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어덜(Adult Kids)키즈, 조숙 부추기는 한국사회
[이슈메이커] 어덜(Adult Kids)키즈, 조숙 부추기는 한국사회
  • 박유민 기자
  • 승인 2018.06.1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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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취재/박유민 기자] 

아이들은 정말 어른이 되고 싶을까

어덜(Adult Kids)키즈, 조숙 부추기는 한국사회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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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은채로 쭉 내민 입술, 진한화장과 나른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 사진이 쏟아진다. 포털사이트에 ‘여아쇼핑몰’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모델들의 포즈다. 남아복을 보면 충분히 그 나이또래로 보이도록 연출하고 있는 쇼핑몰들이 많지만 유독 여아복에 섹슈얼리티를 부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덜키즈는 미니미룩을 입는다


어른들처럼 옷을 입고 화장을 해 어른을 흉내내는 듯한 아이들을 일컫는 ‘어덜키즈’현상의 확산으로 지난해 녹색소비자연대 조사에 초등학교 여학생의 42.7%가 색조화장을 한다고 답했다. 화장하는 아이들이 늘어나자 식약처에서는 적극적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화장품 및 안전한 사용법을 알리고자 2016년 1월 안내책자를 배포하기도 했다. 유튜브 영상에는 ‘초딩 메이크업’ 컨텐츠가 유행하며 마사지와 화장을 체험할 수 있는 키즈 뷰티살롱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어덜키즈 현상은 뷰티계를 넘어 패션계에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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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미 룩(mini-me look, 아이에게 성인복 코디를 축소시켜 입히는 스타일)’붐이 일어 성인 브랜드의 대부분이 미니미룩을 내놓고 있다. 성인 브랜드를 모델로 하다보니 성인과 비슷한 자세와 메이크업으로 광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게 관련 업계 측의 입장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와 같은 현상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공존해왔다. 트위터의 A씨는 “쇼핑몰 광고를 언뜻 보고 베이비 페이스를 가진 성인 모델인줄 알고 들어갔다가 화들짝 놀랐다”고 말하며 아동모델을 성인처럼 꾸며놓은 것도 모자라 포토샵으로 성인처럼 만들어놓은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트위터 유저 B씨도 “아동복 쇼핑몰 광고만 봐도 이 나라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느껴진다”며 아이를 성인 같이 입히는 행위나 성인이 아동같이 행동하는 행위 둘 다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들에게 직접 옷을 입히는 엄마들이 자주 찾는 한 포털사이트의 카페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예쁜 옷을 사주고 싶은 마음인데 그게 뭐가 잘못인가’라는 의견과 ‘아이들은 편한 옷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마들의 대리만족을 위해서 입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게 맞붙고 있었다.


단어 옆에 붙는 형용사마저 다르다
SNS상 #아동청소년_성착취_아웃 운동 확산


‘여아아동복쇼핑몰’ 검색에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사진들이 난무한다. ⓒ아동복 쇼핑몰, 잡지사 화면 캡처
‘여아아동복쇼핑몰’ 검색에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사진들이 난무한다.
ⓒ아동복 쇼핑몰, 잡지사 화면 캡처

몇 년 전 해외 쇼핑몰에서도 관련 현상을 두고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니미 룩을 입은 여아 모델들은 꾸준하게 광고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러니 한 것은 ‘미니미 룩’ 붐이 유독 여아아동복에서 만연하다는 데 있다. ‘남아쇼핑몰’ 관련 검색어로 ‘맨투맨’ ‘모자’ ‘바람막이’ 등이 뜨는 반면 ‘여아아동복’ 관련 검색어로 ‘핏이 예쁜’ 샤랄라한‘ ’공주풍‘ 이라는 관련 검색어가 붙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전면에 실리는 문구 또한 “청순 청순 입는 순간 여신등극” “엣지 있는 수영복”등 성인쇼핑몰에나 등장될만한 문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아동 모델, 특히 여아 모델들의 모습이 엄연한 ‘성적 착취’라는 주장이 나온다. 트위터에서는 관련 현상을 두고 ‘아동 청소년 성착취 아웃’이라는 계정까지 생겨났다.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에 국민청원을 진행하고 ‘취향이 아니라 범죄’라는 슬로건으로 글을 리트윗하며 목소리를 높히고 있다.

또 아동복의 소비 주체는 ‘성인’이라는 점에 그 초점이 맞춰진다. 그러면서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깊다. 본인 의지대로 판단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면 다루기 어려워진다는 게 부모되는 어른들의 입장일까. 전문가들은 소비와 해석 방식이 성적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고 지적한다. 해석방식이 이미 여성들에게 집중돼 있으며 그 대상이 여성과 여아 가릴 것 없이 적용되어있는 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다루기 쉬우면서 애교를 떠는 ‘귀여운 여성’이 한국 사회가 원하고 있는 여성상이고, 아이들에겐 선택의 여지 없이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식대로 행동하게끔 유도되는 게 사회의 병폐다. 


올바른 가치관 정립해주는 어른


트위터에서는 #아동청소년_성착취_아웃이라는 운동이 일어났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에서는 #아동청소년_성착취_아웃이라는 운동이 일어났다. ⓒ트위터 캡처

아이들은 어른을 모방하는 놀이를 하면서 사회적 존재로 성장한다. 하지만 양육자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어른의 이미지대로 놀이를 하는 아이는 결국 부모가 원하는 어른의 이미지도, 자신이 그려가는 어른의 이미지도 아닌 그 어딘가에서 길을 잃게 된다. 나이에 맞는 인지적 발달과 자유롭게 탐색할 시간을 충분하게 가지도록 하고, 어른들의 문화적 잣대를 들이대는 행위에 대한 반성과 책임이 시급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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