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물가에 공포로 다가오는 수산물
식탁물가에 공포로 다가오는 수산물
  • 유재명 기자
  • 승인 2013.03.26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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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수산자급률 확보 위해 눈치싸움 중
[이슈메이커=유재명 기자]

[Social Focus]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얼큰하고 시원한 생태찌개나 식탁에 자주 오르내리는 생선구이 등 생선 반찬 구경하기가 힘들어졌다. 언젠가부터 시장에 가서 장을 보려고 해도 비싼 가격에 선뜻 구매를 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피시플레이션으로 인해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물가 안정을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2015년 수산물 못 먹나

‘국민 생선’으로 통하는 갈치 가격이 심상치 않다. 2012년 말 기준 이마트에서 300g(마리)에 9,800원을 기록했다. 2009년 보다 26% 오른 가격이다. 100g 단위로 환산하면 3,720원으로 한우 불고기(3,200)보다도 비싸졌다. 은빛의 ‘은갈치’가 ‘금갈치’로 불릴 정도다. 갈치 이외에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따르면 가자미·낙지·바지락 등도 2011년 대비 최고 80%대까지 껑충 뛰었다. 수산물 가격이 급격히 올라 물가를 끌어올리는 피시플레이션 현상이 서민 밥상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기상과 수온 등 자연재해적 측면으로 어획량이 부족해 단기간 동안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닌 피시플레이션으로 인해 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동양증권 오경택 연구원은 “수산물 소비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수산자원 남획으로 공급은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피시플레이션이 왔다”라고 말했다. 실제 수산물 가격이 급상승하는 피시플레이션은 이미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2012년 5월 발표한 ‘세계 식량가격 동향분석’에 따르면 웰빙 등 소비패턴의 변화와 글로벌 소득증가로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국에서의 수요가 급격히 상승하며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연간 16kg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전 세계 수산물 공급량은 10년 전에 이미 정점을 치고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식량농업기구는 “남획과 지구온난화, 수산물 소비 급증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돼 2015년엔 약 1,000t의 수산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80년 27kg에서 2008년 54.9kg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기후 변화와 치어 남획으로 국내산 수산물의 어획량이 급감하며 국내산 수산물의 빈자리는 수입수산물이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국내 어민 보호해야 할 수협공판장에도 수입산 수산물이 34.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현숙 의원(새누리당)이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수협 공판장 수입수산물 취급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입산 수산물 취급비중이 꾸준하게 증가했다고 2012년 9월 밝혔다. 한 대형마트의 경우에도 2008년 15%에 불과했던 수입산 수산물 판매 비중이 2012년 51%를 기록했다. 국내 수산물 수입은 늘어만 가는데 문제는 수산물 수요가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국제 수입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8월 관세청이 집계한 ‘2012년 주요 농축수산물 품목별 수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냉장·신선명태(20.3%), 대게(33.3%), 주꾸미(31.3%) 등 20~30%의 상승폭을 보였다. 관세청 관계자는 “소비량 증가로 수산물 가격이 크게 뛰고 있어 수입수산물 값 흐름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붙은 수산자원 전쟁

수산자원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각국은 이를 자국화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주요 연안국들은 앞 다퉈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선포해 자원자국화 현상을 주도하고 수산자원에 대한 폐쇄적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참치캔용 참치의 7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동원산업은 요즘 참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동원의 참치조업 어장은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 등이지만 대부분 배타적 경제수역에 속해 있다. 특정 국가 어장에서 조업하다 보니 입어료(入漁料)를 내야 하는데 요즘 상승세가 가파르다. 섬나라 각국은 국가별로 조업일을 정하고 일당(日當) 입어료를 받는다. 올해는 2012년 보다 10%나 올랐다. 박상진 동원 기획운영팀장은 “중서부태평양 연안 국가들에 대해 미국은 매년 2,100만 달러(230억 원)의 현금을 주고, 일본은 공항을, 중국은 항구시설을 공짜로 지어주면서 참치 확보에 나서고 있다”라며 “참치 확보 경쟁은 전쟁 수준”이라고 말했다.

독도 관련 영토분쟁은 물론 줄어드는 수산자원에 중국 어선의 불법 어획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수산업에 전문가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피시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인중 선임연구위원은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하면서 횟감으로 인기 있는 광어 정도의 양식어종에서 국민들이 즐겨 찾는 고등어나 갈치, 오징어 등으로 양식어종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라며 “해외 직접 투자를 통해 현지국과 기업들과의 합작으로 조업과 가공, 물류작업을 진행해 극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수산자원, 새로운 자원전쟁이 시작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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