 뜻이다. 하지만 점차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됐는데, 특히 애니메이션이나 특정 비주류 문화에 열광하는 사람을 폄하하는 단어로 사용됐다. 하지만 부정적인 오타쿠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오타쿠 문화에 빠져있는 모습이 최근 드러나면서 오타쿠가 본래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오타쿠를 당당하게 만든 ‘성공한 덕후’(이하 ‘성덕’)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성덕’의 등장
2000년대 초반 국내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확산, 발달되면서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이던 일본의 오타쿠 문화가 국내에도 알려지게 됐다. 동시에 해외 문화가 인터넷을 통해 빠른 속도로 유입되면서 이를 통해 비주류 문화, 특히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 분야에 지나치게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오타쿠라는 꼬리표가 붙게 됐다. 
  특히 2010년 1월 27일, ‘tvN’ 에서 방영했던 ‘화성인 바이러스’를 통해 국내에서 오타쿠가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방송에 출연한 이 모씨는 특정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프린팅 된 베개를 안고 다니면서 같이 데이트를 즐기며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런 모습들로 인해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오타쿠를 사회적 문제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일부 서브컬쳐 마니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점차 어두워져 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소위 ‘오타쿠 문화’라고 인식되는 서브컬쳐 문화에 빠져있는 모습이 하나 둘 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성덕’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연기자 심형탁이 일본 만화 ‘도라에몽’의 열렬한 마니아라는 것이다. 일명 ‘심타쿠’라 불리는 심형탁은 유년시절의 아픔을 ‘도라에몽’을 통해 극복했다고 밝히며 만화 캐릭터에 빠져있는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공개했다. 연기자와 방송인으로 성공한 그가 자신을 ‘도라에몽 덕후’라고 밝힌 것에 대해 팬들은 오타쿠에 대한 선입견으로가 아닌 ‘할 건 하고 즐길 건 즐기는 사람’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가수 데프콘이 한 방송을 통해 자신이 특정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열렬한 팬이라고 말하며 관련 상품을 수집하기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수는 물론 예능인으로서 활약하던 데프콘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규어를 수집하는 특별한 취미는 이로 인해 특정 소비계층을 벗어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일반인 중에서도 개인적인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비주류 문화를 당당히 즐기는 것에 대해 반감보다는 단순히 취미로서의 영역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오타쿠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런 서브컬쳐의 대중화에 대해서 문화사회연구소의 김성윤 연구소장은 블로그를 통해 “덕후 문화 자체가 가진 경제적 파급력이 존중받게 된 점이 가장 클지 모른다”며 “이제는 감정경제의 시대가 되었고, 따라서 브랜드 소비를 넘어 ‘러브마크’를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라며 타당성을 제시했다.

최근 국내에서 오타쿠에 대한 인식은 본래의 마니아적인 의미와 상당히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데프콘 인스타그램
최근 국내에서 오타쿠에 대한 인식은 본래의 마니아적인 의미와 상당히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데프콘 인스타그램

 

현재의 오타쿠
지금은 ‘성덕’의 범위가 ‘성공한 오타쿠’에서 ‘오타쿠로서의 성공’으로 확장됐다. 자신이 열중하는 취미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뤄 내는 것을 ‘성덕’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오타쿠는 음침하고 폐쇄적으로 보이는 특정 대상이나 문화만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다. 새로운 취미를 가지기 시작하는 것을 ‘입덕한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취미를 즐기는 모습을 ‘덕질한다’고 표현한다. 스스로를 오타쿠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SNS나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유행어처럼 ‘입덕’, ‘덕질’, ‘xx덕’ 등의 말이 쓰이고 있다. 과거 일부 마니아들을 격하게 부르던 단어에 비해 오히려 거부감 없이 쓸 수 있는 말로 자리 잡은 것이다. 
  소비층이 적은 비주류 문화의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종 행사나 홍보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고 이제 더 이상 특정 서브컬쳐가 그들만의 문화가 아니게 됐다. ‘서울 코믹스’와 같은 만화, 애니메이션, 코스튬 플레이 등을 선보이는 행사도 예전 특정 마니아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누구든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성덕’의 대표주자인 건프라 연구소의 이성동 소장은 인터뷰를 통해 “서브컬쳐의 대중문화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화는 지금 소비층을 특정하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흐르고 있다”며 “아직까진 문화의 성향과 소비층에 대한 관념이 조금 남아있지만 자연스레 나아질 것이고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할 것이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지금도 오타쿠가 부정적 시선과 인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누구든 자신을 어느 분야의 ‘덕후’라고 부를 수 있으며 그것에 대한 반감이 적은 것을 생각한다면 국내에서 오타쿠에 대한 인식이 본래의 마니아적인 의미와 상당히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다. ‘성덕’들의 활약만이 이런 성과를 불러 일으켰다고 할 순 없겠지만 자신의 취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임은 틀림없다. 그야말로 ‘덕질’이 한창인 지금, 국내 덕후 문화가 또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앞으로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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