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짧아지는 신제품 사이클, 계획적 진부화?
점점 짧아지는 신제품 사이클, 계획적 진부화?
  • 박병준 기자
  • 승인 2013.03.26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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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빠른 신제품 출시가 가져오는 사회적 문제
[이슈메이커=박병준 기자]

[Market Focus] 계획적 진부화


3월 15일 갤럭시S4가 공개되었다. 4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갤럭시S4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출시를 기다리며 기대했다는 소비자들이 있는가 하면, 전 모델인 갤럭시S3를 구매했다는 사실에 불만을 토로하는 이용자도 있다. 후자의 그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더 강하게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경쟁사와 경쟁을 위해 신제품 출시를 앞당긴다는 제조사와 계획적 진부화라고 반박하는 소비자들의 대립이 분명해지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학과 교수들은 제조사들의 계획적 진부화 전략으로 소비자불만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되는 신제품, 신제품 홍수

2012년 5월 29일 유럽과 중동지역 28개국에서 갤럭시S3를 우선 출시한지 10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갤럭시S4가 출시된다. 2012년 9월 26일 갤럭시노트2가 출시된 점을 생각한다면 삼성전자는 4~5개월 차이로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이다. LG전자의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G pro 역시 6개월이 채 안 되어 신제품이 교체됐다. 이들의 경쟁사인 애플은 2012년 9월 21일 최신 기종인 아이폰5를 출시했다. 이전에는 2010년 6월 24일 아이폰4, 2011년 10월 14일 아이폰4S를 출시하며 1년 정도의 간격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마저도 빠른 신제품 출시 사이클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신제품이 출시되면 기업과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포항에서 휴대전화판매점을 경영하는 최형모(30‧남)씨는 “갤럭시S4를 꼭 판매하지 않더라도 문의를 하러 온 사람에게 다른 제품을 추천할 수도 있는 것이고 비교대상이 되는 겁니다”라며 신제품 출시가 홍보활동효과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전했다. 제조사 역시 신제품 출시로 경쟁사와의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각각이다. 어머니의 휴대전화를 최근 갤럭시S3로 교체해드렸다는 류민정(27‧여)씨는 갤럭시S4 출시에 대해 “별 상관은 안해요. 신제품은 계속 나오는 것이고 요즘은 워낙 출시주기가 짧잖아요. 사람들이 금방 질리고 새로운 걸 찾는 것 같아서 별 감흥은 없습니다”라고 답변했다. 휴대전화 사용량이 많은 영업사원 곽영빈(29‧남)씨는 “신제품이 나왔다고 제가 쓰는 제품이 구제품이 되어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기능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으니까요”라며 신제품이 출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심영찬(32‧남)씨는 “구매한지 네 달 정도 지났을 뿐인데 벌써 신제품이 나오다니요. 제 자신이 뒤떨어지는 느낌에 억울함마저 느낍니다”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문제는 신제품이 출시 사이클이 짧아지는 이유가 계획적인 진부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계획적 진부화가 야기하는 문제 산적

계획적 진부화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계획적으로 제품 내구성을 낮춰서 제품 수명을 단축하거나, 디자인을 진부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이 나왔을 때 소비자가 재구매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제품의 기능을 일부러 진부하게 만들고 보다 나은 기능의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는 방법이 있는데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의 신제품 출시가 기능의 진부화에 속한다고 말한다. 

  소비자학과 교수들은 기업의 계획적인 진부화 전략이 소비자들과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만든다고 말한다. 소비자원장을 역임했던 충남대학교 소비자생활정보학과 김영신 교수는 “기업의 계획적 진부화는 소비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듭니다.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재구매는 그들 자신의 경제적인 피해와 더불어 사회적인 문제도 야기합니다. 신제품에 밀린 진부한 제품들로 인한 쓰레기문제 및 신제품을 노리는 신종범죄에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애플사의 ‘아이폰’이 혁신적인 제품이었던 이유는 바로 이 계획적 진부화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을 사용하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한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혁신의 아이콘이 된 이유도 이것이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이 아닌 마니아를 만드는 마케팅. 기업은 계획된 진부화 같은 순수하게 이익을 위한 경영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스마트컨슈머포럼의 김도현 지부장은 소비자들이 신제품의 출시에 일희일비하며 자신이 소유한 제품을 버리고 신제품을 구매하는 행위가 불필요한 지출을 야기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소비자들 역시 신제품에 열광하는 일명 ‘냄비근성’을 버려야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 스스로 비용과 혜택을 비교하며 제품 선택과 구매의사 결정을 하는 현명한 소비생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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