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2018 워라밸 코리아
[이슈메이커] 2018 워라밸 코리아
  • 박유민 기자
  • 승인 2018.06.18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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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취재/박유민 기자] 

2018 워라밸 코리아

모두에게 이로운 워라밸 정착을 위하여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일과 삶의 균형의 줄임말로 2018년 대한민국 경제·사회의 핵심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실 워라밸은 지난 1970년대 말 영국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다. 산업화의 급물살 속에서 정부의 인구정책과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용되었던 용어가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 된 2018년, 한국사회에 얼굴을 내밀게 된 것이다.


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


직장인 3명 중 1명이 회사의 워라밸이 나쁘다고 평가했다. 자료제공/잡코리아 그래픽/박유민 기자
직장인 3명 중 1명이 회사의 워라밸이 나쁘다고 평가했다.
자료제공=잡코리아 그래픽=박유민 기자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잡코리아, 2018년 1월 22일 자료)의 조사에 따르면 의욕적으로 삶에 몰두하던 사람이 잦은 무기력증과 스트레스로 우울함, 짜증을 동반하는 ‘번아웃 증후군’과 공황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직장인이 10명 중 8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일과 삶의 균형정도로만 해석하기에는 워라밸이 한국 사회에 관통하는 바는 생각보다 더 복합적이고 복잡하다.


  ‘과로 사회’를 추구하던 한국 기업 문화가 급격히 붕괴되며 ‘은수저’ ‘금수저‘와 갈수록 벌어져 가는 부의 양극화에 사람들은 지쳐갔다. 헬조선에서 욜로(YOLO)외치기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워라밸 트렌드를 가져왔다. ‘워라밸 세대’는 ‘정시 퇴근’, ‘저녁이 있는 삶’과 월급을 맞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삶의 균형을 챙기기 위해 워라밸 사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자신의 워라밸에 만족하고 있는 직장인은 불과 40%로 나타나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에서도 국민들의 워라밸 챙기기를 중요한 현안으로 내놓고 있다. 국회에서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줄이는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근무시간은 많고 생산율은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 가능성이 보인다. 또 유연근무제를 기업에 확대할 방침도 밝혔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일례로 정부가 내놓은 유연근무제의 실제 활용도는 높지 않으며 중소기업 입장에서 ‘워라밸 챙기기’는 멀어만 보인다. 


직장인이 느끼는 ‘워라밸’온도 천차만별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사회초년생들은 입사 초부터 워라밸을 무너뜨리는 회사의 강압적 교육방식에 ‘워라밸 챙기려다 잘리기 십상’이라는 입장이다. 무리한 단체생활과 강압적인 기업 문화 때문에 입사하자마자 퇴사를 고민하는 사회초년생들에게 워라밸이 적용될 수 있으려면 기업 내 ‘워라밸 지향 문화’부터 장착되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뉜 이분화된 고용 구조 또한 워라밸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다. 중소기업의 경영자와 근로자 모두 워라밸의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그림의 떡’으로 여겨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공공기관 내에서는 이미 워라밸 보장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에 발맞춰 선진 근로 문화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부담스럽지 않겠지만, 계속되는 구인난으로 두 사람이 해낼 몫을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감당해야하는 중소기업 인프라 속 워라밸이 들어갈 자리는 좁아 보인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무직과 생산직 등으로 문제를 도식화하는 것이 아닌 다층적이고 다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법으로 근로시간을 강제하고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워라밸 양극화’현상을 말끔히 해소 될 수 없다. 노동시장에 맞는 유연한 워라밸 적용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삶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인간관계와 가족관계 항목이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자료제공= 중소기업중앙회, 그래픽 = 박유민 기자
삶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인간관계와 가족관계 항목이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자료제공= 중소기업중앙회, 그래픽 = 박유민 기자

   한편 젊은 층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워라밸이 중년층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창업에 나서거나 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청년층·중년층에 비해 일터에서 자리를 내주는 고령층의 워라밸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중소기업 중앙회 설문조사 결과 50대 이상 자영업자들의 워라밸 만족도는 40대 이하보다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영세업자의 비중이 높은 고령층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기업 시장구조에 따라 업계의 워라밸 온도차가 명함을 드러낸다. 최저임금 인상과 원재료값 상승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의 음식점업과 소매업 자영업자들이 말하는 삶에 대한 만족도 지수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과 짧은 여가, 적은 수입으로 점철된 그들에게 워라밸이라는 사치를 어느 누가 강요할 수 있을까.


워라밸 성장통 겪고 있는 대한민국 


워라밸은 일과 삶의 분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회사에서라면 마감과 데드라인일 것이고 칼 퇴근 일수도 있겠다. 칼 퇴근을 하기 위해선 하루에 할당된 업무량을 끝내야하는데, 과도한 업무량은 자연스럽게 워라밸을 포기하게 만든다. 퇴근을 하게 되더라도 업무량이 많다보니 ‘재택근무’형태의 초과근무가 꼬리를 물게 되거나 ‘카페 야근’과 같은 형태의 초과근무가 나타나게 되는 게 한국의 일반적인 업무 현실이다. 비단 사무실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깊숙이 박혀있는 ‘과로 사회와 일 중독’의 뿌리에 대한 결과일 것이다.


  워라밸을 지키는 것이 말 그대로 ‘빚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기 위해 시민들과 경영자 모두 한 목소리로 기업 문화와 노동시장이 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업무상황과 특성이 다른데도 일괄적으로 하나의 워라밸을 지향하는 것은 오히려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을 야기할 것이다. 한편 이번 정책을 시작으로 워라밸에 관련된 정책에 대한 발전이 계속적으로 이뤄진다면 머잖아 ‘워라밸이 장착된 대한민국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사각지대 없는 ‘워라밸 챙기기’현상이 대한민국 곳곳에 정착되어 더 이상 ‘번 아웃 증후군’ ‘공황장애’ ‘직장인 비타민 추천’과 같은 키워드가 한국의 노동현장을 반영하지 않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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